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파이 결승골→'원맨쇼' 카라스코 추가골, ATM '트레블 위업' 맨시티에 2대1 신승[상암 리뷰]
[상암=스포츠조선 김진회 기자] 그야말로 '축제의 날'이었다. K리그 팬들의 눈은 호강했다. 지난 시즌 구단 사상 첫 트레블(한 시즌 리그, FA컵, 유럽챔피언스리그 동시 달성)을 달성한 맨체스터 시티(이하 맨시티)와 스페인 명문 애틀레티코(AT) 마드리드가 보유한 월드 클래스 선수들의 수준 높은 경기를 직관할 수 있었다.
프리시즌이라 승패는 의미없었다. 그러나 양팀은 진지했다. 승부는 갈렸다. AT 마드리드가 웃었다. 30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맨시티와의 쿠팡 플레이 시리즈 2차전에서 후반에만 2골을 몰아쳐 2대1 신승을 거뒀다.
이로써 AT 마드리드는 지난 27일 팀 K리그에 2대3으로 석패한 뒤 맨시티를 상대로 승리하며 아시아 투어를 기분좋게 마칠 수 있게 됐다.
변수에 사로잡힐 뻔했다. 이날 경기는 갑작스런 폭우로 40분간 지연 시작됐다. 서울 지역에는 오후 6시 30분부터 많은 양의 비가 내렸다. 서울 서북권에 호우경보가 내려질 정도였다. 특히 물을 잔뜩 먹은 그라운드 이곳저곳에는 물웅덩이가 생겼다. 결국 매치 커미셔너와 양팀 관계자들은 협의 끝에 최초 30분 지연 개시에 합의했다. 다행히 강력한 빗줄기는 1시간 뒤 잦아들었다. 그러자 선수들이 그라운드에 모습을 드러내 웜업을 시작했다. 그러면서 10분이 더 필요했다.
경기 시작에 앞서 맨시티가 지난 시즌 '트레블' 달성하며 들어올린 세 개의 트로피가 그라운드 한 켠에 전시됐다. 크기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우승컵이 가장 컸다. 챔피언스리그 우승컵은 별명인 '빅 이어'답게 큰 손잡이가 눈에 띄었다.
양팀 모두 아시아 투어의 마지막 친선전인 만큼 최정예로 선발 명단을 구성했다. 펩 과르디올라 감독이 이끄는 맨시티는 엘링 홀란을 필두로 훌리안 알바레즈, 잭 그릴리시로 공격진을 꾸렸다. 필 포든, 베르나르두 실바, 로드리가 미드필드진을 구성하고, 카일 워커, 아이메릭 라포르테, 루벤 디아스, 존 스톤스가 포백을 구성했다. 에데르송이 골문을 지켰다. 부상에서 회복 중인 케빈 더 브라위너는 벤치에서 대기했다.
전세계 클럽 감독 중 가장 높은 연봉을 받는 디에고 시메오네 감독이 지휘하는 AT 마드리드는 앙투안 그리즈만과 알바로 모라타를 투톱으로 내세웠다. 토마 르마, 코케, 호드리고 데 파울, 악셀 비첼이 미드필드진을 꾸린 AT 마드리드는 세사르 아스필리쿠에타, 차클라 쇠윈쥐, 마리오 에르모소, 사무엘 리누가 포백을 맡았다. 골키퍼 장갑은 얀 오블락이 꼈다.
뚜껑이 열렸다. 탄탄한 기본기를 바탕으로 안정적인 빌드업 축구를 보이던 맨시티는 AT 마드리드를 서서히 압박했다. 전반 1분 만에 그리즈만의 슈팅으로 포문을 연 AT 마드리드도 만만치 않았다. 특히 아스필리쿠에타는 맨시티의 그릴리쉬와의 일대일 방어에서 뒤지지 않기 위해 강한 몸싸움을 피하지 않았다. 전반 28분에는 아쉽게 선제골 기회를 놓쳤다. 왼쪽 측면에서 올린 리노의 크로스를 쇄도하던 모라타가 헤더로 연결했지만 크로스바를 살짝 벗어났다. 장군멍군이었다. 전반 29분에는 실바의 킬패스를 받은 포든이 페널티 박스 왼쪽으로 돌파해 회심의 왼발 슛을 날렸지만 골문을 살짝 벗어나고 말았다.
AT 마드리드는 전반 34분 다시 좋은 득점 찬스를 잡았다. 역습 상황에서 왼쪽 측면 크로스를 르마가 쇄도하며 발에 맞췄다. 그러나 빗맞으면서 상대 골키퍼 에데르송이 먼저 잡아냈다.
지난 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득점 역사를 바꾼 홀란은 최전방에서 위협적인 움직임을 보였다. 두 차례 왼발 슈팅이 골키퍼와 수비수에 막혔고, 전반 38분 헤더는 크로스바를 넘겼다.
맨시티는 후반 7분 아쉽게 선제골을 놓쳤다. 왼쪽 측면 필 포든의 프리킥이 상대 수비수에 맞고 흘러나온 볼을 뒤에서 기다리던 워커가 오른발 슛으로 크로스바를 강타했다.
프리시즌 경기답게 후반 초반 선수들이 대거 교체됐다. 맨시티는 후반 9분 디아스와 알바레스를 제외하고 마테오 코바치치, 켈빈 필립스, 리코 루이스 등 8명을 교체투입했다. AT 마드리드는 후반 16분 대거 교체했다. 이 때 교체아웃된 그리즈만은 팬들을 향해 환한 미소와 함께 손을 흔들며 월드 클래스 팬 서비스를 보여줬다.
AT 마드리드는 후반 20분 아쉽게 골문을 여는데 실패했다. 맨시티의 오른쪽 측면을 허물고 쇄도하던 코레아가 슈팅을 히도했지만, 골문을 벗어났다. 그러나 1분 뒤 골망을 흔들었다. 주인공은 멤피스 데파이였다. 코레아와의 2대1 리턴 패스를 주고받으며 호쾌한 중거리 슛으로 골네트를 갈랐다.
주도권을 쥔 AT 마드리드는 후반 29분 추가골을 터뜨렸다. 야닉 카라스코의 '원맨쇼'였다. 왼쪽 측면에서 볼을 잡은 카라스코는 상대 수비수를 제치고 아크 서클로 돌파해 오른발 슛으로 골네트를 갈랐다.
하지만 맨시티도 추격의 끈을 놓지 않았다. 후반 40분 왼쪽 측면 세르히오 고메스의 왼쪽 측면 코너킥을 문전에서 디아스가 수비수를 앞에두고 헤더로 만회골을 터뜨렸다.
상암벌에 모인 6만여명의 K리그 팬들은 최선을 다한 세계 최고의 선수들의 경기력에 매료될 수밖에 없었다. 상암=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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