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11 현장] 64,185명 운집 '상암벌 유럽 챔스' → '데파이 중거리포' 아틀레티코, 트레블 시티 2-1 꺾었다… 기쁨에 팔 흔들던 마드리드 명장
(베스트 일레븐=서울)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를 방불케 하는 열기였다. 유럽 최고의 명문 클럽들이 한여름 밤의 서울 월드컵경기장을 뜨겁게 달궜다. 진지한 격돌에 팬들은 꿈같은 밤을 보냈다.
30일 오후 8시 40분 무렵, 서울시에 위치한 서울 월드컵경기장에서 쿠팡플레이 시리즈 맨체스터 시티-아틀레티코 마드리드전이 벌어졌다. 경기 결과는 2-1, 아틀레티코 마드리드가 맨체스터 시티를 꺾었다.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는 후반 21분 멤피스 데파이, 후반 29분 야닉 카라스코의 연속골로 후반 40분 후벵 디아스가 한 골을 만회한 맨체스터 시티를 무너뜨렸다.
경기는 당초 예정된 시각인 8시를 훌쩍 넘어 시작했다. 국지성 호우로 서울 월드컵경기장 근처가 마비 됐기 때문이다. 8시 언저리만 하더라도 그라운드엔 물이 고인 게 눈이 보일 정도였다. 하지만 서울 월드컵경기장 배수 시스템이 요긴하게 작동했고 게임이 시작할 무렵엔 육안으로는 비가 온 흔적을 알아보기 어려울 정도였다.
호셉 과르디올라 맨체스터 시티 감독과 디에고 시메오네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감독은 정예 멤버를 가동했다. 시즌 개막이 얼마 안 남은 만큼 강한 상대를 만났을 때 최대한 선수단의 컨디션을 끌어올려 두려는 듯했다.
전반 1분부터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앙투안 그리즈만이 슛으로 포문을 열었다.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는 팀 K리그와 붙을 때와 마찬가지로 기분적으로 백 5 골격을 세운 채 게임을 풀어갔다. 이에 맞서는 맨체스터 시티는 엘링 홀란을 최전방에 두고 나머지 선수들은 백 스리를 후방에 펼친 채 라인을 높게 잡았다.
전반 7분 하프 스페이스로 들어온 볼에 엘링 홀란이 반응했다, 엘링 홀란은 피니시가 쉽지 않은 상황에서도 어떻게든 슛으로 상황을 마무리했다. 서울 월드컵경기장에 모인 인파는 엘링 홀란의 날 선 움직임에 커다란 환호성을 질렀다. 경기는 친선전임에도 진지한 양상으로 치달았다.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우측 윙백 세사르 아스필리쿠에타는 잭 그릴리쉬를 막는 과정에서 경고를 받았다.
전반 22분엔 맨체스터 시티가 코너킥 상황에서 한 차례 골망을 흔들었다. 하지만 경기를 관장한 김우성 주심은 맨체스터 시티의 존 스톤스가 얀 오블락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골키퍼에게 파울을 범했다고 선언했다. 전반 28분엔 필 포든의 돌파 이후 훌리안 알바레스가 슛을 날렸다. 전반 29분엔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사무엘 리노가 좌 측면을 돌파해 크로스를 올렸고, 알바로 모라타가 날아올라 위협적 헤더를 선보였다. 볼은 골문 위로 넘어갔다. 알바로 모라타와 사무엘 리노, 그리고 디에고 시메오네 감독은 아쉬운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친선전 그 이상의 열기가 올라왔음이 다시금 입증된 장면이었다. 이 장면 이후엔 필 포든이 날카로운 슛으로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골문을 위협했다. 필 포든 역시 아쉬운 반응을 숨기지 않고 표출했다.
전반 34분, 아틀레티코 마드리드가 역습에서 큰 기회를 잡았다. 사무엘 리노 방향으로 공간이 열렸고, 사무엘 리노는 중앙으로 볼도 눌러놨다. 페널티 박스 안으로 잠입한 토마스 르마는 문전 앞에서 컨트롤이 좋지 못했고 이걸 맨체스터 시티가 처리했다. 이후엔 맨체스터 시티의 카운터 시퀀스가 찾아왔으나 마리오 헤르모소의 호수비가 상황을 정리했다. 다음 상황에서는 마리오 헤르모소가 필 포든을 차단하다가 경고를 받았다.
두 팀은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에서 만난 것처럼 치열하게 게임을 이어갔다. 디에고 시메오네 감독은 부심에게 계속해서 어필을 시도했고, 호셉 과르디올라 감독 또한 선수단을 향한 지시를 지속했다. 반드시 좋은 게임을 펼치겠다는 두 사령탑의 의지가 상암벌에 흘렀고, 그 광경에 운집한 팬들의 감정은 점차 고조됐다, 전반 42분엔 훌리안 알바레스의 페널티 박스 외곽 감아차기가 얀 오블락 골키퍼에게 안겼다.
전반 막판엔 앙투완 그리즈만의 장거리 돌파가 이어졌다. 앙투완 그리즈만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진영에서 볼을 빼낸 뒤, 필 포든을 달고 계속해서 달렸다.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다른 선수들의 쇄도가 조금 더 빨랐다면 공이 연결되어 위협적 장면이 될 뻔했다. 이즈음 전반 추가 시간이 발표됐다. 1분이었다. 이 시간 동안엔 별다른 시퀀스 없이 상황이 종료됐다. 후반전의 더욱 치열한 대결을 기대케 하는 전반전이었다.
