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관객들과 함께할 클래식 여정… 벌써 설레”

이강은 2023. 7. 30. 2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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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클래식 레볼루션’ 무대 서는 레이 첸, 홍수진·수경 자매 본지 서면 인터뷰
바이올리니스트 레이 첸
“한국에서의 공연 독특하고 짜릿
브람스 복잡한 감정선 교감할 것”
언니는 바이올린, 동생은 첼로
“1년에 120번 넘게 무대서 호흡
잊지 못할 최상의 연주 들려줄 것”
누구든 평소 꿈꾸던 여행지 등 가고 싶은 곳을 가게 될 때 들뜨기 마련이다. 더욱이 그곳에 꼭 만나보고 싶은 사람까지 있다면 기대감은 한껏 높아진다. 그 사람을 위해 어떤 선물을 챙겨갈지 고민하고 준비하는 과정 자체도 기쁘고 즐거울 수밖에 없다. 다음달 11일부터 20일까지 서울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리는 ‘2023 클래식 레볼루션’을 위해 방한하는 대만계 호주 바이올리니스트 레이 첸과 덴마크 국립 교향악단에서 각각 악장과 첼로 수석을 맡고 있는 홍수진·수경 자매가 그렇다.
 
이들은 공연을 앞두고 30일 세계일보와 한 서면인터뷰에서 “클래식 음악에 대한 열정과 감상이 깊은 한국 관객들과 음악적 탐구의 여정을 시작할 날을 손꼽아 기다린다”(레이 첸), “5년 만의 내한 공연이라 설렌다. 뜻깊은 공연인 만큼 최상의 연주로 관객들을 만나뵙고 싶다”(홍 자매)며 관객 기억에 남는 공연을 선물로 준비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미국의 지휘자·작곡가·피아니스트로 세계적 명성을 자랑한 레너드 번스타인(1918~1990)의 음악세계를 집중 조명하는 올해 클래식 레볼루션에서 이들은 두 차례씩 무대에 오른다.

레이 첸이 먼저 11일 개막 무대에서 안드레아스 오텐잠머 예술감독(베를린 필하모닉 클라리넷 수석), 서울시립교향악단과 함께 브람스 바이올린 협주곡을 들려준다. 브람스는 번스타인에게 큰 영향을 준 작곡가 중 한 명이다.
바이올리니스트 레이 첸.
그는 이어 15일 오텐잠머(클라리넷)·윤홍천(피아노)·조진주(바이올린)·김사라(비올라)·한재민(첼로)·조정민(더블 베이스)과 함께 브람스의 헝가리 무곡과 클라리넷 5중주 등 실내악 성찬을 꾸민다.

레이 첸은 “브람스의 음악은 제 마음과 공연에서 특별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며 “그의 곡을 독특하게 만드는 것은 감정의 깊이와 다층적인 복잡성”이라고 설명했다.

“브람스의 음악에서 슬픔은 단순히 ‘슬픔’의 한 층이 아니에요. 슬픔에 우울함과 애절함이 더해졌죠. 바이올린 협주곡이나 클라리넷 5중주 같은 실내악 작품에서는 이런 복합성이 두드러져요. 하지만 헝가리 무곡과 같은 작품에서는 주제를 보다 간결하게 담아내 다재다능함을 보여주죠. 이번 공연에서 브람스의 복잡한 감정 팔레트를 한국 관객들과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몇 차례 내한했던 그는 한국에서의 공연을 “독특하고 짜릿하다. 마법과도 같다”며 하루빨리 다시 한 번 경험하고 싶다고 거듭 강조했다. “한국 관객들의 심오한 음악적 이해도와 거침없는 표현력이 결합돼 진정으로 역동적인 콘서트 환경이 조성돼요. 관객들의 통찰력과 활력 덕분에 음악적으로 더 깊은 교감을 나눌 수 있는 한국에서의 공연은 매우 보람된 일입니다.”

레이 첸은 청중과 활발한 소통을 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다양한 유튜브 채널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자신의 생각을 거침없이 표현하며, ‘리그 오브 레전드(롤)’ 제작사인 라이엇게임즈 음악 자문으로도 활동했다. 직접 디자인한 바이올린 케이스를 악기 제조사 게바를 통해 출시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 그는 “제 성공의 척도는 ‘최고의 바이올리니스트’가 되거나 명성을 얻는 것이 아니라 음악의 힘을 통해 사람들의 삶에 의미 있는 변화를 만드는 것”이라며 “음악의 마법을 공유하고 싶어 음악가가 된 만큼 무대에서든 온라인 동영상에서든 (사람들에게) 음악으로 다가가고, 소통하고, 영감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올리니스트 홍수진, 첼리스트 홍수경 자매.
덴마크 국립 교향악단의 주축인 바이올리니스트 홍수진과 첼리스트 홍수경은 각각 1977년 1월, 12월생으로 11개월 차 자매다. 1999년 홍수경의 남편인 덴마크 출신 피아니스트 옌스 엘베케어와 결성한 3중주단 ‘트리오 콘 브리오 코펜하겐’으로도 유명하다.

홍 자매는 “오케스트라에서는 악장과 첼로 수석으로 누구보다도 자주 함께 같은 무대에 선다. 1년에 120번 넘게 무대에서 눈과 호흡을 맞추다 보니 눈빛만 봐도 알 수 있는 텔레파시가 생긴 것 같다”며 “대규모 실내악이라고 할 수 있는 오케스트라와 트리오 두 앙상블의 장점을 최고로 만들어 가려고 한다. 여러모로 최적의 콤비인 것 같다”고 설명했다.

14일 첫 무대에도 트리오 콘 브리오 코펜하겐의 브람스 피아노 제1번과 트리오, 차이콥스키 트리오 가단조를 연주한다. 17일에는 자매가 인천시립교향악단과 브람스 이중협주곡 가단조를 들려준다.

두 사람은 오랜 시간 함께 활동하는 것에 대한 장단점을 묻자 “인생의 가장 기쁘고 슬픈 모든 일을 함께 나누며 수많은 소중한 순간과 그때의 감정을 음악으로 함께 표현할 수 있다”면서도 “하지만 음악은 일이 아닌 삶이다. 서로 얽히고설키며 하모니와 불협화음을 만들어 가는 것 같다”고 했다.

이강은 선임기자 ke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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