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러 국방과 통역만 배석 단독회담… 中보다 ‘서방과 정면대립’ 러와 급속 밀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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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전승절'(북한 주장 표현·6·25전쟁 정전협정 체결일) 70주년을 계기로 중국, 러시아와 노골적으로 밀착해 한미일 3국 및 서방에 맞서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특히 북한은 최근 중국, 러시아 대표단 방북과 관련해 혈맹인 중국보다도 오히려 러시아 대표단을 더 부각시켜 그 배경이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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金, 열병식때 쇼이구 옆자리에
中 리훙중은 다음날에야 만나
‘北, 러와 본격 무기거래’ 관측 나와
북한 매체들에 따르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세르게이 쇼이구 국방장관이 이끄는 러시아 대표단이 평양에 도착한 25일 밤부터 27일 밤까지 2박 3일 일정을 대부분 함께했다. 김 위원장은 26일 ‘무장장비전시회’에서 쇼이구 장관을 안내했고, 다음 날인 27일 집무실에선 통역만 배석시켜 단독회담을 가졌다. 전승절 기념 열병식에도 김 위원장은 쇼이구 장관 옆자리에서 환담했다.
북한은 러시아 대표단 방북 기간 두 차례 성대한 연회도 준비했다. 그중 전승절 당일인 27일 연회에는 김 위원장이 직접 참석했다. 테이블은 러시아 국기 색상의 장식들로 꾸며졌고 최고급 요리인 철갑상어와 레드와인 등이 제공됐다. 장관급 인사 방문에 김 위원장이 직접 수일간 다수의 일정을 함께한 건 매우 이례적이다.
중국 대표단과의 온도 차도 감지됐다.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회 리훙중 부위원장(국회부의장 격)을 단장으로 한 중국 대표단은 열병식이 열린 다음 날인 28일에야 김 위원장을 정식 예방했다. 29일 북한이 발행한 대외용 주간지 통일신보는 4면에 중-러 방북단 일정을 집중 조명했는데, 사진 8장 중 5장에 쇼이구 국방장관이 등장했다. 리 부위원장 사진은 김 위원장과 악수하는 뒷모습만 담겼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북한 매체가 러시아 관련 보도엔 “견해 일치” “공동전선” 등이라 표현했지만 중국 관련 보도에는 상투적 표현 말곤 이렇다 할 표현이 없었다는 점에 주목했다. 다만 홍 실장은 “(중국 대표단장의) 급이 러시아보다 낮다 보니 시진핑 국가주석 친서를 김정은에게 전달하는 것 외엔 공식 활동 범위가 제한될 수밖에 없었을 수 있다”고도 했다.
북-러 간 밀착 기류에 대해 미중 경쟁 속에서도 최근 미국과 대화에 나서는 등 속도 조절을 하는 중국보단 서방과 정면으로 대립각을 세우는 러시아에 북한이 의도적으로 다가가는 것이란 분석도 있다. 그런 만큼 향후 북한이 한미 등을 겨냥한 미사일 도발 수위를 높이면서 러시아와는 더욱 노골적으로 무기 거래 등에 나설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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