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줌인] 폭염 폭우 교차속… 응급복구 마무리 단계
폭염과 폭우가 교차하는 가운데 호우 피해 복구가 속속 이뤄지고 있다. 후속 장마에 대비하여 작업을 서두른 덕분에 대부분의 지역에서 응급복구가 마무리 단계에 들어섰다. 지방자치단체별로 지원금을 우선 지급하고, 국세와 지방세, 상하수도요금을 유예·감면하는 등 다양한 지원에 나섰다.
지난 13일부터 시작된 집중호우는 충청권에 가장 큰 피해를 줬다. 충북 17명, 충남 4명, 세종 1명이 숨지는 등 22명이 사망했고, 부상자도 충북 14명, 충남에서 2명이 발생했다. 주택 침수와 파손, 농경지 침수 등 사유시설 피해와 도로와 교량 등 공공시설 피해도 컸다. 이와 관련 정부는 지난 19일 충남 논산시, 공주시, 청양군, 부여군, 충북 청주시와 괴산군, 세종시 등 충청권 7곳을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했다.
<충남도 전국 최초 100% 피해 지원 진행>
이번 호우로 충남도에서는 28일 현재 인명피해 5명(사망 3, 부상 2명), 시설피해 5308건(공공 2306, 사유 3002건)이 발생했고, 추정 피해액은 1608억원에 이른다. 이재민은 40세대 67명이 발생했고, 이중 23세대 30명은 아직 귀가하지 못하고 있다. 응급복구는 총 3016건 중 90.4%인 2727건을 완료했다.
충남도는 모든 지역의 호우 피해액을 전액 특별지원하기로 해 관심을 끌고 있다. 전액 지원은 전국에서 처음 있는 일이다. 현행법상 특별재난지역은 복구비의 50~80%를 국비로 지원받지만 일반재난지역은 전액을 지방비로 부담하도록 돼 있다. 충남도는 특별재난지역은 국비에 지방비를 더해 100% 지원하고, 일반 재난지역도 가능하면 전액 지원할 방침이다.
정부에서 내려보내는 특별재난지역의 주거 피해 지원금은 전파 3600만원, 반파 1800만원, 침수 300만원 등이고, 영농시설은 35% 정도, 재해보험금은 농작물 피해의 20%대에 불과하다.
충남도는 농작물 피해농가에 대해 재해보험 가입자는 보험금 수령액을 제외한 나머지 전액을 지원하기로 했다. 미가입자도 100% 지원할 경우 가입자가 역차별을 받는 점을 고려하여 차등을 두기로 했다.
공주시는 일손돕기 지원 창구를 운영하는 등 농업피해 복구에 집중하고 있다. 충남도청을 비롯하여 농촌진흥청, 경기도농업기술원, 아산시청 등에서 공주시를 찾아 도움을 줬다.
공주시에서는 지난 14-15일 극한호우로 1명이 사망하고 공공 및 사유시설 피해 2000여 건, 피해액은 400여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농업분야 피해가 컸는데, 농경지 침관수 362ha, 농경지 유실·매몰 37ha, 농업용 시설 파손 3ha 등으로 나타났다.
공주시는 시설채소 농가를 돕는데 일손을 우선 투입하고 있다. 수확을 앞둔 오이와 토마토, 멜론 등을 방치할 경우 수확이 어렵기 때문이다. 공주시는 8월 5-13일 열리는 제20회 공주 고마나루 국제연극제도 9월 25일-10월 3일로 연기했다.
<논산시, 금강·논산천 제방 응급복구 완료>
논산시도 막바지 응급복구에 힘을 쏟고 있다. 이번 호우로 논산에서는 인명 피해 4명(사망 2, 부상 2명), 시설 피해 1700여건, 제방 붕괴 2개소 등이 발생했다.
논산시는 유실됐던 금강과 논산천 제방의 응급복구를 완료했다. 논산시 공무원들은 22일과 23일 시설하우스 물빼기, 오물 제거 및 청소 등의 작업을 도왔다. 외부에서도 광주광역시와 대전시자원봉사연합회, 육군 제50사단, 미군 2사단과 연합사단, 금산군자율방법연합회, 대전농협, 한국타이어, 당진시, 서산시 등의 이웃들이 찾아와 복구에 힘을 보탰다. 자매도시인 수원시에서 8694만원의 성금을 보내왔다.
부여군은 3,437ha의 농경지가 침수됐고, 수확을 앞둔 수박과 멜론 시설원예 484ha가 물에 잠겼다. 부여군 피해액은 357억원 규모다.
