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LG이노텍, 中카메라모듈 공장 단계적 축소
2025년부터 본격 양산 체제로
삼성·현대차·코오롱인더 등
차이나리스크에 '脫중국' 가속
1분기 대중 투자액 90% 급감
중국 내 수요를 겨냥해 중국에 생산시설을 운영해왔던 기업들의 '탈중국'이 가속화되고 있다. 중국 내수시장에서 만족스러운 성과를 얻지 못하고 오히려 미·중 갈등 등 지정학적 리스크만 부각되자 인건비가 저렴한 베트남 등 인근 국가로 이동하는 데 속도를 내고 있다.
30일 부품업계에 따르면 LG이노텍은 중국 옌타이 공장에서 운영하던 카메라 모듈 생산시설을 단계적으로 축소하기로 결정했다. 카메라 라인 3곳 중 1곳을 우선 최근 증설하기로 한 베트남 하이퐁 공장으로 옮긴다. 해당 라인은 미국 G사 제품을 생산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확장되는 하이퐁 공장은 2025년부터 양산을 시작할 예정이다.
LG이노텍은 옌타이 공장에서 2005년 초 양산을 개시했다. 이후 2017년 화웨이를 비롯해 비보·오포·샤오미까지 중국 기업 공급처를 넓혔다. 2020년 초까지만 해도 옌타이 공장은 LG이노텍 해외 거점 중 가장 큰 규모를 자랑했다.
하지만 옌타이 법인은 지난 1분기 매출이 1500억원 수준으로 베트남에 이어 두 번째 수준으로 내려앉았다. 지난 분기 주요 법인 중 순손실 6700만원을 내며 유일하게 적자를 기록했다. 중국 내 부품기업들이 저가 경쟁으로 현지 시장을 장악하면서 옌타이 공장에서 생산 중인 카메라 모듈은 전량 북미 등 중국 외 국가로 수출되고 있다.
이런 이유로 LG이노텍은 인건비가 33%가량 저렴한 베트남으로 카메라 모듈 생산시설을 이전하기로 했다. LG이노텍은 하이퐁 생산법인 증설에 1조3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며 2025년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LG이노텍은 옌타이 공장에서 생산했던 모터 라인은 그대로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다른 대기업도 상황은 비슷하다. 2019년부터 중국 철수를 시작한 삼성전자는 현지 직원이 1만8000여 명 수준으로 떨어졌다. 9년 전인 2013년(6만316명) 대비 70.3%나 급감한 수준이다. 현대자동차 역시 현재 운영 중인 중국 내 공장 4곳 가운데 2곳을 매각할 예정이다. 현대차는 당초 현지에 공장 5곳을 운영하고 있었지만 2021년 1곳을 이미 매각했고 또 다른 1곳은 폐쇄한 상태다. 폐쇄한 공장과 현재 운영 중인 공장 1곳을 다른 기업에 넘기고 나머지 2개 공장은 신흥시장 수출을 위한 생산시설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코오롱인더스트리도 올해 초 중국 난징시 정부의 압박으로 타이어코드 생산라인 가동을 중단했다.
CEO스코어에 따르면 7월 기준 지난 6년간 매각되거나 청산된 국내 기업의 중국법인은 46곳에 달했다. 매각된 중국 생산법인은 30곳, 청산된 법인은 16곳이다. 이 같은 탈중국 움직임은 최근 더 두드러진다. 매일경제가 한국수출입은행 투자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올 1분기 국내 기업이 중국에 투자한 금액은 6억7151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89.2% 급락했다.
[오찬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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