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전 판도까지 흔든다, 美정부 골칫거리 된 ‘우주 권력자’ 머스크
“변덕스러운 스타일에 세계가 우려”
전기차 상용화와 민간 우주개발 시대를 개척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영향력이 글로벌 안보 분야로 확대되고 있다. 전 세계를 위성 인터넷으로 연결한 머스크의 ‘스타링크(Starlink)’가 전쟁의 판도까지 바꿀 정도로 막강한 힘을 갖게 됐기 때문이다. 뉴욕타임스(NYT)는 29일(현지 시각) “머스크가 어떤 기업이나 정부와도 비견할 수 없는 지배적인 권력을 행사하고 있다”면서 “규제와 감독이 없는 상황에서 그의 변덕스럽고 개인 중심적인 스타일에 대한 전 세계의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고 했다.
◇우크라이나 전황까지 좌우하는 머스크
NYT에 따르면 지난 3월 마크 밀리 미국 합참의장과 우크라이나군 총사령관 발레리 잘루즈니 장군과의 회담에서 스타링크가 주요 안건으로 논의됐다. 통신이 원활하지 않은 전장에서는 위성을 이용하는 스타링크가 사실상 유일한 통신 수단이기 때문이다. NYT는 “우크라이나군은 안정적인 스타링크 접속이 유지되게 해달라며 미국에 요청했지만, 미 정부는 뚜렷한 답변을 할 수 없었다”고 했다. 스타링크를 서비스하는 스페이스X가 민간 회사이고, 방위 산업이 아닌 상용 서비스라는 이유였다. 실제로 머스크가 크림반도 공략 작전 등 여러 상황에서 스타링크 접속을 거부하면서, 우크라이나군은 작전을 변경하거나 수행에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전쟁 초기 우크라이나에 적극 협조하며 스타링크를 제공했던 머스크의 변덕이 전황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다. 머스크는 지난 2월 “우크라이나의 스타링크 사용이 새로운 세계 대전을 촉발할 위험이 있다”고 했다. 우크라이나의 러시아 공격 상황에서는 스타링크 사용을 허용하지 않겠다고 선언하면서 미국의 외교 정책에 정면으로 맞선 것이다.
머스크는 2019년부터 스페이스X 로켓을 우주로 보내 스타링크 위성 60개씩을 지구 540~570㎞ 궤도에 올려놓고 있다. 현재 4500개의 위성이 궤도를 돌고 있는데, 전 세계 활성 위성의 50%가 넘는다. 스타링크의 인터넷 다운로드 속도는 초당 100메가비트로 유선 초고속 인터넷 서비스와 비슷하고, 600달러 수준의 전용 안테나 시스템만 있으면 한국을 비롯한 세계 50국에서 월 75달러 정도에 이용할 수 있다. 머스크는 향후 수년간 4만2000개의 스타링크 위성을 운용할 계획인데 그는 “지구상 누구나 빠르고 끊김없는 인터넷을 갖게 될 것”이라고 장담한다.
NYT는 “미 정부에 스타링크에 대한 우려를 표명한 국가는 9국이 넘는다”고 했다. 이들은 머스크가 특정 지역이나 국가의 인터넷 접속을 거부하거나 허가하면서 전략자산인 위성 인터넷으로 권력을 행사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머스크가 언제든 스타링크 정보에 접근할 수 있는 것도 문제다. 그는 지난 4월 트위터에 “테슬라, 스타링크, 트위터를 이용해 나는 누구보다 더 많은 실시간 글로벌 경제 데이터를 머리에 담을 수 있다”고 과시했다. 조대곤 KAIST 경영대학 교수는 “400만대가 넘는 테슬라 차량의 운행 데이터, 실시간으로 쏟아지는 스타링크 통신 데이터, 매일 수억명이 사용하는 트위터 데이터를 한 사람이 갖고 있는 셈”이라고 했다.
◇미 정부 최대 골칫거리
테크 업계에서는 머스크의 영향력이 갈수록 확대될 것으로 본다. 머스크의 스페이스X는 미 항공우주국과 함께 달·화성 탐사를 주도하고 있는데, 뚜렷한 대항마가 없을 정도로 압도적인 기술력을 갖고 있다. 머스크가 인류의 미래가 걸린 우주 탐사 시장도 독식하고 있는 것이다. 최근에는 인공지능(AI) 업체 ‘xAI’를 설립해 오픈AI의 챗GPT와 구글 바드를 뛰어넘는 AI를 만들겠다고 선언했고, 트위터를 금융·결제·차량 호출 등을 아우르는 수퍼앱으로 키우는 작업도 진행하고 있다. 지하 차도를 건설해 초고속 열차 하이퍼루프를 달리게 하는 ‘보링컴퍼니’, 사람의 뇌에 칩을 이식해 가상공간에 옮기는 ‘뉴럴링크’ 같은 사업도 진행하고 있다. 하나하나가 전 지구적 파급력을 가진 프로젝트이다. 블룸버그통신은 “전 세계에 제국을 구축하면서 점점 통제하기 어려워지는 머스크는 미국의 최대 골칫거리”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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