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경제] 우리가 미국 투자를 해야 하는 이유
최근 엔화 가치가 급락하고 있다. 올해 초 달러당 127엔까지 절상하며 강세 흐름을 이어가던 엔화는 11개월 만에 140엔까지 절하됐다. 역대급 엔저 상황이다. 원-엔 환율은 8년 만에 800원대까지 떨어졌다. 이렇게 엔화가 약세인 이유는 미국은 인플레이션으로 긴축을 하는데 일본은 단기금리를 0.1%로 동결하며 미국과의 금리 차가 벌어졌기 때문이다.
일본은 버블경제가 끝나는 1990년 이후 잃어버린 30년간 디플레이션에 시달리고 있다. 물론 엔저가 지속되는 이유는 버블이 꺼지고 부동산, 주식이 폭락하면서 소비심리가 얼어붙어 디플레이션이 장기화된 것이 근본적인 이유다.
그렇다면 일본은 망한 것인가? 그렇지 않다. 일본의 경상수지는 2022년 기준으로 한화로 약 109조원 흑자다. 무역수지는 약 15조엔 적자, 서비스수지도 약 5조엔 적자로 20조엔 적자인 것이다. 그러나 소득수지가 약 35조엔 흑자로 무역수지와 서비스수지의 적자를 메우고 흑자로 돌아서게 만들었다.
그렇다면 소득수지는 무엇인가? 우리나라 국민이 해외에서 벌어들인 소득과 외국인이 우리나라에서 벌어들인 소득의 차액을 의미한다. 해외 주식이나 채권, 부동산 등에 투자해 벌어들인 소득을 의미한다. 즉, 일본의 서학개미들이 주식투자를 잘해 무역, 서비스를 능가하는 돈을 벌어들인다는 얘기다.
일본은 왜 해외로 투자를 할 수밖에 없었을까? 일본이 디플레이션에 빠지자 일본 중앙은행은 제로금리와 양적완화를 실시했다. 따라서 일본인들은 싸게 엔화를 빌려 해외에 투자를 하면 환차익과 함께 투자수익을 거둘 수 있었다.
한국은 일본과 다를까? 같을 것이라 보인다. 왜냐하면 저출산·고령화로 생산가능인구가 줄어들기 때문이다. 한국도 미국처럼 이민을 받아들여 생산가능인구가 증가한다면 소비가 늘어날 수 있다. 그러나 한국은 일본처럼 이민을 받아들이는 것이 국민 정서상 쉽지 않다.
무역수지도 마찬가지다. 한국도 2023년 1분기 내내 무역수지 적자였다. 저출산·고령화가 지속되면 인건비가 높아지고 생산가능인구가 줄면서 무역과 소비가 감소하는 것은 사실이다. 따라서 무역수지, 서비스수지가 적자인 일본을 따라갈 가능성이 높다. 앞으로 20년 정도 지나면 일본처럼 무역수지, 서비스수지가 적자로 돌아설 가능성이 크다.
그렇다면 우리나라는 무엇으로 경상수지를 흑자로 메울 것인가? 바로 자본수지다. 해외 주식에 투자를 해 배당수익, 투자수익 등으로 경상수지를 흑자로 메워야 한다.
그렇다면 왜 해외 주식투자를 해야 할까? 한국은 저출산 고령화로 부채가 늘어날 수밖에 없다. 한국의 국가부채는 2023년 1분기 기준으로 1천조원을 넘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10.6% 증가한 수치다.
국가부채 증가의 원인은 주로 경기 부양을 위한 재정 지출 확대와 고령화로 인한 사회보장 지출 증가 때문이다. 이렇게 국가부채가 증가하면 한국은 신용등급이 떨어지고 원-달러 환율이 올라간다. 즉, 원화는 시간이 지나면 달러에 비해 휴지가 돼 간다는 얘기와도 같다.
지난 25년간은 오히려 생산가능인구가 늘어나는 시기였다. 그런데도 80%나 절하됐는데 앞으로 고령화가 더 심해지면 원화는 달러화에 비해 휴지가 될 가능성이 높다. 결국 달러화 자산에 투자하고 꾸준히 오르는 미국에 투자하지 않으면 20년 후에는 앉아서 거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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