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청도설] 지구 열대화 시대

이은정 기자 2023. 7. 31. 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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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서울 대구 낮 최고기온이 35도까지 오르는 등 부산을 포함한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폭염이 이어졌다.

장마가 끝나고 계속된 폭염으로 지난 26일부터 사흘간 온열질환자가 178명 집계됐다.

지난 29일 경북에선 폭염 속 밭일을 하던 노인 4명이 온열질환으로 사망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태가 심각하자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지난 27일 연방정부 차원의 폭염 위험 경보 조치를 발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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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서울 대구 낮 최고기온이 35도까지 오르는 등 부산을 포함한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폭염이 이어졌다. 장마가 끝나고 계속된 폭염으로 지난 26일부터 사흘간 온열질환자가 178명 집계됐다. 지난 29일 경북에선 폭염 속 밭일을 하던 노인 4명이 온열질환으로 사망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유럽 등에서는 기온이 최고 56도까지 오르는 살인적 더위가 덮쳤다. 미 애리조나주 피닉스는 지난 26일(현지시간) 최고기온이 화씨 118도(섭씨 48도)까지 오르며, 화씨 110도(섭씨 43도) 이상의 무더위가 26일 연속 관측됐다. 미 남서부 지역을 덮었던 열돔이 동북부까지 확대되며 미 전역이 이상기후로 몸살을 앓고 있다. 사태가 심각하자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지난 27일 연방정부 차원의 폭염 위험 경보 조치를 발령했다. 그리스는 올 여름 기록적 이상고온으로 15년 만에 최악의 폭염을 겪고 있다. 폭염과 건조한 날씨로 산불이 급증해 지난 10일 동안 660여 건의 화재가 발생했다.

유럽 과학자들은 전 세계 동시다발적 폭염에 따라 이달이 기상관측 사상 가장 더운 달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기후변화가 극한 환경을 초래해 대처가 시급하다는 경고도 나온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지난 27일 “지구 온난화(global warming) 시대가 끝나고 지구 열대화(boiling) 시대가 도래했다”고 밝혔다. 뜨거운 여름이 일상이 된다는 의미다.

지구 온난화란 표현은 1972년 발표된 ‘성장의 한계, 인류의 현 상태에 대한 로마클럽 보고서’에서 시작됐다. 화석 에너지의 과도한 사용과 지나치게 빠른 산업화 탓에 늘어난 이산화탄소가 태양에서 온 에너지를 지구 대기권에 온실처럼 가둬 기온을 끌어올린다는 것이다. 기후위기에 대응하고자 국제사회는 2015년 파리기후협정을 통해 산업혁명 이전(1880년)을 기준으로 지구 기온 상승폭을 2도 아래로 유지해야 하고, 1.5도까지 제한하자는 협약을 맺었다. 하지만 선진국들의 탄소 감축 요구에 중국 인도 등 신흥국은 ‘전형적인 사다리 걷어차기’라며 반발하고 있다.

기록적 폭염은 경제 활력 저하를 불러 온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1992년부터 21년 동안 세계 경제에 16조 달러(2경624조 원)의 노동·농업생산성 저하 비용이 발생했다고 전했다. 지구가 펄펄 끓게 된 것은 인류의 책임이다. 이를 해결하는 것도 우리 몫이다. 지구 온도 상승 폭을 섭씨 1.5도 이내로 제한한다면 최악의 상황을 회피할 수 있다는 구테흐스 사무총장의 지적을 세계 각국은 흘려들어선 안 된다.

이은정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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