"前 내각출신 인사 중 트럼프 공개 지지는 4명"…사법리스크 탓?
(워싱턴=연합뉴스) 김병수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공화당 대선후보 경선에서 압도적 선두를 달리고 있지만, 재임 시절 내각에서 함께 호흡을 맞췄던 '옛 수족'들로부터 아직 백악관 복귀에 대해 적극적인 지지를 받지는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NBC 방송은 30일(현지시간) 트럼프 전 대통령 내각에서 일했던 수십명의 인사들 가운데 44명을 접촉한 결과 4명만이 공개적으로 그의 재선 도전을 지지한다는 입장을 확인했다고 보도했다.
NBC에 따르면 매슈 휘태커 전 법무장관 직무대행을 비롯해 마지막 백악관 비서실장이었던 마크 메도스, 러셀 보트 전 백악관 예산관리국장, 리처드 그레넬 전 국가정보국장 직무대행 등 4명이 트럼프의 백악관 복귀 도전을 공개적으로 지지했다.
반면에 일부는 노골적으로 트럼프의 공화당 후보 지명 시도를 반대하거나, 트럼프가 권좌에 복귀하는 것을 바라지 않는다고 밝혔다.
퇴임 이후 트럼프에 대해 비판적인 입장을 보여온 빌 바 전 법무장관은 "나는 트럼프의 (공화당 대선) 후보 지명을 강하게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혀왔고 트럼프를 지지하지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믹 멀베이니 전 백악관 비서실장도 공화당 경선에서 트럼프가 패배하기를 바란다는 입장을 밝혔다.
멀베이니 전 비서실장은 "그(트럼프)는 우리 당의 모든 선두권 후보 가운데 (내년) 선거에서 가장 패배할 것 같은 사람"이라면서 "조 바이든(대통령)에게 패배할 사람이 있다면 바로 그(트럼프)일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에다가 트럼프 내각에서 일했던 마이크 펜스 전 부통령과 니키 헤일리 전 유엔대사는 아예 트럼프에 도전장을 내고, 공화당 후보 경선에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지지·반대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힌 이들과 달리 대부분 인사들은 트럼프 지지 여부에 대한 코멘트를 거부하거나 입장을 밝혀달라는 요구를 아예 무시했다고 NBC는 전했다.
현시점까지 트럼프에 대한 지지 입장을 밝히지 않은 전 트럼프 내각 출신 인사에는 마이크 폼페이오 전 국무, 마크 에스퍼 전 국방, 팻 새나헌 전 국방장관, 존 켈리 전 백악관 비서실장, 국가안보국장을 지낸 조지프 맥과이어와 댄 코츠 등이 있다.
심지어 트럼프 대선 캠프 측이, 캠프가 접촉하고 있는 전직 내각 출신 인사로 가리킨 세 사람 중에서도 한 명만이 트럼프를 지지한다고 밝혔고, 다른 두 사람은 현재로선 지지를 서약하지 않았다고 NBC는 보도했다.
트럼프 정부 관리들과 지지자들이 대거 포진한, 보수성향 싱크탱크 '미국우선정책연구소' 이사회를 이끄는 린다 맥마흔 전 중소기업청장도 누구를 지지할 것이냐는 질의에 연구소 대변인을 통해 응답하지 않겠다고 답했다고 NBC는 전했다.
수년 전에 트럼프와 공개적으로 관계가 틀어졌던 내각 출신 인사들도 트럼프 지지 여부에 대해 언급을 거부하거나 뚜렷한 입장을 보이지 않고 있기는 마찬가지다. 트럼프는 이들과 냉랭한 관계를 해소했다는 어떤 신호도 없다.
대표적인 예가 일레인 차오 전 교통장관과 렉스 틸러슨 전 국방장관, 제임스 매티스 전 국방장관 등이다.
지난 2021년 1월6일 극우 성향 트럼프 지지자들의 의회 난입사태 이후 사임한 차오 전 장관은 공화당 상원 1인자인 미치 매코널 원내대표의 부인으로, 트럼프는 그를 '코코 차오'라고 조롱했고, 그는 트럼프의 이런 어법을 비난했었다.
트럼프 정권의 첫 국방장관이었던 틸러슨은 2017년 여름 한 회의에서 트럼프를 '멍청이'라고 언급한 것으로 나중에 보도됐고, 그다음 해 해임됐다.
매티스 전 장관은 '1·6사태' 이후 언론에 발표한 성명에서 미국이 이 오점을 극복할 것이라고 말하는 등 트럼프를 맹렬히 비판해왔고, 트럼프는 그를 '가장 과대 포장된 장군'이라고 공격했었다.
프린스턴대학의 쥴리안 젤리저 교수(역사학)는 트럼프 내각 출신 인사들이 입장 표명을 주저하는 데 대해 "그들은 선거 캠페인에 뛰어들기 전에 현장에서 전개되는 것을 보려고 기다리고 있다"면서 "트럼프의 법적 문제로 인한 이번 경선의 안정성 결여가 (입장 표명을) 신중하게 하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bings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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