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만에 나타난 美실종소녀···경찰서 찾아 건낸 말은

알리시아 나바로의 4년 전(왼쪽) 모습과 현재 모습. 사진제공=미 글렌데일 경찰서

[서울경제]

미국 애리조나에서 15세 생일을 며칠 앞두고 실종됐던 10대 소녀가 4년 만에 스스로 모습을 드러냈다.

28일(현지시간) BBC·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2019년 9월 애리조나 글렌데일에서 사라졌던 14세 소녀 알리시아 나바로가 18살이 돼 가족의 품으로 돌아왔다. 실종 당시 나바로는 자신의 침대에 “저는 도망쳤어요. 돌아올 거라 맹세해요. 죄송해요”라고 짧은 메모를 남긴 채 사라졌다.

당시 나바로의 부모는 경찰에 실종 신고를 했고 대대적인 수색이 벌어졌다. 또 여러 매체를 통해 딸의 인상착의를 알리며 행적을 수소문 했다.

나바로 어머니 제니카 누네즈. SNS 캡처

어머니 제시카 누네즈는 지난 2020년 NBC와의 인터뷰에서 “코로나19가 유행하는 상황에서 자폐 스펙트럼을 가진 딸이 사라져 걱정된다”라고 밝히기도 했다. 나바로의 실종자 보고서에는 ‘고기능 자폐 스펙트럼’ 정보가 기록돼 있다.

4년간 찾을 수 없던 나바로가 모습을 드러낸 곳은 캐나다 국경 인근 몬타나주의 작은 경찰서였다. 나바로는 제 발로 이곳을 찾아 “실종 아동 명단에서 제 이름을 빼달라”라고 요청했다. 그러면서 “부모님이 내가 안전하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지 확인하고 싶었다”며 “살아 있는지도 모른 채 4년간 교통을 겪은 엄마에게 미안하다”고 밝혔다.

나바로는 지난 25일 캐나다 국경에서 64㎞ 떨어진 글렌데일 경찰서에서 어머니와 재회했다.

현지 경찰은 애리조나주에 살던 14세 소녀가 어떻게 2000㎞ 이상 떨어진 몬태나주까지 갔는지, 4년간 누구와 어떻게 지냈는지 조사 중이다.

어머니 누네스는 게임을 좋아하는 나바로가 온라인에서 만난 누군가에게 유인돼 가출한 것으로 믿는다고 털어놓았다. 그러면서 "중요한 것은 딸이 살아 있다는 것"이라며 "기적은 존재한다. 희망을 잃지 말라"고 말했다.

AP통신에 따르면 경찰은 지난 26일 아브르 경찰서에서 몇 블록 떨어진 아파트에서 한 남성을 체포했다.

박동휘 기자 slypdh@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