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떼 칼럼] 뛰지 마라, 지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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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팬들은 야구를 보느라 참 애쓴다.
아무리 좋은 사람이더라도 그가 야구팬이라면 야구를 볼 때만큼은 화가 나 있을 확률이 높다.
하필 접전이 펼쳐진 야구 한 게임을 온전히 집중해서 보고 나면 마치 경기를 뛴 것처럼 숨을 헐떡일 때도 있다.
그렇다면 과연, 야구팬만 애쓰고 있는 걸까? 그런 야구팬에게 만날 욕이나 먹는 야구선수는 그저 천하태평인 걸까? 모르긴 몰라도, 그들 또한 야구팬 이상으로 몸을 던지고, 그 이상으로 마음은 널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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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팬들은 야구를 보느라 참 애쓴다. 매 경기, 매 이닝, 매 투구 변화하는 상황에 몰입하고 감정을 표출하는데, 대체로 화를 내는 것으로 결과물은 나타난다. 아무리 좋은 사람이더라도 그가 야구팬이라면 야구를 볼 때만큼은 화가 나 있을 확률이 높다. 시즌이 길고 게임 수가 많으며, 게임 안에서의 분절이 많은 야구는 보는 이의 마음을 널뛰게 한다. 하필 접전이 펼쳐진 야구 한 게임을 온전히 집중해서 보고 나면 마치 경기를 뛴 것처럼 숨을 헐떡일 때도 있다. 이걸 1주일에 여섯 번 하니, 애를 쓴다고 아니할 수가 없다.
야구팬들은 대체로 화가 나 있다
그렇다면 과연, 야구팬만 애쓰고 있는 걸까? 그런 야구팬에게 만날 욕이나 먹는 야구선수는 그저 천하태평인 걸까? 모르긴 몰라도, 그들 또한 야구팬 이상으로 몸을 던지고, 그 이상으로 마음은 널뛸 것이다. 트레이너로서는 이례적으로 이름이 알려진 이지풍 코치의 저서 <뛰지 마라, 지친다>는 이런 선수들의 몸과 마음에 대한 책이다. 최고의 퍼포먼스를 위해 몸과 마음을 어떻게 해야 할지 알려주는 책이다. 저자는 말한다. 뛰지 말라고, 그러다 지친다고.
노력은 배신하지 않는다, 유니폼이 더러워지지 않으면 훈련하지 않은 것과 같다, 배가 불러서 실력이 퇴보했다…. 이런 말들이 여전히 진리로 받아들여지는 프로의 세계에서 지치니까 뛰지 말라니, 괜한 호기가 아닐까?
이런 의문과 의심 앞에 저자의 주장은 일견 너무 과감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너무 열심히 하지 않아도 괜찮다” “잘 쉬기만 해도 충분하다” “하고 싶은 대로 하게 둬라” 같은 말이 그렇다. 저자는 부드럽지만 단호하게, 현장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사례와 통찰로 위와 같은 문장에 설득력을 더한다.
요즘 다들 사는 게 쉽지 않다. 물가는 오르고 불경기가 이어진다. 사는 게 곧 경쟁이고, 경쟁에서 매번 이길 수는 없는 노릇이다. 삶에서 안타를 치지 못할 때, 슬럼프에 빠졌을 때 우리는 곧잘 나 자신을 더 혹독하게 다루는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하려 한다. 내 노력이 부족했음을 탓한다. 그리고 더 열심히 뛴다. 죽기 살기로, 지쳐서 숨을 헐떡일 때까지 최선의 삶을 위해 애쓴다. 숱한 야구선수가 그러하듯 말이다. 하지만 그렇게만 삶을 완주할 수 없음을 우린 알고 있다. 알고 있으면서도 어쩔 수 없이 또 달린다. 그저 불안해서,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서, 혹은 해오던 습관에 따라.
그저 불안하기 때문에 달린다
어떤 야구선수는 자신만의 관점 혹은 새롭고 선진적인 방식으로, 다른 모양의 최선을 꿈꾼다. 그리고 성공을 거둔다. 혹은 실패의 가능성을 줄인다. 이 책을 읽고 있으면 이런 사례들을 내 삶에 적용해보고 싶어진다. 그럴 때 내 인생에도 코치가 있었으면 좋겠다 싶다. 직접 코칭을 받을 수는 없겠지만, <뛰지 마라, 지친다>를 통해 약간의 힌트를 얻을 수 있을지 모른다. 어차피 코치란 힌트를 주는 사람이니까. 더 정확히 말해 이 책은 독자의 멘털 코치가 될 것이다. 멘털 코치가 야구처럼 성공보다 실패가 더 잦은 삶의 전장에 선 우리에게 가벼운 한마디를 던진다. 뛰지 마라, 지친다. 그래, 오늘은 뛰지 말고, 지치지 않고, 삶의 그라운드를 찬찬히 한번 바라보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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