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도 소나기도 못 막은 상암벌 ‘빅 매치’

윤은용 기자 2023. 7. 30. 2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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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란 ‘아쉽다’ 맨체스터 시티의 엘링 홀란(왼쪽)이 30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쿠팡플레이 시리즈 친선경기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와의 경기에서 상대 수비에 둘러싸여 결정적인 찬스를 놓치면서 아쉬워하고 있다. 연합뉴스
맨시티·A.마드리드 친선 경기
프리시즌 경기답지 않게 치열
슈퍼스타들 출전에 팬들 ‘열기’
A.마드리드, 2 대 1 즐거운 승리

한낮 폭염부터 저녁 폭우까지. 30일 예측불가의 변덕스러운 한여름 날씨도 축구팬들의 열정을 가로막지는 못했다. 이날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스페인)와 맨체스터 시티(잉글랜드)의 쿠팡플레이 시리즈 2차전은 세계 최정상급 선수들의 플레이를 보기 위한 팬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오후까지 체감온도 30도를 웃도는 한여름 날씨에서도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서나 볼 수 있는 명문 클럽 간 빅매치를 한국에서 관전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상암벌을 더 뜨겁게 달궜다. 경기 시작 2시간 전부터 경기장 인근에 급작스러운 폭우까지 쏟아졌다. 대다수 팬들이 급작스러운 비가 내리자 인근 편의점에서 우산을 사느라 줄을 서 기다리는 진풍경이 연출되기도 했다.

많은 비가 한꺼번에 쏟아지면서 당초 오후 8시 정각에 시작될 예정이었던 경기는 경기장 정비를 위해 40분 늦춰졌다. 그럼에도 경기장을 채운 축구팬들의 흥분감은 식지 않았다. 이날 경기를 즐기러 가장 비싼 50만원짜리 프리미엄A석을 구매했다는 최재우씨(38)는 “이런 기회가 또 언제 올지 몰라 큰맘 먹고 구매했다. 개인적으로 케빈 더 브라위너를 좋아하는데 오늘 경기에 나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아들과 함께 포항에서 올라왔다는 박승완씨(40)는 “월요일에 하루 연차를 냈다. 마음 같아서는 8월3일에 하는 파리 생제르맹과 전북 현대의 경기도 가고 싶은데 평일이라 그러지 못했다. 아들과 좋은 추억을 만들고 싶다”며 미소를 지었다.

서울월드컵경기장은 6만4185명이 찾아 빈자리를 찾아보기 힘들었다. 이윽고 경기에 앞서 선수들이 몸을 풀기 위해 그라운드에 나오자 경기장은 마치 국가대표팀의 A매치 평가전을 방불케 하는 엄청난 함성으로 가득 찼다. 경기장 대부분이 맨시티의 유니폼 색깔인 하늘색으로 물들었는데, 가장 큰 함성도 맨시티 선수들의 이름이 불릴 때 나왔다. 맨시티의 간판 스타인 엘링 홀란의 이름이 불리자 경기장은 그야말로 열광의 도가니가 됐다. 아틀레티코의 붉은색 유니폼을 입은 열성적인 팬들도 응원에서는 밀리지 않았다.

경기는 프리시즌 경기답지 않게 시종일관 치열했다. 거친 태클에 선수들이 그라운드에 나뒹구는 것은 다반사였으며, 심지어 선수들 간의 감정싸움도 일어났다. 주도권은 주로 맨시티가 쥐고 갔지만, 결정적인 찬스는 아틀레티코 마드리드가 더 많았다. 특히 전반 28분 사무엘 리노가 오른쪽에서 올린 크로스를 알바로 모라타가 절묘한 헤딩슛으로 연결했으나 골대 위로 살짝 뜰 때 관중석에서는 탄식이 터져 나왔다.

치열했던 경기는 후반 21분 멤피스 데파이의 그림 같은 중거리골에 후반 28분 야닉 카라스코의 추가골이 더해진 아틀레티코 마드리드가 후반 39분 후벵 디아스의 만회골이 나온 맨시티에 2-1로 승리했다. 하지만 승패는 아무런 상관이 없었다. 축구팬들은 궂은 날씨 속에서도 최선을 다하는 플레이를 보여준 양팀 선수들을 향해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윤은용 기자 plaimsto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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