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제르 원조 끊겠다”…미국·EU, 쿠데타 세력에 강력 경고

이선정 기자 2023. 7. 31. 03:01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 러시아 영향력 확대 계기 우려도- 군정에 압박 통할지는 미지수서아프리카 니제르에서 군부 쿠데타가 일어나자 미국과 유럽연합(EU) 등 서방이 '원조 중단'을 무기로 민주정권 복귀를 압박하고 나섰다.

29일(현지시간) AP 블룸버그통신 등 외신 보도를 종합하면 호주 순방 중인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브리즈번에서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억류 중인 모하메드 바줌 대통령을 복권하고 민주질서를 회복하지 않으면 니제르에 대한 미국의 재정 지원과 안보 협력을 중단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연 20억弗 받는 아프리카 최빈국…등지면 IS 등과의 대테러전 차질

- 러시아 영향력 확대 계기 우려도- 군정에 압박 통할지는 미지수
서아프리카 니제르에서 군부 쿠데타가 일어나자 미국과 유럽연합(EU) 등 서방이 ‘원조 중단’을 무기로 민주정권 복귀를 압박하고 나섰다.

쿠데타 세력에 의해 니제르의 새 국가 원수로 선포된 티아니(오른쪽) 장군이 28일(현지시간) 니제르 수도 니아메에서 장관들과 만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29일(현지시간) AP 블룸버그통신 등 외신 보도를 종합하면 호주 순방 중인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브리즈번에서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억류 중인 모하메드 바줌 대통령을 복권하고 민주질서를 회복하지 않으면 니제르에 대한 미국의 재정 지원과 안보 협력을 중단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블링컨 장관은 “수억 달러에 이르는 니제르와의 경제·안보 파트너십은 중단된 민주적 통치와 헌법 질서가 계속되느냐에 달렸다”고 말했다.
호세프 보렐 EU 외교안보 고위대표도 이날 성명에서 “EU는 니제르의 쿠데타 군정을 인정하지 않을 것”이라며 “예산 지원을 즉각 중단하며 안보 분야의 모든 협력도 무기한 중단된다”고 말했다. 프랑스 외교부 역시 바줌 대통령의 즉각적인 복권을 촉구하며 니제르를 위한 모든 개발 및 예산 지원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1960년까지 니제르를 식민 지배했던 프랑스는 2021년 기준 9700만 유로(약 1366억 원)를 니제르에 지원했다. 세계은행에 따르면 니제르는 연간 20억 달러(약 2조5000억 원)에 가까운 공적개발 원조를 받는 세계 최빈국 중 하나다. 유엔의 인도적 지원 사업도 중단됐다. 
하지만 원조 중단 압박이 군부세력에 통할지는 미지수다. 니제르가 극단주의 세력에 맞선 서방의 대테러전 거점인 데다 EU행 불법 이주민에 대한 대처, 러시아의 영향력 확대 움직임 등 여러 변수가 있어 서방이 ‘손절’하기 쉽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그간 미국과 프랑스는 니제르를 이슬람국가(IS) 알카에다 보코하람 등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세력에 맞선 대테러전 거점으로 활용했다. 뉴욕타임스(NYT) 보도를 보면 미군 최소 1100명이 니제르에 주둔 중이며, 미국은 1억1000만 달러를 들여 니제르 수도 니아메와 북부 아가데스에 테러단체 토벌을 위한 드론 기지를 운영하며 니제르군을 훈련 중이다. 프랑스도 니제르에 병력 1500명을 뒀다. 또한 EU는 니제르를 아프리카에서 오는 불법 이민자 문제에 대처하기 위한 협력국으로 삼아 왔다.
니제르 손절이 러시아가 아프리카에서 영향력을 확대할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서방에겐 또 다른 골칫거리로 작용할 전망이다. 최근 수년간 러시아는 민간용병기업 바그너그룹을 앞세워 쿠데타나 부정선거로 집권한 독재정권을 비호하면서 광물개발 등 이권을 챙기는 식으로 아프리카 내 영향력을 확대해 왔다. 니제르는 2021년 집권한 바줌 대통령의 서방친화 정책으로 다른 국가와 달리 러시아와 유착관계가 상대적으로 약한 곳이었는데, 니제르에서 서방이 손을 떼면 러시아가 들어오는 문을 열어주는 꼴이 될 수 있다고 NYT는 진단했다.
니제르에서도 군부 반란이 일어나면서 서부 해안의 기니에서 동부 해안의 수단까지 사헬(사하라 사막 남쪽 주변) 지역 대부분 국가가 군부세력이 무력으로 민주 정부를 무너뜨리고 권력을 장악하는 ‘쿠데타 벨트’의 모습을 보였다. AP통신은 사헬 지역에서 이슬람 극단주의세력의 폭력에 노출된 사람들의 불안감을 군부 세력이 이용해 정권을 찬탈하는 경우가 잇따르고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니제르 군부는 지난 26일 밤 바줌 대통령을 축출했다고 발표했으며, 28일엔 대통령 경호실장인 압두라흐마네 티아니(59) 장군이 국영TV에 출연해 자신을 쿠데타를 주도한 국가수호위원회의 의장(국가 원수)이라고 밝혔다. 티아니 장군은 2011년부터 대통령 경호실장을 지낸 인물인데, 최근 바줌 대통령이 경호실장 교체를 고려하는 도중 군부 쿠데타가 일어났다.

Copyright © 국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