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원태가 맛본 화끈한 ‘LG표’ 득점지원···“동료들 모두가 나의 이적 첫승을 응원했다”
프로야구 LG는 하마터면 30일 잠실 두산전이 선발 싸움부터 굉장히 어려울 수 있었다. 이날 등판 순서이던 외국인투수 아담 플럿코가 감기 몸살로 인해 며칠간 훈련조차 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LG는 2군에서라도 대체 선발투수를 찾아야 할 상황이었다.
이날 선발에 대한 LG의 고민이 사라진 것은 지난 29일. LG는 개막 이후 선발 보강을 위해 여러 시도를 하던 가운데 키움 주축 선발이던 우완 최원태를 전격적으로 영입하는 데 성공했다. LG는 야수 유망주 이주형과 투수 유망주 김동규와 더불어 2024년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 지명권까지 내주는 출혈을 감수해야 했지만, 그간 여러 루트로 영입을 시도한 국내 선발 카드를 확보하는 큰 소득이 있었다.
최원태는 29일 키움 소속으로 등판을 취소하고, 이적한 상황으로 이날 출전에는 체력적으로도 문제가 없었다. LG 유니폼을 입고 나선 첫 선발 등판에서 오히려 기대 이상의 활약을 했다. 최원태는 선발 마운드에 올라 6이닝 5탈삼진 2안타 무실점의 깔끔한 피칭으로 시즌 7승(4패)째를 따냈다. LG는 10-0으로 완승하며 주말 3연전을 모두 쓸어 담고 4연승을 달렸다.
최원태는 1회 정수빈과 허경민 등 두산 테이블세터진의 잘 맞은 타구가 연이 범타 처리되며 한숨을 돌린 뒤로는 가볍게 아웃카운트를 잡아가기 시작했다. 5회 2사후 두산 6번 강승호에게 좌전안타를 허용하기 전까지는 한 명의 타자에게도 1루를 허용하지 않는 ‘퍼펙트 피칭’를 했다. 최원태는 6회 1사후 김태근에게 좌익수 왼쪽에 떨어지는 2루타로 이날 경기 2번째 안타를 맞은 뒤 10-0이던 7회 시작과 함께 우완 백승현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최원태는 올시즌 리그 전체 선발 중에서도 톱클래스 지표를 찍던 중이었다. 트레이드 직전 시즌 WAR(대체선수 대비 승리기여도)에서 2.86(스탯티즈 기준)을 기록하며 국내 투수 가운데는 안우진(키움·4.86), 고영표(KT·3.69) 다음으로 높았다.
염경엽 LG 감독은 LG 타선이 키움 타선보다 득점 지원력에서 우위에 있는 것을 들어 앞으로는 최원태의 승수 쌓기에 더욱더 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상했다.
실제로 최원태는 첫 등판부터 확실한 득점 지원을 받았다. LG 타선은 1회초부터 2사 1·2루에서 문보경의 좌월 2루타로 2점을 선취했다. 또 3-0으로 리드하던 3회에는 2사 1·2루에서 손호영의 적시타로 추가점을 얹은 뒤 이어진 2사 만루에서 박해민의 좌전 적시타에 상대 실책으로 단번에 4점을 더 보태며 8-0으로 달아나는 특급 ‘지원 사격’을 했다.
최원태는 경기 뒤 “많이 긴장했다. 점수차가 있는데도 0-0 경기처럼 끝까지 긴장됐다”며 “호수비로 초반 위기를 넘길수 있었다. 모두가 내 첫 승을 도우려는 게 느껴졌다”고 말했다. 최원태는 또 “오지환 형, 박동원 형 등 선발들 모두가 잘 챙겨주신다. 빠르게 팀에 적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LG는 올시즌 두산전에서 8승2패로 완벽한 우위를 점했다. 반대로 두산은 수비로 무너지는 등 LG만 만나면 졸전을 거듭하고 있다. 7월 들어 11연승으로 구단 연승 역사까지 바꿔놨던 두산은 곧바로 5연패에 빠지며 뒷걸음질 쳤다
잠실 | 안승호 기자 siwo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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