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위 만난 청년들 "청년 정치인 많이 공천한다고 좋아질까"

김은경 더불어민주당 혁신위원장이 30일 성동구의 한 카페에서 열린 2030 청년좌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연합뉴스>

혁신위원들을 만난 청년들은 30일 민주당을 향해 "(내년 총선에) 청년 정치인을 많이 공천한다고 좋아질 것 같지 않다"는 쓴소리를 했다. 민주당이 내놓는 정책들을 가리켜서는 "'신호등 치킨'(튀김옷 색상만 다른 치킨) 같다"고 꼬집었다.

혁신위원회는 이날 성동구의 한 카페에서 '2030 청년좌담회'를 열었다.

혁신위원들은 참가자들을 세대별·성별로 나눈 5개 조를 각각 전담해 청년들과 대화를 나눴다. 총25명으로 구성된 '청년 패널'들은 이 자리에서 포스트잇에 메모하는 형태로 민주당에 건의를 쏟아냈다.

참가자들은 혁신위를 향해 '민주당이 여소야대 국면을 전혀 활용하지 못한 채 서로 싸우기만 한다', '구체화된 세부화된 정책들로 신혼부부들이 살 수 있도록 도와주면 좋겠다'는 등의 의견을 내놨다. 신림동 '묻지마 칼부림'사건과 관련해서도 '피해자 인권을 가해자 인권보다 중시해서 처벌을 강화하는 쪽으로 의견 모아주면 좋겠다'는 건의가 나왔다.

박성진 혁신위원은 "민주당이 내놓은 정책들은 딸기맛 치킨, 메론맛 치킨, 바나나맛 치킨 등 '신호등 치킨' 같다는 의견이었다"며 "순간 인기만 얻으려고 하고 실제 도움이 되는 건 하나도 없다는 지적"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민주당이 반드시 새겨들어야 하고 혁신위가 높이 새겨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복경 혁신위원은 "우리 조 테이블에서 나온 의견 중에는 청년 정치인을 많이 공천한다고 민주당이 좋아질 것 같지 않다는 의견도 있었다"며 "청년 정책을 단발성으로 하지 말라는 의견도 있었다. 지적을 잘 새겨서 반영하겠다"고 말했다.

김남희 혁신위원은 "뼈아프게 다가왔던 게 30대 위한 공약이 없다는 것"이라며 "저출생, 연금, 기후위기, 교육, 주거 문제까지 실질적인 이야기를 많이 나눴고 민주당이 대안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고 밝혔다.

박요셉 혁신위원은 "정책을 단순하게 돈을 주는 게 필요한 게 아니라는 이야기를 했다"며 "실질적으로 와닿는 정책을 고민해달라는 요구가 있었다"고 전했다.

김은경 더불어민주당 혁신위원장은 "민주당의 색채를 보면 늙은 느낌이 난다"며 "청년들의 목소리를 잘 듣는 기회를 만들어야 민주당이 젊어질 것 같다"고 강조했다.

간담회 말미에는 "미래위원회 만들어서 듣는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제안할 예정"이라며 "오늘 건의를 잘 정리해서 민주당에 잘 전달하겠다"고 밝혔다.김세희기자 saehee0127@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