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개의 심장’ 렉서스 RX 500h F 스포츠 퍼포먼스…조용하되 강하다, 묵직하되 날렵하다
전기차는 친환경차의 상징이자 목표가 됐지만, 여전히 친환경차 중 ‘대장’은 하이브리드다. 하이브리드차는 친환경차 중 가장 많이 팔리는 볼륨 차종이고, 아직 미완성인 전기차의 한계점도 보완한다.
중저속 구간에서는 모터를 활용해 응답성을 높이고 연비에도 도움을 준다. 기름으로 달릴 수 있으니 충전 문제도 해결된다. 모터와 엔진을 동시에 사용해서 고성능을 낼 수도 있다. 하이브리드 명가 도요타그룹의 고급 브랜드 ‘렉서스 RX 500h F 스포츠 퍼포먼스’는 이런 하이브리드차의 장점을 선명하게 보여줬다.
렉서스가 지난 6월 국내에 출시한 렉서스 RX 500h F 스포츠 퍼포먼스를 최근 100여㎞ 몰아봤다. 서울 도심과 수도권 고속도로를 달렸다.
렉서스 RX 500h F 스포츠 퍼포먼스의 특징을 한 문장으로 요약한다면 ‘크지만 조용하고 모든 구간에서 잘 달린다’였다.
RX 500h는 준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다. 전장 4890㎜, 전폭 1920㎜다. 위쪽으로 크게 올라온 그릴은 실제보다 더 커 보이게 한다. 위압감도 준다.
하지만 이렇게 큰 차를 막상 타면, 뛰어난 정숙성과 응답성을 느낄 수 있다. 저속 구간에서 모터로 달리고 속도가 올라가면 엔진이 작동해서 힘을 실어준다. 모터가 당기고 엔진이 밀어주는 느낌이다. 전륜과 후륜, 앞뒤로 달린 전기모터의 개입이 적극적이라는 걸 체감할 수 있다.
렉서스 RX 500h F 스포츠 퍼포먼스는 2.4L 가솔린 터보 엔진, 전륜과 후륜에 각각 전기모터가 달려 있다. 렉서스는 이러한 4륜구동 운영 방식을 ‘다이렉트4’ 시스템이라고 부른다. 엔진은 275마력과 46.9㎏·m의 토크를 내고, 모터와 합하면 합산 출력은 371마력이다. 제로백(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에 도달하는 시간)은 6.2초다. 다만 최고 속도는 시속 210㎞로 동력 성능에 비해선 낮게 제한돼 있다.
정숙성도 뛰어나다. 외부 잡음이 잘 들어오지 않는 데다 시내에서 과속방지턱을 넘을 때는 운전자에게 충격이 거의 오지 않는다.
하이브리드의 단점은 부품이 많고, 그래서 무겁다는 점이다. 두 개의 심장을 갖고 있는 만큼 몸무게가 더 나간다. 공차 중량이 2150㎏이나 된다. 전기차만큼은 아니지만 내연기관차보다는 무겁다. 하이브리드차인데도 공인 연비가 복합 기준 L당 10.0㎞(도심 9.4㎞, 고속 10.7㎞)로 낮은 편인 건 무거운 데다 달리기 성능을 강조한 때문으로 보인다.
실내 디자인의 만족감도 높다. 대시보드는 가로로 길게 펼쳐져 있다. 대시보드와 14인치 인포테인먼트 디스플레이가 만나면 미래적 느낌을 준다. 대부분 기능이 디스플레이에 집약돼 있다. 다만 공조 장치와 오디오 볼륨 조절은 물리 버튼으로 만들었다. 주행 중에도 화면을 보지 않고 편하게 조작할 수 있도록 하려는 배려로, 최근 자동차 업계가 지나치게 터치형으로 가는 데 비춰 합리적 결정이다.
다만 드라이브 모드를 디스플레이에서 바꿔야 하는 건 아쉬웠다. ‘달리기’에 초점을 맞춘 차이니만큼 드라이브 모드 전환은 물리 버튼으로 별도 배치하면 어땠을까 싶다.
이 모델은 평소 가족들과 조용히 편안하게 타다가 한 번씩 교외에서 신나게 달릴 수 있는 SUV를 좋아하는 이들 가운데 아직 전기차는 불만인 사람들에게 매력적인 차다.
박순봉 기자 gabgu@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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