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자신의 방북 비용 댔다는 김성태를 ‘노상강도’라고 비난한 이재명
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페이스북에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은 노상강도인데 검찰이 경범죄로 ‘봐주기 기소’했다”는 취지의 글을 올렸다. 쌍방울그룹의 대북 송금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이 김 전 회장을 미신고 외환 거래 혐의(외환관리법 위반)를 적용해 기소한 것을 두고 “노상강도를 경범죄로 기소한 이상한 검찰”이라고 비판한 것이다. 김 전 회장이 800만달러를 해외로 빼돌려 북한에 주었다면 국보법 위반인데 왜 중범죄를 빼고 경미한 미신고 외환 거래만 적용했느냐는 주장이었다.
이 사건은 2019년 김 전 회장이 경기도가 추진한 북한 스마트팜 사업 비용(500만달러)과 이 대표 방북 비용(300만달러)을 북한에 불법 송금했느냐에 관한 것이다. 김 전 회장은 재판에서 ‘대북 송금은 쌍방울그룹 뒤에 경기도와 강력한 대권 주자가 있었기 때문에 이뤄졌다’는 취지의 진술을 했다. 대권 주자는 당시 경기도지사였던 이재명 민주당 대표다. 이 지사는 그때 공개적으로 방북을 추진했고 북한이 정치인의 방북에 금전적 대가를 요구한다는 것은 천하가 다 아는 사실이다.
이 대표는 그동안 자신의 혐의를 강력하게 부인하면서도 자신이 개입됐다는 진술을 한 김 전 회장에 대한 언급은 자제해 왔다. 이 대표는 과거 김 전 회장 모친상때 비서실장을 보내 조문하기도 했다. 그러나 경기도는 관련 없다며 자신을 엄호해 온 이화영 전 부지사가 심경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는 관측이 나오자 돌연 김 전 회장을 강도 높게 비난하고 나선 것이다.
이 대표가 자신과 협력했던 사람이 자신에게 불리한 진술을 하면 나쁜 사람으로 매도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유동규씨는 이재명 대표가 성남시장이던 시절 성남도개공 기획본부장으로 있으면서 대장동·위례신도시 사업을 주도한 인물이다. 그런데 유씨가 지난해 9월부터 이 대표 측에 불리한 진술을 하기 시작하자 이 대표 측은 “진술을 계속 바꿔 도저히 믿을 수가 없는 사람”이라고 했다. 대장동 사업 관련 혐의를 부인하기 위해 자신에게 대면 보고를 해왔던 실무자를 누군지 몰랐던 사람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러니 이 대표가 자신의 방북을 위해 돈을 댔다고 주장하는 김 전 회장에 대해 느닷없이 ‘노상강도’라는 험악한 표현을 써가며 비난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 아닐까 의구심을 갖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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