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 속 백사장… 해운대 부럽지 않다 [인천 연수구 新송도해변축제]
옛 송도해수욕장 추억여행… 가족나들이객 북적
“송도 바닷길 앞에 있는 인공 백사장을 보니, 옛 송도해수욕장 추억이 떠오르네요.”
인천 시민들의 추억의 공간인 송도유원지 백사장이 5년 만에 돌아왔다. 연수구는 다음달 6일까지 송도 달빛공원에서 지난 1937년부터 2011년까지 시민들의 휴식공간이자 놀이공간으로 명맥을 이어오던 송도유원지를 재현한다. 구는 ‘제4회 新송도해변축제’를 통해 시민들의 추억에 깃든 송도해수욕장을 느낄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앞서 구는 지난 2016년 송도해변축제를 시작, 2018년까지 명맥을 이어왔다. 5년 만에 다시 돌아온 해변축제는 구와 연수문화재단이 주최 및 주관하고, 인천시와 코베아가 후원한다. 이 축제는 지난 29일 개막, 다음달 6일까지 9일 동안 추억여행을 선사할 예정이다.
■ 인공해변과 물놀이장
구는 송도달빛공원 중앙에 옛 송도해수욕장을 그대로 옮겨 놓은 듯한 가로 47m, 세로 10m 규모의 인공 해변을 마련했다. 구는 인공해변 바로 옆에는 수심 60㎝의 어린이 물놀이장과 수심 45㎝인 유아용 물놀이장을 들여놨다.
지난 29일 행사장에서는 주말을 맞아 이 곳을 찾은 주민들과 타 지역에서 온 관광객들로 붐비기도 했다. 이날 구명조끼를 입은 아이들은 물놀이를 하며 즐거워했다. 안전요원들이 체감온도 35℃까지 오른 폭염에 안전사고를 대비하기 위해 호스로 물을 뿌리며 열을 식히기도 했다.
또 물놀이장 바로 옆에는 송도유원지의 ‘상징’인 모래와 파라솔 세트로 꾸린 인공백사장이 이뤄져 있다. 아이들이 백사장의 모래를 손으로 직접 만지고, 모래성도 쌓는다. 연수구에 사는 김희연씨(42)는 “인공백사장이 어릴적 송도유원지와 매우 비슷하게 마련해 놔, 추억이 돋는다”고 했다. 이어 “어릴적 소풍으로 온 송도유원지의 추억이 떠올라 감회가 새롭다”며 “이번 여름 휴가에는 송도해변축제의 캠프닉존에서 시간을 보낼 것”이라고 말했다.
■ 옛 송도유원지를 느낄 뉴트로존
옛 송도유원지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뉴트로존도 관광객을 맞았다. 입구에는 옛 송도유원지에서 사용한 매표소와 요금 표 등의 안내문이 붙어 있다. 시민들은 물놀이장 옆에 늘어선 바이킹과 요술거울 등 ‘뉴트로존’을 경험하기 위해 줄을 서기도 했다. 아이들은 요술거울 앞에서 모양이 변하는 자신의 모습을 보며 소리 내 웃는다.
구는 뉴트로존 안에 ‘추억오락실’을 만들어 세대를 넘나드는 참여를 만들기도 했다. 중구에 사는 조현상(39)씨는 “학생시절에 즐겨한 게임을 오랜만에 다시 하니 학창시절이 떠오른다”며 “축제장에 아이들 뿐만 아니라 어른들도 공감할 만한 즐길 거리가 많아 즐겁다”고 말했다.
특히 인하대학교 디자인융합학과 학생들이 직접 참여, 옛 송도유원지를 떠올릴 수 있는 입장권 등을 전시하기도 했다.
여기에 구는 뉴트로존 안에 ‘추억사진관’을 구성, 1980년대 집안 풍경을 생생하게 재현했다. 시민들은 옛 추억이 생각나는 듯 손으로 직접 들어보며 사진을 찍으면서 추억을 남기기도 했다. 구는 뉴트로존 인근에 푸드트럭 존과 음식부스를 마련하고, 솜사탕·닭강정·핫도그 등 간식부터 시작해서 분식을 팔기도 했다. ‘학교 앞 떡볶이’를 파는 음식부스 앞에는 기대에 섞인 표정을 담은 시민들이 줄을 서기도 했다.
