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클래식' 매력 알리는 중남미 최초 아시아인 지휘자
아르헨티나에서 두 번째로 큰 도시이자 문화 예술의 도시로 불리는 코르도바.
이곳 코르도바의 주립 교향악단은 아르헨티나 3대 교향악단 중 하나로 손꼽힙니다.
이 코르도바 교향악단과 함께 한국의 '춘향전'이 무대에 올랐습니다.
소고춤과 사랑가 등 우리나라 전통극과 클래식 오케스트라의 만남입니다.
[최도선 / 주최 측 관계자 : 요즘 K-클래식이라고 해 가지고 유능한 음악가들이 전 세계에서 활동하시고 성공하고 계시는데 이런 것도 제가 소개했으면 좋겠다, 하고 생각하는 와중에 여기 오페라를 소개할 수 있어서 참 기회가 좋다고 생각합니다.]
그야말로 K-클래식의 진수를 맛볼 수 있는 이색적인 공연에 관객들은 눈을 떼기 어렵습니다.
[훌리에타 페레이라 / 관객 : 완벽한 공연이었습니다. 아주 좋았습니다. 주인공도 돋보였고 무엇보다도 오케스트라 지휘자도 완벽했습니다. (오늘) 처음으로 한국 무용을 보았습니다. 아주 흥미로웠고요.]
[정미자 / 관객 : 오늘 공연 있다는 소식 듣고 지금 해외에서는 이런 공연을 볼 기회가 많지 않거든요. 특히 한국 음악가들이나 한국 가곡이나 오페라나 그런 걸 보기가 힘들어서 오늘 너무너무 좋았어요. 너무너무 맘에 들었어요.]
이 멋진 무대를 이끈 건 지휘자 박종휘 씨.
코르도바 교향악단에서 음악감독이자 상임 지휘자로 활동하고 있는데요.
중남미에서 아시아인 가운데 최초로 교향악단 지휘자가 됐습니다.
[박종휘 / 지휘자 : 아시아에서 오는 지휘자들이 거의 없습니다. 유럽 지휘자들이나 남미 출신 지휘자들이 있는데 여기 와서 제가 여러 나라를 객원지휘를 했습니다. 저에게는 개척적인 게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한국에서 지휘를 전공한 종휘 씨는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유학한 이후 아시아와 유럽 등 전 세계를 돌며 오케스트라를 이끌어왔는데요.
코르도바 주립 교향악단의 초청으로 잠시 이곳에 몸을 담았다가 지난해 단원들의 투표로 뽑혀 상임 지휘자로 일하게 됐습니다.
동료들의 선택으로 올랐기에 더욱 뜻깊은 자리입니다.
[다빗 벨리소미 / 동료, 콜론 극장 악장 : 매우 좋은 에너지를 가지고 있습니다. 본인만의 뚜렷함이 있어 매우 흥미롭고 우리에게도 그리고 모두에게 문화를 더 가깝게 접하게 하기에, 멋지고 동기 부여도 됩니다.]
지구 반대편에 아르헨티나에 널리 퍼진 한국 문화의 인기에 더해, K-클래식으로 한 획을 긋고 싶다는 박종휘 지휘자!
[박종휘 / 지휘자 : 제가 아직 한국 사람이니까 아무래도 이 남미에 한국의 이미지를 알리는 게 중요하지 않을까, 그게 첫 생각이 들고요. 한국 문화를 각 나라에 전달하고 그 나라의 음악을 한국에 전파하는 그래서 이런 것을 서로 왕래할 수 있게끔 해서 교류 음악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후배 음악가들이 시야를 넓혀, 자신처럼 더 큰 무대에서 활약하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박종휘 / 지휘자 : 요즘 매스컴 때문에 케이팝, K-드라마 때문에 중남미 사람들이 굉장히 궁금해합니다. 한국에 대해서. 한국의 젊은 음악학도들이나 지휘자들이나 청소년 오케스트라들이 남미를 경험해봤으면 좋겠습니다. 멀지만 좋은 경험이 되지 않을까 생각되고요. 또 한국의 작곡가들이 중남미에 많이 소개가 됐으면 하는 게 제 바람입니다.]
내년까지 국제 지휘 콩쿠르와 미국 순회공연 등 바쁜 일정이 예정된 종휘 씨.
무엇보다 K-클래식을 알리는 데 앞장서면서 세계 무대 진출을 꿈꾸는 후배들의 든든한 길잡이가 되겠다는 꿈으로 하루하루를 소중하게 살아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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