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은원과 한화를 외면한 야구의 신… 물고 늘어진 SSG, 강팀의 DNA를 보여줬다

▲ 5이닝 1실점의 좋은 투구 내용으로 승리투수가 된 오원석 ⓒSSG랜더스

[스포티비뉴스=인천, 김태우 기자] 말 그대로 야구의 신이 한화와 정은원을 외면했다. 보기 드문 플레이가 나왔고, 행운을 등에 업은 SSG는 이를 놓치지 않으며 강팀의 기본을 보여줬다.

SSG는 30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한화와 경기에서 6-1로 역전승하고 위닝시리즈를 달성했다. 이날 잠실에서 두산에 이긴 선두 LG와 2.5경기 차이를 유지했고, 반대로 3위 두산과 경기차를 6경기로 벌리며 추격권에서 살며시 벗어났다.

선발 오원석이 5이닝 1실점으로 잘 던졌고, 이어 나온 문승원 등 불펜 투수들도 위기에서 실점하지 않는 등 마운드가 빛났다. 그리고 행운을 놓치지 않고 물고 늘어지며 경기 주도권을 찾아온 타선의 집중력도 칭찬할 만했다.

시작부터 한화에서 선취점이 나왔다. 1회 선두 이진영이 좌익수 옆에 떨어지는 2루타를 치고 나갔다. 이어 정은원이 우익수 옆에 떨어지는 적시 2루타로 가볍게 주자를 불러들였다. 그러나 이후로는 SSG 선발 오원석이 패기를 보여주며 추가 실점하지 않았다. 오원석은 무사 2루에서 노시환을 2루수 뜬공, 채은성을 헛스윙 삼진, 그리고 김태연을 좌익수 뜬공으로 잡아내며 어려웠던 1회를 잘 넘겼다.

한화의 공격이 소강 상태에 빠진 가운데 4회 기회는 놓쳤다. 한화는 1-0으로 앞선 4회 선두 노시환이 볼넷, 채은성이 몸에 맞는 공을 골라 무사 1,2루 추가점 기회를 잡았다. 하지만 한 방이 나오지 않았다. 김태연의 중견수 뜬공 때 2루 주자 노시환이 3루에 가 1사 1,3루를 만들었지만 오선진과 윌리엄스가 모두 삼진으로 물러났다. 오원석의 과감한 패스트볼 승부가 빛났다.

그러자 SSG가 반격을 시작했다. 0-1로 뒤진 4회 1사 후 에레디아가 볼넷을 골랐고, 박성한 타석 때 도루로 2루에 들어갔다. 여기서 박성한이 중전 적시타를 쳐 동점을 만들었다.

SSG는 5회 행운을 등에 업고 경기를 뒤집었다. 한화 두 번째 투수 김범수를 상대로 1사 후 최지훈이 볼넷을 골랐다. 여기서 추신수의 2루 땅볼 때 야구의 신이 SSG를 향해 웃었다. 추신수의 강한 타구가 2루수 정은원의 정면으로 향했다. 정은원이 공을 잘 잡고 2루를 향해 공을 던지려는 찰나, 글러브에 강하게 낀 공이 빠지지 않았다.

결국 정은원은 공을 뽑지 못해 2루와 1루 어디에도 던지지 못했다. 잘하면 이닝이 끝날 상황이 1사 1,2루로 이어졌다. SSG는 최주환이 좌익수 뜬공으로 물러났지만, 해결사 최정이 있었다. 2사 1,2루에서 최정이 좌중간을 가르는 적시타를 터뜨렸다. 2루 주자 최지훈은 물론, 스타트가 빨랐던 1루 주자 추신수까지 들어와 역전했다.

SSG는 에레디아의 3‧유간 깊은 내야안타 때 1루 송구 실책이 나왔고, 그 사이 최정이 3루를 돌아 홈을 밟아 4-1로 앞서 나갔다. 행운이든, 무엇이든 경기의 흐름을 본능적으로 알고 이를 놓치지 않은 강팀의 DNA를 느낄 수 있는 대목이었다.

SSG의 5회 공격이 끝난 오후 6시 53분 갑자기 비가 쏟아져 경기가 중단됐고, 경기는 7시 54분 재개됐다. 한화가 1-4로 뒤진 7회 기회를 잡았다. 1사 후 문현빈이 우전안타, 2사 후 정은원이 볼넷을 골랐고 노시환까지 침착하게 볼넷을 얻어내며 2사 만루를 만들었다.

여기서 SSG는 고효준을 내리고 문승원 카드를 꺼내들었다. 채은성이 문승원의 유인구 슬라이더를 세 개 연속 참아내며 3B의 불리한 카운트에 몰렸으나 문승원이 이를 이겨냈다. 풀카운트를 만든 뒤 결국은 유인구 슬라이더로 헛방망이를 유도하며 삼진으로 위기를 넘겼다.

한화는 포기하지 않았다. 1-4로 뒤진 8회, 선두 김인환과 하주석이 연속 우전안타를 때려 무사 1,3루 추격 기회를 잡았다. 그러나 해결 능력이 없었다. 윌리엄스가 삼진으로 물러나 분위기가 처졌고, 박상언의 잘 맞은 타구는 3루수 최정의 글러브로 들어갔다. 이어 문현빈도 유격수 땅볼로 물러나며 마지막 추격 기회를 놓쳤다.

반격에 나선 SSG는 8회 최정의 중전안타로 기회를 잡았다. 여기서 장시환의 몸쪽 공이 에레디아의 헬멧을 맞히며 헤드샷 규정에 따라 자동 퇴장 됐다. SSG는 박성한의 볼넷으로 만루를 만들었고, 1사 만루에서 김성현이 좌중간 2타점 적시타를 치며 사실상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