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죽창가’에 발목 잡혔던 한미일 협력, 국익에만 집중해야
한·미·일 3국은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 총리가 참석하는 정상회의를 다음 달 18일 미국에서 개최한다고 동시 발표했다. 한·미·일 정상은 그동안 다자 회의를 계기로 만나왔는데, 3국 정상 회의를 위해 별도로 모이는 것은 처음이다. 미 백악관은”이번 (3국) 정상회의에서 정상들은 미·일 간, 한·미 간 굳건한 동맹과 강력한 우정을 재확인하면서 3국 관계의 새로운 장을 축하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3국 정상회의가 열리게 될 미국 대통령 별장 캠프 데이비드는 역대 미 대통령들이 세계사의 흐름을 바꾸는 중요한 합의를 이끌어내기 위해 활용해 온 역사적인 명소다. 1959년 아이젠하워 대통령과 흐루쇼프 소련 공산당 서기장과의 첫 정상회담, 1978년 카터 대통령이 중재한 중동 평화협상 등이 이곳에서 열렸다. 바이든 대통령은 2021년 취임 후 어떠한 외국의 정상도 이곳으로 초청하지 않다가 윤 대통령과 기시다 일 총리를 캠프 데이비드로 초대했다. 윤 대통령은 한국 대통령으로는 2008년 이명박 당시 대통령 이후 15년 만에 캠프 데이비드를 방문하게 된다.
바이든은 부통령 시절인 2016년 하와이에서 한·미·일 3국 차관회의가 열린다는 사실을 알고 일정을 바꿔 달려가 특별 연설을 할 정도로 3국 협력에 대해 적극적이다. 역대 미 대통령 중에서 3국 협력을 가장 중시하는 그가 캠프 데이비드 3국 정상회의를 통해 한·미·일 협력을 새로운 차원으로 도약시키려 한다는 관측도 나온다.
윤 대통령 취임 후 네 번째 열리게 되는 캠프 데이비드 3국 정상회의는 지난해 5월 취임한 윤 대통령이 흔들리지 않고 한일 관계 개선을 위해 노력해 왔기에 가능했다. 문재인 전 정부는 반일 감정을 국내 정치에 활용하기 위해 한일 관계를 의도적으로 방치했다. 정권 차원에서 ‘죽창가’를 불러가며 일본을 적대시해 3국 협력은 꿈도 꿀 수 없었다.
캠프 데이비드 정상회의는 최근 미·중 경제 갈등,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입 장기화 등으로 세계 정세가 한 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운 상황에서 열리게 된다. 특히 동북아시아에서 북·중·러 3국의 연대가 심상찮은 상황에서 한·미·일 3국의 정상은 무엇보다 북한의 도발을 억지하는 방어 태세를 한층 더 굳건히 할 필요가 있다. 또 세 나라의 협력은 동북아를 넘어 전 세계 자유 민주 체제를 지키는 핵심적인 연대로 작용할 수 있다. 그 과정에서 우리나라의 국가적 위상도 함께 한 단계 더 도약하는 것은 말할 것도 없다. 과거를 현재와 싸움 붙여 국가 미래의 발목을 잡는 어리석음을 다시는 반복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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