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춘추] 산업혁명과 정치인의 생각
얼마 전 영국 런던에 다녀왔다. 영국은 산업혁명의 발상지이자 세계 최초로 특허제도가 정립된 국가로 변리사인 나에게는 가장 궁금한 나라였다. 영국은 빅토리아 여왕 시대에 전 세계의 4분의 1을 점령했고 그 기반은 증기선, 증기철도, 증기기관을 기반으로 한 방직기 등의 생산장비와 최첨단 무기 기술이었다. 석탄과 철강을 기반으로 기계가 만들어지고 운영되면서 그것이 다양한 산업에 적용돼 각 산업의 규모가 커지면서 전 세계로 물건을 수출했고, 돈이 모여들었다.
런던에 위치한 ‘빅토리아 앨버트 뮤지엄’에는 세계를 경영하던 영국이 수집한 그 시대의 물건들이 있었다. 1851년 런던 하이드파크에 지은 수정궁에서 개최된 ‘만국박람회’는 세계 최초의 박람회로 세계 각국의 기업과 물품들이 영국에 모여 교류했다. 5개월간 열린 이 박람회는 10만개 이상의 물품이 전시됐고 600만명 넘는 사람들이 참석했던 만국박람회의 시초다. 제2차 세계대전으로 경제의 중심이 미국으로 넘어가기 전까지 영국은 수백년간 전성기를 누렸으며, 이의 기반은 특허제도를 만들어낸 당시 영국 정치인들의 공이다.
왜 영국 정치인들이 산업혁명의 일등공신일까? 영국은 17세기 초까지만 하더라도 대륙의 유럽 국가들에 비해 공업 분야에서 후진국이었다. 반면 당시의 스위스나 프랑스 등은 시계공업, 철 가공업 등이 발달했고 무기 기술도 발전했다. 영국의 정치인들은 ‘어떻게 하면 대륙 국가처럼 기술을 발전시킬 수 있을까?’를 웨스트민스터 국회의사당에 모여 회의를 했고, 영국 왕실과 함께 발명가들에게 인센티브를 주는 제도를 만들어 내기에 이르렀다.
영국은 특허장(Letters Patent)을 부여하고 1623년 전매조례(Statue of Monopolies)를 법으로 선포했다. 이 법이 인류 역사상 국가 차원에서 처음으로 선포된 특허법이고 대륙의 기술자들이 영국으로 몰려들게 하는 계기가 됐다. 당시 영국 정치인들은 ‘대륙 국가들의 기술수준을 추격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나’를 생각했고, 국가적 ‘모티베이션’을 만드는 데 성공하게 된 것이다. 이는 결국 영국의 기술과 산업을 일으키는 데 성공했다. 제임스 와트는 뉴커먼이 만든 증기기관에 응축기를 붙여 개량했고 이를 특허로 등록 받았다. 자본가이자 광산업자였던 매슈 볼턴은 기술자 제임스 와트의 특허를 발견하고 동업을 제안했으며 그 둘은 인류의 역사를 바꾼 것이다. 그들의 사업을 국가가 ‘특허’로 보장했음은 물론이다.
정치인들은 우리 사회의 문제점을 적시하고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한 이슈 제기를 해야 하는 사람들이다. 우리 경제와 산업은 기반부터 흔들리고 있다. 이대로 가면 아르헨티나처럼 된다. 정치인들에게 묻고 싶다. 새로운 산업혁명을 일으키기 위해 우리가 만들어야 할 제도적 아이디어는 무엇인가? 정치인의 생각이 국가의 미래를 결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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