후반전 시작을 앞두고선 양팀이 모두 골키퍼를 교체했다. 맨체스터 시티는 에데르송 대신 스테판 오르테가를,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는 얀 오블락 대신 이보 그리비치를 넣었다. 와중 카메라엔 맨체스터 시티의 에이스 케빈 더 브라위너가 잡혔다. 관중들은 스타를 기다리는 마음을 표출하며 아낌없이 환호성을 쳤다.
후반 4분엔 아틀레티코 마드리드가 이번 경기에서 가장 위협적 장면을 연출했다. 코너킥 장면이었는데 사무엘 리노의 헤더가 골문을 향했다. 이걸 교체로 들어온 스테판 오르테카 골키퍼가 빛나는 선방으로 해결했다. 이후엔 양 팀 선수들이 약간의 신경전을 벌였다. 잭 그릴리쉬와 로드리고 데 폴의 감정이 오고갔다. 심판은 중재를 했고 팬들의 박수 속에 선수들은 감정을 정돈하고 다시금 게임에 임했다. 이즈음 맨체스터 시티가 교체 카드를 다수 발동할 조짐을 보였다. 터치라인 근처에서 많은 선수들이 출격을 대기했다.
후반 7분엔 카일 워커의 중거리슛이 골대 상단을 강타했다. 데드볼 상황에서 연결된 장면이었는데, 흘러나온 볼에 카일 워커가 힘을 잔뜩 실어 슛을 시도했다. 이 상황에서 심판진은 코너킥을 선언했다.
후반 9분 호셉 과르디올라 감독은 선수들을 대거 교체했다. 8명이 동시에 그라운드를 밟았다. 시즌 시작을 얼마 남기지 않은 만큼 선수들을 최대한 시험하려는 듯한 맨체스터 시티였다. 이 시점까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는 별다른 선수 교체를 하지 않았다. 맨체스터 시티는 잭 그릴리쉬, 카일 워커, 존 스톤스, 에므리크 라포르트, 로드리, 엘링 홀란, 필 포든, 베르나르두 실바를 빼고, 세르히오 고메스, 오스카르 보브, 주앙 칸셀루, 마누엘 아칸지, 캘빈 필립스, 제임스 매카티, 리코 루이스, 마테오 코바치치가 그라운드를 밟았다. 세르히오 고메스는 투입 후 얼마 지나지 않아 경고를 받기도 했다.
후반 16분엔 디에고 시메오네 감독도 선수들을 대거 교체했다. 앙투안 그리즈만은 교체로 빠져나가며 서울 월드컵경기장을 찾은 팬들에게 웃으며 손을 흔들었다. 알바로 모라타 또한 마찬가지로 팬 서비스를 이어갔다. 후반 21분엔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앙헬 코리아가 골에 근접한 순간을 다시 연출했다. 우 측면 마르코스 요렌테의 돌파가 패스를 거쳐 중앙으로 이어졌고 앙헬 코리아가 마지막 슛을 시도했다.
후반 21분, 드디어 골이 터졌다. 주인공은 교체로 그라운드를 밟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공격수 멤피스 데파이였다. 멤피스 데파이는 페널티 박스 앞에서 동료와 볼을 주고받으며 '트레블 시티'의 골망을 흔들었다. 멤피스 데파이의 시원한 골 장면에 마드리드의 명장 디에고 시메오네 감독도 손을 흔들며 행복해 했다.
한 번이 터지자 두 번은 쉬웠다. 또 아틀레티코 마드리드가 골을 터뜨렸다. 후반 29분 야닉 카라스코가 시원하게 골망을 갈랐다. 야닉 카라스코는 치밀하게 문전 근처로 잠입해 골문 구석을 겨냥한 슛으로 상황을 해결했다. 이후엔 기쁨을 만끽하는 셀레브레이션으로 팬들의 환호를 불러왔다. 이즈음 서울 월드컵경기장을 찾은 관중 숫자가 발표했다. 64,185명이라는 어마어마한 관객들이 맨체스터 시티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게임을 보러 현장에 함께했다.
후반 32분엔 맨체스터 시티의 칼빈 필립스가 거친 파울로 경고를 받았다. 팀이 0-2로 밀리자 순간 거칠어진 맨체스터 시티였다. 두 팀은 후반 종반까지도 역동성을 유지했다. 그러다가 맨체스터 시티가 만회골을 터뜨렸다. 후반 40분 코너킥 상황에서 후벵 디아스 헤더로 골망을 갈랐다. 세르히오 고메스의 왼발 킥을 냉철하게 머리로 처리했던 후벵 디아스였다.
이후 추가 골은 없었다. 두 팀은 치열하게 마지막까지 격돌했고, 결국 아틀레티코 마드리드가 맨체스터 시티에 2-1 승리를 거뒀다. 유럽 명문의 서울 월드컵경기장 격돌은 후끈한 열기 속에 성료했다.
글=조남기 기자(jonamu@soccerbest11.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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