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38弗 vs 6576弗···'극과 극' 휴미라 가격 전략 누가 웃을까
삼성, 85%나 할인한 저가전략 선택
PBM·대형보험사서 먼저 급여 등재
셀트리온은 리베이트 위해 5% 할인
공보험도 공략···"7월말 계약 발표"
'24조 시장 잡기' 누가 승자될지 주목
‘1038달러 대 6576달러.’
글로벌 제약사들이 블록버스터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휴미라(성분명 아달리무맙)’의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를 이달 미국에 잇따라 출시하고 시장 선점 전쟁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이 싸움에 니란히 뛰어든 두 한국 업체의 ‘극과극’ 가격 정책이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관심이다. 저가 전략의 삼성바이오에피스, 고가 전략을 택한 셀트리온헬스케어(091990) 중 누가 더 나은 성과를 거둘지에 초미의 관심이 집중된다.
30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삼성에피스와 미국 현지 파트너 오가논은 ‘하드리마’의 제조사도매가격(WAC)을 오리지널약 휴미라(6922달러) 보다 85% 낮은 1038달러에 출시했다. 반면 셀트리온(068270)은 셀트리온헬스케어에 미 현지 직판을 맡기면서 ‘유플라이마’ 가격을 오리지널보다 단 5% 낮은 6576달러로 책정했다. 같은 아달리무맙 성분의 복제약을 오리지널 약 특허만료에 맞춰 같은 시기 출시하면서 두 회사가 6배가 넘게 차이 나는 가격을 설정한 것이다.
삼성에피스의 저가 전략은 이해하기 쉽다. 새롭게 열리는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공격적인 가격을 매겨 미국 의료 시장의 지불자인 보험사, 그리고 의약품 선정 업무를 대행하는 의약품급여관리업체(PBM)의 선택을 받겠다는 의미다.
삼성에피스 관계자는 “시장 규모가 크고 복잡한 미국 시장에서 조기 시장 진입의 성과를 극대화하고자 하는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케빈 알리 오가논 대표는 1일(현지시간) 출시 당시 “미국에 저렴한 비용으로 하드리마를 제공해 아달리무맙 성분 의약품에 대한 (환자들의) 접근성을 확대하게 됐다” 저가 전략 선택 이유를 간접적으로 설명했다.
반면 셀트리온헬스케어의 고가 전략을 이해하려면 미국에서는 리베이트가 합법이란 사실을 먼저 알아야 한다. 약가를 높게 책정하면 리베이트 가용 범위가 넓어진다. 때문에 대형 PBM과의 협상에서 유리한 입장에 설 수 있다. 아울러 공보험 시장에서 할인율을 높게 책정해 시장에 진입하는 전략도 전개할 수 있다.
셀트리온헬스케어 관계자는 “공보험은 미 연방정부와 연결돼 있어 공급 안정성과 제품 경쟁력, 축적된 임상 데이터 등 가격 외 요소도 중요하게 평가한다”며 “공보범 쪽도 적극 공략하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셀트리온헬스케어는 미국 직판망을 막 구축한만큼 수익성도 고려해 고가격 정책을 수립한 것으로 해석된다.
두 회사의 성과를 보면 현재까지 발표된 것만으로는 삼성에피스가 앞선다. 하드리마는 미국 대형 보험사 시그나 헬스케어의 처방집(formulary)에 등재돼 9월부터 보험 적용을 받게 됐다. 또한 사보험 업체 블루크로스 블루쉴드(BCBS) 산하 중소형 PBM 프라임 테라퓨틱스의 의약품 목록에 오르며 미 건강보험 시장의 핵심 의사결정권자인 PBM 업계에서 처음으로 유의미한 성과를 거뒀다.
셀트리온헬스케어도 조만간 소식을 발표할 것으로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이 회사는 최근 홈페이지에 팝업창으로 ‘주주님들께 드리는 글’을 띄우고 "PBM 등재를 적극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진행 중인 계약건들이 있고 결과는 7월말까지 발표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바이오 업계 관계자는 “두 회사가 설정한 가격은 누가 맞다 틀리다로 볼 게 아니고 치밀한 검토 끝에 세운 각자의 전략”이라며 “올 연말 또는 내년께 두 회사의 성과를 분석하면 어떤 전략이 시장에서 통했는지 평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휴미라는 지난해 미국에서만 186억 달러(약 24조 원) 규모가 처방된 매출액 기준 세계 1위 의약품이다. 유럽(2018년)에 이어 미국에서 올해 특허가 풀려 1월 암젠이 가장 먼저 바이오시밀러를 현지서 선보였고 삼성에피스와 셀트리온 외에 미국 화이자, 독일 베링거인겔하임, 스위스 산도스, 미국 코헤러스, 독일 프레제니우스 카비, 인도 바이오콘 등도 이달 출시했거나 출시할 예정이다.
이처럼 여러 제약사의 제품이 동시에 출격하면서 PBM과 보험사의 사용 의약품 리스트에 등재시키려는 싸움이 한동안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시장의 5%만 잡아도 1조 원 매출이 생기는만큼 각 회사 모두 반드시 성과를 내야하는 시험대에 서 있다.
맹준호 기자 next@sedaily.com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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