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스타' 맨시티 홀란, 무득점 아쉬움에도 화끈한 팬서비스
55분간 뛰고 경기 후엔 관중에 일일이 인사·관중석에 유니폼 투척도
(서울=연합뉴스) 설하은 기자 = 한국에서 프리시즌 경기를 치른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의 '괴물 골잡이' 엘링 홀란(22·맨체스터시티)이 국내 팬 앞에서 55분간 그라운드를 누비며 득점 욕구를 숨기지 않는 등 최선을 다한 플레이로 박수를 받았다.
맨체스터시티(맨시티)는 30일 오후 8시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의 강호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와 프리시즌 친선 경기에서 1-2로 패했다.
최전방 공격수로 선발 출전한 홀란은 후반 10분 교체돼 그라운드를 나올 때까지 55분간 활발한 몸놀림을 보였지만 공격포인트는 기록하지 못했다.
지난 시즌 맨시티 유니폼을 입고 EPL에 입성한 홀란은 전 세계에 충격을 안겼다.
EPL에서 네 차례 해트트릭을 포함해 36골을 몰아쳐 득점왕에 올랐고,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에서도 12골을 기록해 득점왕을 차지했다.
공식전 53경기에서 무려 52골을 넣었다.
2000년생에 불과한 그는 맨시티의 잉글랜드축구협회(FA)컵, EPL, UCL 우승의 선봉에 서며 '유럽 트레블'(3관왕)을 이뤄내고 EPL 올해의 선수와 올해의 영플레이어를 휩쓸었다.
유럽 최강 클럽인 맨시티의 경기가 서울에서 열린 만큼 서울월드컵경기장은 맨시티의 홈구장인 에티하드 스타디움의 열기를 방불케 했다.
서울월드컵경기장은 경기 시작 전인 오후 5시께 강하게 내리쬐는 햇볕과 높은 습도로 체감온도가 35도까지 올라갔지만, 푹푹 찌는 날씨에도 팬들은 저마다 부채와 미니 선풍기로 더위를 달래며 홀란을 태운 맨시티 선수단 버스가 경기장에 도착하기만을 기다렸다.
무더위는 어느 순간 폭우로 바뀌어 팬들의 마음을 애타게 했다.
경기 시작 약 1시간 30분 전인 오후 6시 30분께부터 마포구 일대에 쏟아지기 시작한 비는 약 30분이 지나자 경기장 곳곳에 물웅덩이를 만들어 냈다.
하늘에 구멍이 뚫린 듯 쏟아진 폭우는 시야마저 방해했고, 결국 킥오프가 약 45분 연기됐다.
오후 8시 15분께 비가 사그라들고 홀란 등 맨시티 선수단이 몸을 풀기 위해 그라운드에 나오자 6만명이 넘는 관중들은 함성을 질렀고, 홀란은 경기장을 가로지르며 가볍게 뛰면서 관중들에게 손을 흔들며 화답했다.
맨시티의 장내 아나운서가 직접 맨시티 선발 명단을 소개하자 기대감에 흥분한 관중들은 환호했고, 홀란의 이름이 불리자 마치 경기장이 떠나갈 듯 가장 길고 큰 함성이 터져 나왔다.
몸을 풀던 일부 선수는 거대한 함성에 깜짝 놀란 듯 순간적으로 손으로 귀를 막기도 했다.
카운트다운과 함께 경기가 시작됐고, 전반 3분 만에 홀란이 페널티 지역에서 가슴 트래핑으로 이날 첫 볼 터치를 하며 문전으로 침투했다.
이어 전반 7분 수비 사이로 빠져 들어가 페널티 지역 왼쪽에서 골대를 등지고 패스를 받은 홀란은 돌아서며 왼발로 첫 슈팅을 날렸지만, 골키퍼 정면으로 향했다.
최전방에서 전방 압박을 책임진 홀란은 전반 16분 왼쪽 페널티 지역에서 잭 그릴리시가 크로스를 올리자 풀쩍 뛰어 헤더를 시도했지만, 간발의 차로 머리에 닿지 않았다.
전반 20분 역습 기회에서는 왼쪽 페널티 지역에서 날린 홀란의 왼발 슈팅이 수비를 맞고 굴절돼 골라인 밖으로 벗어났다.
흰색 끈으로 머리를 질끈 동여맨 홀란은 전반 39분 아이메릭 라포르테의 크로스에 높게 뛰어 헤더로 연결했지만, 공은 골키퍼의 품으로 향했다.
경기가 마음대로 풀리지 않는 듯 홀란은 살짝 인상을 찡그리기도 했다.
전반 종료 직전에는 로드리고의 크로스가 자신을 향하지 않자 양손을 들며 아쉬움을 표했고, 그라운드에서 나가면서 로드리고와 가벼운 설전을 벌이기도 했다.
프리시즌 친선 경기인데도 토너먼트 경기처럼 선수 간 신경전이 벌어지는 등 경기가 과열되자 홀란 역시 득점에 욕심을 숨기지 않았다.
후반전에도 그라운드에 나선 홀란은 후반 2분 문전으로 날아온 공에 뛰어올랐지만, 또다시 머리에 맞지 않아 아쉬움을 삼켰다.
후반 10분 맨시티가 선수를 대거 교체하며 55분간 그라운드를 누빈 홀란도 벤치로 들어가자 관중들은 최선을 다한 그에게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이후 벤치에 앉아 땀을 닦으며 경기를 바라보는 홀란의 모습이 전광판에 잡히자 관중들은 다시 한번 우레와 같은 갈채를 보냈다.
홀란은 경기 종료 뒤 그라운드를 한 바퀴 돌며 자신을 기다린 6만여 관중에게 일일이 인사를 했다.
그러고는 그라운드 광고판을 뛰어넘어 관중석 앞까지 달려가 자신의 유니폼 등을 관중석에 두 차례 던지는 등 화끈한 팬서비스로 한국 팬의 눈을 즐겁게 했다.
soruh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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