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전승절 외교’ 中보다 러에 무게추… 우크라戰 지원·무기 거래 의지 담은 듯

김예진 2023. 7. 30. 21:01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북한이 자칭 '전승절'(정전협정 체결일) 70주년을 전후로 중국, 러시아를 초대해 펼친 외교전에서 노골적으로 러시아를 우대했다.

AFP통신에 따르면 29일 '2+2'(외교·국방) 각료급 협의를 위해 호주를 방문한 블링컨 장관은 기자들과 만나 "그가 그곳(북한)에서 휴가를 보낸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우리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대한 공격을 계속하기 위해 가능한 모든 곳에서 필사적으로 지원과 무기를 찾는 것을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노동신문 보도 등 노골적 ‘러시아 우대’
김정은, 쇼이구 국방장관과 7차례 동행
中대표단은 한 차례 접견 겸 식사 그쳐
美 블링컨 “쇼이구 방북, 무기 확보 목적”

북한이 자칭 ‘전승절’(정전협정 체결일) 70주년을 전후로 중국, 러시아를 초대해 펼친 외교전에서 노골적으로 러시아를 우대했다. 국제사회의 경고에 아랑곳하지 않고 우크라이나 전쟁 지원과 무기 거래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6∼29일자 신문에서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부 장관을 단장으로 하는 러시아 군사대표단 관련 보도를 도배하듯 쏟아냈다. 3일치 신문에 총 12건이 실렸다. 평양 도착 소식부터 김정은 국무위원장 접견, 무장 장비 전시회장 관람, 강순남 국방상과의 회담, 환영 연회 2차례, 김 위원장과의 별도 오찬 등 국빈급 대우를 하며 모든 행보를 일일이 보도했다. 쇼이구 장관이 김 위원장과 동행하는 일정도 대공연, 열병식을 포함하면 7건에 달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별도의 축하 연설 메시지를 보내 “대우크라이나 특수군사작전에 대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확고한 지지는 우리 공동의 이해관계를 부각시켜 주고 있다”고 강조한 사실도 게재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오른쪽)이 지난 28일 리홍중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회 부위원장과 포옹하고 있다. 우리 국회 부의장에 해당하는 리 부위원장은 북한의 자칭 ‘전승절’(정전협정 체결일) 70주년을 맞아 중국 대표단을 이끌고 방북했다. 평양=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러시아와 비교하면 중국은 뒷전으로 밀린 듯 보일 정도였다. 리훙중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회 부위원장을 단장으로 한 중국 정부대표단의 방북 행보는 27∼30일자에 9건 보도됐다. 김 위원장과 정식 접견 겸 식사도 단 1차례에 그쳤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부 장관은 쇼이구 장관 방북 이유가 우크라이나 전쟁용 무기를 확보하기 위해서라고 밝혔다. AFP통신에 따르면 29일 ‘2+2’(외교·국방) 각료급 협의를 위해 호주를 방문한 블링컨 장관은 기자들과 만나 “그가 그곳(북한)에서 휴가를 보낸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우리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대한 공격을 계속하기 위해 가능한 모든 곳에서 필사적으로 지원과 무기를 찾는 것을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러시아의 행보에 대해 “우리는 이를 북한에서, 또 이란에서 볼 수 있다. 이란은 우크라이나의 민간 기반시설을 파괴하고 민간인을 살해하기 위해 사용하는 수많은 드론을 러시아에 제공했다”고 덧붙였다. 국무부는 27일에도 “김 위원장이 쇼이구 장관에게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등 무기를 직접 설명한 것에 대해 매우 우려하고 있다”고 했다.

앞서 파이낸셜타임스(FT)는 우크라이나 군인들이 러시아군으로부터 빼앗은 것으로 추정되는 북한산 로켓을 동부 격전지 바흐무트에서 사용하는 모습이 포착됐다고 보도했다. 우크라이나 군인들은 이 로켓이 러시아군에 전달되기 전 우크라이나에 ‘우호적인 국가’가 압수해 건네준 것이라고 말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리 부위원장 편에 김 위원장에게 보낸 친서 내용은 중국에서 공개됐다. 친서에서 시 주석은 “국제 풍운이 어떻게 변하든 중·북 관계를 잘 유지하는 것은 확고한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김예진 기자, 워싱턴·베이징=박영준·이귀전 특파원

Copyright © 세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