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이상 워라밸·삶 만족도, 기혼자가 ‘솔로’보다 높다”

오남석 기자 2023. 7. 30. 2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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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 이상 취업자의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과 삶에 대한 만족도는 가정생활이나 자녀 양육 부담을 갖는 기혼자가 그런 부담이 없는 미혼자보다 오히려 높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보사연의 '2022년 일-생활 균형 실태조사' 결과를 분석한 이 보고서에 따르면, 워라밸 만족도는 20대 때는 미혼자가 높았지만 30대 이후에는 반대로 기혼자가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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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건복지포럼 보고서
20대는 미혼자 워라밸 만족도 높지만 30대부터는 기혼자가 높아
여성 유자녀 기혼자 만족도 떨어져… 가사·양육 부담 ‘여성 쏠림’ 반영
게티이미지뱅크

30대 이상 취업자의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과 삶에 대한 만족도는 가정생활이나 자녀 양육 부담을 갖는 기혼자가 그런 부담이 없는 미혼자보다 오히려 높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나 혼자 편하게 산다’는 통념과 다른 결과여서 주목된다. 워라밸 관련 정책이 기혼자나 유자녀자에 집중된 만큼, 미혼자나 무자녀자에 대한 정책적 관심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30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월간지 ‘보건복지포럼’ 최신호의 ‘일-생활 균형과 삶의 만족’ 보고서(변수정)에 이 같은 내용이 실렸다. 보사연의 ‘2022년 일-생활 균형 실태조사’ 결과를 분석한 이 보고서에 따르면, 워라밸 만족도는 20대 때는 미혼자가 높았지만 30대 이후에는 반대로 기혼자가 높았다.

이 보고서는 만 19~59세의 실태조사 참여자 중 취업자 1만7510명을 분석한 결과다. ‘일-생활 균형’에 대한 만족도를 7점 척도(1점 ‘매우 불만족’~7점 ‘매우 만족’)로 조사한 결과, 평균 4.47점으로 보통(4점)보다 조금 높은 수준이었다.

만족도는 남성(4.51점)이 여성(4.42점)보다 조금 높았다. 연령별로는 19~29세가 4.56점으로 가장 높았고 30대 4.39점, 40대 4.02점으로 낮아지다가 50대에서 다시 4.52점으로 높아졌다.

혼인 여부에 따라서는 미혼(4.44점)과 기혼(4.48점) 사이 별다른 차이가 없었다. 그런데 이를 연령별로 다시 살펴 보면 20대까지는 미혼자, 30대 이후에서는 기혼자의 만족도가 뚜렷하게 높았다.

만 19~29세의 경우 미혼이 4.57점으로 4.45점인 기혼보다 높았으나 30대에서는 미혼과 기혼이 각각 4.34점과 4.46점으로 역전됐다. 40대에서도 4.34점과 4.43점이었고, 50대에서는 4.29점과 4.55점으로 격차가 더 벌어졌다.

삶 자체에 대한 만족도(1~7점·평균 4.47점)에서도 기혼자(4.53점)가 미혼자(4.38점)보다 높은 점수가 나왔다.

자녀 유무에 따른 삶 만족도는 자녀가 있는 사람이 양육 부담이 없는 무자녀자보다 높았다. 자녀가 없는 경우 삶에 대한 만족도가 4.46점이었는데 △자녀가 1명인 경우 4.48점 △자녀가 2명 이상인 경우 4.56점으로 나타났다.

남성 기혼자는 자녀의 유무가 워라밸 만족도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했지만 여성은 자녀가 있는 경우 만족도가 눈에 띄게 떨어졌다. 자녀가 있는 기혼 남성과 없는 기혼 남성의 워라밸 만족도는 각각 4.50점과 4.53점으로 비슷했지만, 여성의 경우 자녀가 없으면 4.50점이던 만족도가 자녀가 있는 경우 4.37점으로 떨어졌다.

이는 가사와 자녀 돌봄 부담이 남성보다 여성에게 집중된 결과로 풀이된다.

워라밸 만족도는 자녀 중 미취학 자녀가 있는 경우 4.38점으로 없는 경우인 4.49점보다 낮았다. 미취학 자녀가 있는 경우 중에서도 여성(4.28점), 40대(4.35점), 월평균 가구소득 300만원 미만(3.84점)인 집단에서 특히 낮았다.

보고서는 "한국에서 일-생활 균형에 대한 관심은 일·가정 양립으로 출발했고, 기혼, 자녀 양육 가족이 실질적인 정책 대상이었지만, 가족 단위가 아니라 일과 개인 생활로 확장된 차원에서 균형을 강조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오남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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