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 호수’에 회갈색 선체… 우크라, 자체 개발 해상 드론 첫 공개
우크라이나가 러시아를 견제하기 위해 자체 개발한 해상 드론을 서방 언론에 처음으로 공개했다. 이 해상 드론은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군사적 긴장이 높아지고 있는 흑해에서 러시아군을 공격 및 감시하는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CNN 방송은 30일(현지 시각) 우크라이나의 해상 드론을 단독 공개했다. 이 해상 드론은 우크라이나가 직접 설계 및 제조한 것으로, 원격으로 제어되며 러시아군 공격은 물론 정찰 및 감시 임무에 사용된다. 특히 러시아의 흑해 함대를 잡는 것을 최우선 임무로 하고 있다고 한다.
해상 드론이 위치한 정확한 위치는 공개되지 않았다. CNN은 “해상 드론은 ‘비밀 호수’ 기슭에 은밀하게 자리 잡고 있었으며, 방수포를 걷어내자 두 개의 회갈색 선체가 모습을 드러냈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우크라이나의 해상 드론은 길이 5m의 길고 폭이 좁은 회갈색의 보트 형태로 제작됐다. 보트 무게만 1000㎏이며, 폭발물을 300㎏까지 실을 수 있다. 공격 범위는 800㎞, 최대 시속은 80㎞다.
드론 조종판은 검은 서류 가방처럼 보이는 케이스 안에 조이스틱·모니터·버튼 등으로 맞춤 제작됐다. ‘폭발’이라고 적힌 버튼 위에는 실수로 눌리는 것을 막고자 덮개가 씌워져 있다. CNN은 이 조종판을 두고 “흡사 게임용 패드처럼 보였다”고 했다. 이날 방송에는 실명 대신 ‘샤크’(Shark)라는 가명을 요구한 우크라이나 조종사가 부두 위에서 검정 서류 가방을 꺼내 들면서 해상 드론이 본격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하는 장면이 나왔다.
우크라이나는 지난해 2월 러시아 침공 이후부터 이 해상 드론을 자체적으로 개발하기 시작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개발자는 “해상 전력이 강한 러시아에 저항하기 위해 해상 드론 개발은 매우 중요했다”며 “러시아에 맞설 다양한 병력을 많이 갖추지 못해 우리만의 무언가를 개발해야만 했다”고 했다. 이어 “이 드론은 완전히 우크라이나 제품”이라며 “우리가 디자인하고 테스트했다. 선체 및 소프트웨어 모두 자체 생산했다”고 했다. 아울러 “이 드론의 속도는 현재 흑해 지역의 어떤 선박보다 빠르다”고 했다.
우크라이나는 해상 드론을 이미 두 차례 이상 전장에 투입한 것으로 파악됐다. 우크라이나 국방부 소식통은 “이 해상 드론을 이달 케르치 다리와 지난해 10월 크림반도 세바스토폴 항구 공격에 이용했다”고 했다. 실제로 지난해 10월 29일과 이달 17일, 러시아는 우크라이나가 각각 크림반도 세바스토폴항과 크림대교(케르치해협 대교)에 해상 드론 공격을 감행했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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