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대만에 사상 첫 무기 지원하자 中 “‘화약통’ 전쟁 위험 높여” 반발

차이잉원 대만 총통(왼쪽에서 첫 번째)이 26일 타오위안 정유공장에서 한광 훈련의 일환으로 실시된 국가 핵심 인프라 시설 방어 훈련을 시찰하고 있다. 지난 25일 차이 총통은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지만, 건강 회복 상태가 좋다는 의료진 판단에 따라 이날 마스크를 착용한 채 일정을 소화했다. [연합]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미국이 비상시 의회 동의 없이 발동할 수 있는 대통령의 예산 사용 권한(PDA)으로 한화 약 4400억원 규모의 사상 첫 '대만 군사 지원 패키지'를 발표했다.

중국은 미국과 대만 사이 '군사적 연계'를 놓고 대만을 '화약통'으로 만들 것이냐며 반발했다.

30일 로이터통신과 대만 중앙통신사(CNA)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 정부는 지난 28일(현지시간) 3억4500만달러(약 4400억원) 어치 군 장비와 용역, 훈련을 대통령 예산 사용 권한을 활용해 지원한다는 내용의 대만 군사 지원안을 발표했다.

제공될 무기로는 휴대용 방공 미사일(MANPADS)과 정보 및 감시 능력, 총포와 미사일 등이 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는 구체적으로 공개되지 않았다.

로이터는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MQ-9 리퍼 드론 4대가 대만에 지원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CNN 방송은 "이번 (대만 군사 지원)패키지는 PDA를 통해 미국이 대만으로 장비를 보내는 첫 사례"라고 했다. 미국은 지금껏 러시아의 침공을 받은 우크라이나 지원을 위해 30차례 이상 PDA를 발동한 바 있다.

영국 이코노미스트는 "미국은 오랫동안 우크라이나를 돕는 일이 유럽 안보를 지키는 데 핵심적일 뿐 아니라 중국의 대만 침공을 막는데도 중요하다고 생각해왔다"며 "(이번 PDA로)미국은 처음으로 대만을 미군 장비 비축분으로 무장시키겠다고 발표했다"고 했다.

중국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천빈화 중국 국무원 대만사무판공실 대변인은 지난 29일 입장문을 내고 "우리는 미국이 대만에 무기를 제공하는 것을 단호하게 반대한다. 이 입장은 명확하고 일관적"이라며 "민진당 당국은 대만 독립이라는 분열된 입장을 고수하고 미국에 의지해 독립을 도모하거나 무력으로 독립을 도모하기 위해 미국에 무기 판매나 군사적 지원을 요청하고 있다. 그들의 행동은 대만을 화약통과 탄약고로 만들고 대만해협에서 전쟁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민진당이 계속 이 길을 고집하면 청년들은 총알받이가 될 것"이라고 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7일(현지시간) 미 국가기록원에서 열린 트루먼 시민권 심포지엄에서 연설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낙태를 하려는 병사들에게 유급 휴가를 제공하는 등의 지원 정책을 폐기하라고 요구하면서 군 인사 인준을 보류하고 있는 공화당을 강하게 비판했다. [연합]

한편 최근 중국의 침공에 대비한 한광 훈련을 마친 대만은 곧 미사일 발사 훈련을 실시할 예정이라고 자유시보 등 대만 언론이 30일 전했다.

앞서 대만군은 1984년부터 매년 실시하는 중국군의 무력 침공을 상정해 격퇴 능력과 방어 태세를 점검하기 위한 한광 39호 야외기동 군사훈련을 지난 24일부터 닷새간 대만 전역에서 실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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