부여군은 27일까지 부여군민과 군인, 공무원, 민간단체 관계자 등 1만308명이 봉사활동에 참여했다. 복구율 90%로 조만간 응급복구가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부여군은 수해복구를 위해 위해 8월 11-13일 개최 예정이었던 '2023 부여 문화재 야행'을 9월 15-17일로 연기했다.
청양군은 제방 2곳이 붕괴됐고, 농경지와 축사 등에서 침수가 발생했다. 특히 목면 화양리 치성천과 청남면 대흥리 지천의 일부 제방이 무너져 논과 축사, 시설하우스가 물에 잠기고, 392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피해 규모는 사망 1명, 시설 1468건, 면적 760ha이며, 추정 피해액은 312억원이다.
청양군은 8월 4일까지 1일 평균 1,000명 이상의 인력을 투입해 하천과 농경지 등을 응급복구하고, 폐농작물 및 폐기물 처리도 마칠 계획이다.
세종시는 1명이 숨지고, 268건의 피해가 발생했으며, 피해액은 116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세종시는 국지적으로 쏟아지는 극한호우에 대비하여 공무원과 군부대 장병, 자원봉사자 등의 도움을 받아 최대한 빨리 응급복구를 마칠 방침이다.
<충북도·청주시 사망사고 수사에 분위기 침울>
충북도는 시간이 갈수록 피해액이 불어나고 있다. 도로와 하천, 농작물과 주택 등 피해 건수는 2만 877건이고 피해액은 1923억원으로 2000억원에 육박하고 있다. 공공시설 피해액이 전체의 65%를 차지했으며, 27일 현재 응급복구율은 공공시설 88%, 사유시설 81%를 보이고 있다. 충북에서는 오송 지하차도 참사 14명을 비롯 17명이 숨지고 14명이 부상했다.
충북도와 청주시는 오송 궁평2지하차도 사건 때문에 매우 침울하고 당혹스런 분위기다. 검찰이 충북도청, 청주시청, 흥덕구청, 충북소방본부, 충북도로관리사업소 등을 압수수색했기 때문이다. 국무조정실에서는 충북도와 도로관리사업소 직원 등 모두 12명에 대해 수사를 의뢰했다. 수사 결과에 따라 실무자와 책임자까지 처벌을 받을 것으로 예상돼 전전긍긍하고 있다. 궁평2지하차도는 현장조사와 정비를 마친 뒤 8월말 다시 개통할 예정이다.
충북도는 청주시와 괴산군 특별재난지역 피해 주민들에게 정부지원금 이외에 20%를 추가 지원할 방침이다. 정부지원금을 합쳐 피해액의 50%-80%까지 지원하기로 했으며, 100% 지급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청주시는 이번 호우로 일반주택 침수 239건, 일반주택 파손 113건, 도로 침수 559건, 농지 침수 776건 등 모두 3862건이 피해를 입었다. 청주시는 자원봉사자와 장비를 투입하여 복구에 속도를 내고 있다. 27일까지 3229건을 응급 복구하여, 복구율 83.6%를 기록했다.
괴산군은 지난 13-17일 괴산댐이 넘쳐 칠성면, 불정면, 감물면, 괴산읍 일대 주택과 농경지 등이 물에 잠겼다. 인명피해는 사망 2명, 부상 1명이며, 재산피해는 공공시설 316건, 농경지 1418건(744㏊), 축산 36건, 주택 301건 등 2071건이고, 추정 피해액은 473억원에 이른다
괴산군은 연인원 1만2910명과 굴삭기, 덤프트럭 등 장비 1043대를 투입, 90%를 응급복구했다.
괴산군은 정부의 재난지원금을 지급하기 전에 예비비 7억5000만원을 우선 지급하기로 했다. 재난지원금을 받기까지 피해조사, 심사 등에 많은 시일이 소요되는 점을 감안, 군에서 먼저 침수 주택 및 상가 250여 가구에 자금을 지원하기로 했다.
<하천 정비 및 준설, 괴산댐 개선 등 요구>
수해복구와 별도로 항구적인 개선 및 재발방지 대책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김태흠 충남지사는 공주, 논산, 부여, 청양 등 금강 수계의 수해와 관련 정부에 △댐 긴급 방류 시 사전 협의를 위한 기구 마련 △금강 지천 정비 △금강 본류·지천, 하구언 배수갑문 추가 설치 및 정비 등을 요구했다.
충북에서는 지난 2017년 이어 또다시 수재가 발생한 미호강에 대해 당초 계획대로 미호천 및 석남천의 하천정비, 교량 개선사업 등을 진행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괴산주민들은 1980년에 이어 43년만이 물이 넘친 괴산댐을 현재의 '수력발전댐'에서 홍수조절 기능을 더한 '다목적댐'으로 바꿔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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