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부산 오페라하우스 감사 ‘공법’ 빼니 변죽만 올린 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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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오페라하우스 건립 공사에 대한 부산시 감사위원회 특정감사 결과가 최근 공개됐다.
부산시 감사에 시민이 가장 주목했던 부분은 오페라하우스 전면부 설계와 공법 논란에 관한 책임 소재였다.
계획대로라면 이미 3년 전에 완공됐어야 할 오페라하우스의 공정률이 아직 절반도 안 되는 사유를 밝히고자 감사원 부산시의회 부산시 등에서 3차례나 감사를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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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오페라하우스 건립 공사에 대한 부산시 감사위원회 특정감사 결과가 최근 공개됐다. 감사위원회 지적 사항은 총 9개 분야로, 이 중 5개가 소방 기계 안전관리 하도급 등에서 나왔다. 부산의 랜드마크 건물을 짓는 공사에서 소방이나 기계설비를 임의 또는 부적절하게 시공한 사실이 적발됐고, 건물 구조에 문제가 될 정도의 균열도 발견된 것이다. 이에 따라 시공사뿐 아니라 관리감독을 게을리 한 부산시(건설본부)와 감리단에 징계 3건, 훈계 7건, 주의 8건의 조치가 내려졌다. 그러나 애초 문제가 된 전면부(파사드) 공사와 관련해서는 일부 절차 위반이나 위원회 부실 운영 등이 지적되는데 그쳤다.
부산시 감사에 시민이 가장 주목했던 부분은 오페라하우스 전면부 설계와 공법 논란에 관한 책임 소재였다. 설계사는 시공사 측의 무단시공을 주장하고, 시공사는 설계 부실을 탓하는 바람에 공사가 6개월 가까이 중단 상태다. 양측 공방에서 진실이 무엇인지, 발주처인 부산시와 감독자인 감리단은 뭘 했는지, 감사위 조사를 지켜봐 왔다. 부산시의회 청구로 시작된 감사의 애초 목적도 이것이었다. 소방설비 무단시공이나 기계 결함, 벽면 균열이 결코 가벼운 사안은 아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오페라하우스 사태를 일으킨 핵심 원인은 더더욱 아니다. 오페라하우스는 2018년 첫 삽을 뜬 이후 수차례 중단과 재개를 반복하며 공기가 한없이 늦춰지고 공사비마저 급증했다. 이를 따지는 전반적인 감사 치고는 맥 빠지는 결론이 아닐 수 없다. 애초 감사 대상인 부산시가 감사를 시행한 것 자체가 모순이라는 말이 이래서 나온다.
이번 부산시 감사에서 전면부 공사와 관련한 문제점의 일단은 엿볼 수 있다. 시공사가 최초 공법이었던 트위스트 공법에 대한 자체 검토 결과를 감리단에 보고했으나 감리단은 이를 검토하지 않고 넘긴 점, 변경된 스마트노드 공법을 두고 보완 의견을 제시한 기술자문위원회 자문내용을 부산시가 무시한 점, 기술자문위원회를 부적절하게 구성한 점, 부산시가 공법검증 기술자문위원회의 결론을 임의로 바꾼 점 등이 그것이다. 잘 살펴보면 부산시와 감리단은 문제를 바로 잡을 기회를 몇번이나 놓치고, 뒤늦게 시정하기 위해 가동한 자문위원회조차 제대로 운영하지 않음으로써 시간만 낭비한 정황이 드러난다. 부산시가 현재 트위스트 스마트노드 폴딩 등 3가지 공법을 놓고 실물제작 방식으로 검증하겠다고 하지만 그 결과에 큰 기대를 안 하는 이유가 여기 있다.
계획대로라면 이미 3년 전에 완공됐어야 할 오페라하우스의 공정률이 아직 절반도 안 되는 사유를 밝히고자 감사원 부산시의회 부산시 등에서 3차례나 감사를 벌였다. 그러나 근본적인 원인과 책임 소재는 어느 기관도 속 시원히 밝히지 못하고 있다. 도돌이표 같은 논의만 반복할 뿐 문제의 본질은 계속 희석된다. 진실 규명이 이렇게 어렵다면 방법은 하나, 수사기관이 나서는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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