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 뜨면 ‘녹초’ 해 지면 ‘뜬눈’…폭염 탈출 해운대에 30만 북적
엔데믹 이후 첫 본격 휴가철
강원도 내 해수욕장도 ‘50만’
서해 명소 주변도 교통정체
강릉은 8일째 열대야 기승
서늘한 대관령 찾아 ‘차박’도
체감온도가 35도를 넘어서는 찜통더위로 전국 곳곳에 폭염경보가 내려진 30일 해수욕장과 계곡 등지엔 많은 피서객이 몰려들어 북새통을 이뤘다. 열대야가 기승을 부리면서 잠 못 드는 밤이 이어지고 있으며 온열질환자도 속출하는 등 여름철 건강관리에도 비상이 걸렸다.
부산 해운대해수욕장엔 이날 하루 30만명가량의 인파가 몰렸고, 광안리해수욕장과 서핑의 메카로 불리는 송정해수욕장에도 14만~15만명의 피서객이 찾아 물놀이를 즐겼다. 지난 29일에도 해운대해수욕장 27만57명, 광안리해수욕장 14만1914명 등 부산지역 7개 해수욕장에 총 57만8048명이 찾은 것으로 집계됐다.
부산시는 ‘제27회 부산바다축제(8월1~6일)’ 기간에 더 많은 피서객이 몰릴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해운대와 다대포 등 해수욕장별로 특화된 행사를 개최해 인파를 분산시킬 계획이다.
강릉·동해·속초·삼척·고성·양양 등 강원 동해안 6개 시·군 85개 해수욕장에도 이른 아침부터 많은 피서객이 몰려들어 솔밭이나 파라솔 아래에서 바닷바람을 쐬며 더위를 식혔다. 30일 강원도 내 해수욕장을 찾은 피서객만 50만여명에 달한다. 이는 지난 24일 9만6408명에 비해 5배 이상 증가한 것이다.
가족과 함께 경포해수욕장을 찾은 이미연씨(42·경기 수원)는 “9만~10만명가량이 한꺼번에 몰려들다 보니 다소 혼잡하긴 했으나 유명 해수욕장의 들뜬 분위기를 만끽할 수 있어 좋았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엔데믹(풍토병화) 전환 이후 맞은 첫 여름휴가철에 마스크를 벗어 던지고 물놀이를 즐기려는 피서객이 몰려들면서 포항 칠포해수욕장, 영일대해수욕장, 보령 대천해수욕장 등 동·서해안 유명 해수욕장 주변도로 곳곳에선 극심한 차량 정체 현상이 빚어지기도 했다.
수도권과 전남 일부 지역을 비롯해 부산, 강릉, 포항 등지에서 열대야가 자주 나타나며 지역주민들의 일상생활에도 많은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지난 29일 오후 6시부터 30일 오전 6시 사이 강릉지역의 밤 최저기온이 27도를 기록했다. 삼척의 밤 최저기온도 25.4도였다.
열대야는 전날 저녁부터 다음날 아침까지 기온이 25도 미만으로 떨어지지 않은 때를 말한다.
강릉에서는 지난 22일부터 8일째 열대야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열대야가 기승을 부리자 강릉 남항진 솔바람다리와 강문 솟대다리 등 바람이 자주 부는 바닷가를 찾아 돗자리를 펴고 잠을 청하는 ‘야외 숙박족’도 늘어나고 있다. 강릉 포남동에 사는 김성민씨(52)는 “요즘 너무 더워 저녁 식사를 한 후 고원지대인 대관령 정상 일대를 찾아 차박을 하고 있다”며 “백두대간의 주요 고갯길과 바닷가 인근 다리 주변에 차를 세우고 잠을 청하는 주민들이 계속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행정안전부 ‘폭염 시 국민행동요령’을 보면, 폭염 시에는 야외활동을 자제하고 외출할 경우 챙이 넓은 모자와 가벼운 옷차림을 하고 물을 자주 마시는 것이 좋다. 특히 창문이 닫힌 자동차 안에는 노약자나 어린이를 홀로 남겨둬선 안 되며 현기증·메스꺼움·두통·근육경련 등의 증세가 나타나면 서늘한 곳으로 이동해 휴식을 취하고 시원한 음료를 천천히 마셔야 한다.
최승현·권기정·김현수 기자 cshdmz@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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