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 아파트 15개 단지서 철근 빼먹어
5곳은 이미 입주… LH “보강 공사”
지난 4월 인천 검단 신도시 아파트 공사 현장에서 발생한 지하 주차장 붕괴 사고의 원인으로 꼽히는 ‘철근 누락’이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발주한 다른 아파트 15단지에서 무더기로 추가 확인됐다. 이 중 5곳은 이미 입주를 마친 상태였다. 정부가 민간 건설사 발주 아파트 100여 곳에 대한 점검을 진행 중이어서, ‘철근 누락’ 아파트는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국토교통부와 LH는 30일 LH 서울지역본부에서 원희룡 장관 주재로 ‘공공주택 긴급안전점검 회의’를 열고 이 같은 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LH가 발주한 전국 아파트 중 검단 아파트와 같은 ‘무량판(기둥으로만 천장을 받치는 방식)’ 구조가 적용된 91단지를 대상으로 외관 점검, 비파괴 검사 등의 방식으로 검사를 진행했다. 그 결과 15단지의 지하 주차장에서 천장의 무게를 견디기 위해 설치해야 하는 철근 부품인 ‘전단 보강근’이 일부 빠져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10곳은 설계 도면에서부터 전단 보강근 표시를 빠뜨렸고, 5곳은 설계 도면에는 있지만 실제 시공 과정에서 빠진 것으로 나타났다.
적발된 15단지 중 5곳은 이미 입주를 마쳤고, 10곳은 아직 공사 중이다. LH는 이들에 대해 보강 공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원희룡 장관은 “철근 누락이 생기게 한 설계와 감리 책임자에 대해 가장 무거운 징계 조치와 함께 즉각 수사 의뢰, 고발 조치를 할 것”이라며 “건설 분야 이권 카르텔에 대해 전반적인 혁신 조처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에 LH가 조사한 아파트 단지 91곳은 2017~2022년 사이에 착공된 것이다. LH는 이번에 철근 누락이 발견된 아파트의 명단은 공개하지 않았다. LH 관계자는 “기둥을 추가 설치하는 방식 등으로 보강 공사를 할 것”이라며 “보강 공사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일부 입주민이 철근 누락 사실을 인지하고 있지만, 조만간 입주민들 대상으로 (누락 사실을) 정식 통보할 것”이라고 말했다.
무량판 구조에서 전단 보강근 누락은 치명적이다. 무량판은 보 없이 기둥이 슬래브(콘크리트 천장)를 지지하는 방식이어서 기둥과 맞닿는 부분에 뾰족한 형태로 하중이 집중된다. 슬래브가 뚫리는 것을 막고자 기둥과 맞닿는 부분의 강도를 보강하기 위해 설치하는 것이 전단 보강근이다. 전단 보강근이 부족하면 붕괴 사고로 직결된다. 검단 아파트의 경우에는 전단 보강근 누락 외에 콘크리트 강도도 기준의 70%에 그쳤다.
정부는 LH 이외에 무량판 구조 설계를 적용한 민간 아파트 100여 곳에 대해서도 안전 점검을 진행 중이다. 정부 관계자는 “기본적인 현황 파악 및 안전 점검을 우선 진행하고, 입주민들의 요청이 있을 경우 정밀 조사를 실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각에선 무량판 구조 자체가 안전에 취약하다는 의견도 나오지만, 구조 자체엔 문제가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평가다. 최명기 대한민국산업현장교수단 교수는 “무량판 구조도 제대로 설계와 시공을 하면 문제가 없다”며 “문제는 구조 자체가 아닌, 설계부터 감리에 이르기까지 제 역할을 못 하는 시스템”이라고 말했다.
한편, 원희룡 장관은 최근 논란이 된 경기 시흥시 은계지구 LH 아파트의 상수도 오염 문제에 대해서도 언급하며 공식 사과했다. 1만3000여 가구가 거주 중인 은계지구 LH 아파트는 2017년 입주 직후부터 수돗물에서 수도관 내부 코팅제로 추정되는 검은색 이물질이 검출돼 주민들의 민원이 끊이지 않았다. 최근 주민 대표단이 시흥시와 LH에 대한 공익 감사를 청구하겠다고 밝히면서 이슈로 부각되자 LH는 문제가 되는 상수도관을 전면 교체하기로 했다. 원 장관은 “생활의 기초인 먹는 물과 안전의 기본 중 기본인 시설물에서 문제가 생긴 것은 어떤 변명으로 덮을 수 없으며, 무거운 책임을 느껴야 할 사안”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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