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도 사람이다”…위법 민원행위 年 6천여건 “왜 변한 게 없나”
“폭력 등 무방비로 노출 없게 차단·강력한 처벌 등 제도적 개선 필요”
동화성세무서 민원팀장이 민원인을 대응하다 쓰러져 일주일째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는 가운데 공무원을 대상으로 한 폭언·폭행 등 위법행위가 급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서이초 교사 사건으로 교육 공무원들이 겪는 고충에 사회적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상황에서, 일반 공무원들이 악성민원으로 인해 겪는 고통에도 귀를 기울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30일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전국적으로 민원인의 특이민원(민원인의 위법행위)은 2018년 3만4천484건, 2019년 3만8천54건, 2020년 4만6천79건, 2021년 5만1천883건으로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경기도를 보면 최근 3년간 도내 시·군 민원실 등에서도 특이민원이 2020년 5천489건, 2021년 9천47건, 2022년 4천504건 발생, 한 해 평균 6천300건에 달하는 특이민원에 공무원들이 시달리고 있다.
특이민원의 형태는 기물파손, 폭언·욕설, 성희롱, 폭행, 협박 등으로 다양하다.
지난 2020년 시흥의 한 주민센터에선 긴급생계비가 예정된 날짜에 입금이 안 됐다며 50대 민원인이 흉기를 들고 난동을 벌여 공무원 1명이 상해를 입었다. 이보다 앞선 지난 2018년 용인의 한 주민센터에서도 복지 담당 공무원을 상대로 민원인이 흉기 난동을 벌이기도 했다.
지난해 7월 부산의 한 행정복지센터에서는 민원인이 6개월 차 새내기 직원을 주차장으로 불러내 무릎을 꿇게 하고 폭행한 사건이 벌어지기도 했으며, 올해 5월에는 고용노동부 천안지청의 한 신입 공무원이 숨진 채로 발견됐는데 해당 공무원은 민원인의 고소에 심리적 압박감을 받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악성 민원인으로 인해 공무원들이 고통을 호소하는 사례가 끊이지 않는 상황에서, 이번 동화성세무서 민원팀장 사건까지 발생하자 일반 공무원들을 악성 민원으로부터 보호할 수 있는 조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네이버 아이디 dmem****를 사용하는 누리꾼은 “교사들도 힘들지만 일선 공무원들 역시 매일 욕설과 진상에 시달리고 있다. 교사들처럼 공무원들에게도 관심을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east****란 네이버 아이디의 누리꾼은 “서이초 교사 사건처럼 이 사건 역시 묻히지 않고, 가해자가 제대로 된 처벌을 받았으면 좋겠다”고 글을 남겼다.
이와 관련 박중배 전국공무원노동조합 대변인은 “공무원들은 민원인에 대한 대응 자세가 인사 평가에 반영되기 때문에 악성 민원인에게 적절하게 대응하기 힘든 구조적 한계가 있다”며 “민원인의 위법 행위에 대해서는 엄한 처벌이 따라야 하며, 공무원들이 민원인이 폭력 등에 무분별하게 노출되지 않도록 실질적인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특별취재반
이호준 기자 hojun@kyeonggi.com
양휘모 기자 return778@kyeonggi.com
김정규 기자 kyu5150@kyeonggi.com
이나경 기자 greennforest21@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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