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김희성 BEP 대표 “3년 내 태양광 발전 1GW 목표”

박성우 기자 2023. 7. 31.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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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광 인프라 개발·투자 스타트업 브라이트에너지파트너스(BEP)가 최근 신재생에너지공급인증서(REC)를 LG화학에 20년간 공급하기로 했다. LG화학은 2050년까지 넷제로(Net-Zero·실질적인 탄소 배출량을 0으로 만드는 것)를 달성하겠다는 목표인데, REC를 사들이면 친환경 전기 사용이나 온실가스 배출 감축 실적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

김희성 브라이트에너지파트너스 대표는 조선비즈와의 인터뷰에서 “기업과 직접 REC 계약을 체결했다는 것은 태양광 발전 사업이 보조금 없이도 지속할 수 있는 단계로 진입했다는 의미”라며 “향후 3년 이내에 전국에 원전 1~2개 수준인 1기가와트(GW)급 태양광 발전 용량을 갖추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김희성 브라이트에너지파트너스 대표가 로고를 배경으로 포즈를 취하고 있다. /BEP 제공

김 대표는 기업이 사용하는 전력 100%를 재생에너지로 충당하겠다는 캠페인 ‘RE100′을 기회로 봤다. 그는 “RE100을 달성하려면 많은 기업이 재생에너지를 구입해야 하고 향후 늘어나는 전력 수요를 감당하기 위해서도 태양광 발전의 필요성은 충분히 있다”며 “태양광은 현존하는 발전원 중에 가장 저렴하고, 앞으로 더욱 저렴해지는 방향으로 가는 발전원”이라고 말했다.

블룸버그 뉴 에너지 파이낸스(BNEF) 보고서를 보면 작년 기준 글로벌 태양광 발전 균등화발전비용(LCOE)은 메가와트시(㎿h)당 48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수소(239달러), 원자력(225달러), 가스(128달러), 석탄(123달러), 해상풍력(74달러) 대비 낮은 수준이다. LCOE는 발전소 건설부터 폐기까지 발생하는 전체 비용을 운영 기간 생산한 총발전량으로 나눈 값이다.

발전원별 LCOE 추이 /BEP 제공

김 대표는 한화자산운용, 현대차증권, 미래에셋증권 등 증권사·자산운용사와 한화큐셀을 거친 에너지 및 자본시장 전문가다. BEP는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미국의 블랙록이 3000억원을 투자하면서 주목받았다. 최근에는 미래에셋증권과 태양광 투자법인 테라파워를 설립하기도 했다. 지난 26일 서울 종로구 BEP 사무실에서 김 대표를 만났다.

─BEP는 어떤 회사인가.

“태양광 발전소를 100% 소유하고 장기적으로 운영해 수익을 내고 있다. 현재 전국에 200여개의 발전소를 운영하고 있다. 향후 3년 내 1GW급의 발전 용량을 확보하는 게 목표다.”

─LG화학에 REC를 20년 공급하기로 한 계약은 어떤 의미가 있나.

“기업과 직접 계약했다는 것은 보조금 없이도 사업이 가능한 단계에 도달했다는 의미다. 국제적 합의인 RE100을 선언한 기업이 많고, 전후방 협력사에도 탄소중립을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 기업으로서 재생에너지를 상당히 많이 구매해야 한다. 유럽의 탄소국경세가 적용되면 제품 생산 전 과정에서 재생에너지 활용도를 높여야 가격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 현재 국내에 누적된 태양광 발전 용량을 모두 합해도 4대 그룹의 탄소중립 수준을 맞출 수 없다. 수요보다 공급이 매우 부족한 상황이다.”

─태양광의 그리드 패리티(Grid Parity·화력발전과 신재생 에너지 발전 원가가 같아지는 시점)는 왔는가.

“태양광의 균등화발전비용은 석탄발전의 2분의 1 수준, 원자력과는 비교도 안 되게 저렴해졌다. 우리나라도 태양광의 그리드 패리티가 눈앞에 와 있다. 태양광 사업비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모듈, 인버터 등의 가격이 급격히 내려가고 있어 원재료비가 안 들고 유지 보수비도 저렴해 가격 경쟁력이 생길 수밖에 없는 구조다.”

─탈원전, 태양광 비리 등 태양광 사업이 정치 쟁점화되고 있다.

“국내 태양광 시장은 중소형 업체들이 전국적으로 수만 개가 있는 특이한 구조다. 공사·안전관리 미흡, 분양 사기, 정책금융 부당 수령 등의 문제가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원전, 화력, 풍력 발전보다 모수(母數)가 많아 문제가 많은 것처럼 보이는 오류도 있다. BEP는 일정 수준의 규모와 사업의 원칙, 선진 금융 기법 도입 등을 통해 시장을 선진·건전화시키려는 사명감을 느끼고 있다. 현재 운영 중인 200여개의 발전소 가운데 문제로 지적된 것은 단 한 곳도 없다. 30년~50년 후에 실현되는 신기술 개발도 중요하지만, 이미 증명된 기술을 빠르게 산업화하는 것도 필요하다.”

─필요한 규제 개혁 과제는.

“그간 태양광 패널을 설치하기 위해서는 최소 200m, 길게는 1㎞까지 이격거리 규제가 적용돼 사실상 설비를 설치할 수 있는 곳이 제한적이었다. 또 경사 15도 이상의 산지에는 태양광 패널을 설치할 수 없는 것도 획일적인 규제다. 환경영향평가와 추가 공사 기법 등을 통해 보완할 수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발전, 송전, 배전, 판매를 모두 한 기업(한국전력)이 독점하는 곳은 한국밖에 없다. 한전이 대규모 투자와 유지비를 투입해 개통·유통망을 관리하고 발전, 판매는 민간에 개방해 경쟁 체제를 만드는 것을 고민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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