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게 빗나갔다, 슈팅도 꼭 이길 거란 예상도…벨호, 2차전 모로코에 0 대 1 패
수차례 찬스 놓치며 ‘유효슈팅 0’
이른 실점 만회 실패, 2연패 ‘수모’
감독 “이게 현실, 모두 바뀌어야”
독일 5골 이상 이겨야 16강 가능성
이번에도 승리의 벨은 울리지 않았다. 14차례나 슈팅을 날리고도 상대 골문을 열지 못했다. 한국 여자축구 대표팀(FIFA 랭킹 17위)이 아랍권 국가로는 사상 최초로 여자 월드컵 본선에 나선 모로코(랭킹 72위)에도 패해 조별리그 2연패를 당했다.
콜린 벨 감독이 지휘하는 대표팀은 30일 호주 애들레이드의 하인드마시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국제축구연맹(FIFA) 호주·뉴질랜드 월드컵 H조 조별리그 2차전 모로코와의 경기에서 0-1로 패했다. 대회 8강이라는 역대 최고 성적을 목표로 월드컵 대장정에 나선 대표팀은 지난 25일 콜롬비아(랭킹 25위·0-2 패)전에 이어 한 골도 넣지 못하며 2연패, 조 최하위로 추락했다. 대표팀은 여자 월드컵 본선에서 2015년 대회 프랑스와 16강전부터 6연패(월드컵 통산 1승1무10패)에 빠졌다.
16강 진출은 사실상 힘들어졌다. 이어 열린 경기에서 비기기만 해도 한국의 16강 진출을 좌절시키는 독일(랭킹 2위)이 콜롬비아에 1-2로 지는 이변이 벌어지면서 산술적인 불씨는 살아있지만 쉽지 않다. 대표팀이 16강 티켓이 걸린 조 2위가 되려면 8월3일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모로코가 콜롬비아에 패하고, 한국이 독일을 상대로 5골 차 이상으로 승리해야 한다.
앞선 콜롬비아전 패배로 16강 진출을 위해서는 다득점 승리가 필요했던 한국은 이날 최전방에 베테랑 장신 공격수 박은선을 내세웠다. 선제골을 넣어 경기 주도권을 잡으려 했지만 오히려 전반 이른 시간에 골을 내주며 경기가 꼬였다. 전반 6분 모로코의 이브티삼 즈라이디가 골문 앞으로 잘라 쇄도하면서 하나네 아이트 엘 하지의 측면 크로스를 골로 연결했다. 방향을 돌려놓아 반대편 골망을 흔드는 헤더로 모로코의 역사적인 여자 월드컵 도전 1호골을 기록했다.
한국은 강한 압박과 많은 움직임으로 수차례 찬스를 잡았다. 그러나 결정적 한 방으로 이어질 마지막 패스와 슈팅이 부정확했다. 전반 17분 조소현으로부터 패스를 받은 이금민의 슈팅은 수비에 맞고 굴절됐다. 3분 뒤 왼쪽에서 흘러온 크로스를 받은 추효주가 페널티박스 안에서 노마크 찬스를 잡았지만, 슈팅이 크게 벗어났다. 빗나간 슈팅이 반대편 손화연에게 연결되는 행운도 골로 이어지지 않았다.
전반 26분에는 지소연이 왼쪽에서 올린 크로스가 골문 앞 박은선의 헤더로 연결됐지만 골문을 빗나갔다.
후반에도 경기 주도권은 한국에 있었으나 동점골은 끝내 나오지 않았다. 후반 42분에는 케이시 유진 페어가 정은아가 컷백으로 내준 패스를 받아 때린 왼발 슈팅까지 벗어났다. 후반 추가 시간에는 페널티박스로 잘 침투해 들어간 장슬기의 왼발 슛도 골문을 외면했다.
대표팀은 볼점유율에서 49%-31%(경합 20%)로, 슈팅수에서 14-9로 앞서고도 유효슈팅(0-2)은 하나도 없었다. 35번의 크로스 시도에서 성공한 것도 10번에 그쳤다. 한국 여자축구가 세계 무대에 도전하기 위해선 공격력을 더 끌어올려야 하는 숙제만 확인했다.
지소연은 경기 후 “아무래도 저희가 부족했던 것 같고, 드릴 말씀이 없다”며 고개를 숙였다. 콜린 벨 감독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여자 실업축구 WK리그를 비롯한 한국 여자축구 전체의 시스템을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기기 위해 경쟁하는 게 축구다. 이번 월드컵이 현실이다. 최고의 팀, 최고의 감독, 최고의 선수가 온다”며 “이기면 올라가고 지면 떨어지는 게 현실이다. 눈을 떠야 한다. 체제, 인력, 선수들 모두가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정호 기자 alph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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