■ 다양한 체험부스
또 구는 축제장 한 편에는 다양한 소원등 처럼 ‘빛 조형물’을 만들 수 있는 체험부스도 마련했다. 또 구는 박스로 자동차를 만들 수 있는 ‘나만의 종이자동차’ 부스도 운영했다. 이어 비눗방울을 함께 만들고,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 아이들의 호응을 이끌기도 했다.
이 밖에도 구는 유원지 백사장에서 펼쳐진 학창시절 필수코스인 캠프파이어 감성을 LED로 만들어 ‘장작 빛 조형물’을 전시하기도 했다.
김현식 문화콘텐츠팀장은 “코로나19 이후 5년만에 다시 시작한 해변축제가 여름휴가를 떠나지 못한 도심의 시민들을 대상으로 일탈의 경험을 선사해 줄 수 있길 바란다”고 했다. 이어 “시민들이 추억과 함께 휴가를 즐길 수 있도록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구성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29일 열린 개막식에서는 이재호 구청장을 비롯해 김진용 인천경제자유구역청장,정일영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연수을), 정해권 인천시의회 산업경제위원장(국민의힘·연수1) 등이 참석했다. 앞서 열린 사전 개막 축하공연에서는 전국청소년댄스경연대회에 수상한 카르피스와 하이스코어 등 지역 청소년 댄스동아리가 장식했다.
개막식에 이어 열린 ‘밋업 해변 콘서트’에서는 인천 출신 트로트 가수인 김수찬을 비롯해 자전거탄 풍경 등이 무대에 올라 해변가를 더욱 뜨겁게 했다.
이날 밤에는 텐트를 칠 수 있는 ‘캠프닉 존’에서 야외 극장이 열리기도 했다. 구는 영화 ‘인사이드 아웃’을 상영, 가족 모두가 즐길 수 있는 시간을 마련했다. 아이들은 본인이 직접 만든 종이 자동차를 이용해 해변극장 앞에서 영화를 관람하는 등 오감이 행복한 경험을 했다.
연수구에 사는 김현미씨(46)는 “자동차를 아이들이 좋아하는 모양대로 만들 수 있어 이색적이다”며 “저녁에 상영할 해변극장에서 영화를 본 뒤 집에 가져가 기념물로 간직할 것이다”고 전했다.
인터뷰 이재호 연수구청장 “인천 대표 축제로 만들터”
“5년 만에 부활한 송도해변축제를 인천을 대표하는 축제로 발전시키겠습니다.”
이재호 인천 연수구청장은 “송도해변축제를 통해 수도권 시민들이 옛 송도유원지의 추억을 되새기며 여름 휴가를 보낼 수 있도록 하겠다”며 이 같이 강조했다. 이 구청장은 “아이들이 인공백사장 모래를 밟으면서 성장하고, 이 추억을 품은 성인으로 자랄 수 있도록 하겠다”며 “이 같은 부모의 ‘공통의 기억’은 지역의 갈등을 해소하고 화합을 이뤄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이 구청장은 이번 송도해변축제를 준비하면서 안전에 집중했다. 그는 “행정안전부는 물론 유관기관과 합동으로 인구 밀집 등 폭염에 따른 대응책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이어 “식음료 안전관리를 높이고자 위생점검과 식중독 대책반을 운영한다”면서 “식품별 보관기준 준수 여부등을 꼼꼼히 확인하고 식품취급종사자 대상으로 식중도 예방교육을 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특히 시민의 호응이 높은 인공백사장의 모래를 유해성이 없도록 했다”며 “유해성분이 있는지, 적합한지 등을 꼼꼼히 검사했다”고 말했다.
이 구청장은 앞으로 송도해변축제가 인천을 대표하는 축제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그는 “이번 행사장에 인천은 물론 경기도와 서울 등 수십만명의 관광객이 찾고 있다”며 “많은 관광객들이 인천을 찾아 도심속에서 해변을 느끼러 여름 휴가를 올 수 있도록 행사를 지속적으로 업그레이드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구청장은 “전국 최초 유원지인 송도유원지가 중고차 수출단지로 변하면서 시민들의 추억이 끊어져 있다”며 “인천시민에겐 이 추억을 잇는 축제를 다시 부활시킬 수 있어서 기쁘다”고 말했다. 이어 “연수구 주민 등 인천 시민들이 축제를 통해 다시 안부를 묻고, 얼굴을 맞대 소통할 수 있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최종일 기자 assq123@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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