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특보·호우특보 ‘동시에’···서울·경기에 도깨비 같은 여름날씨
숨막히는 폭염이 전국을 덮친 30일 서울을 포함한 중부지방 일부에서는 강한 소나기가 내려 잠시나마 더위를 식혔다. 대기불안정으로 인한 소나기로 인해 폭염특보와 호우특보가 동시에 발효되는 변덕스러운 날씨가 곳곳에서 나타났다.
기상청은 일요일인 30일 오후 6시20분을 기해 서울·경기 남서부와 강원 남부 내륙, 충청권 내륙, 전북 지역에 호우특보를 발효했다. 기상청은 이들 지역에는 30일 오후 20분 현재 돌풍과 천둥·번개를 동반한 시간당 30~60㎜의 매우 강한 소나기가 내리는 곳이 있다고 설명했다. 경북 내륙과 전남 북부 서해안에도 시간당 5㎜ 안팎의 소나기가 내리는 곳이 있다. 서울을 포함해 갑작스러운 소나기가 내린 지역에서는 우산을 준비하지 않아 급하게 인근 건물 등으로 비를 피하는 시민들의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었다.
이날 오후 7시30분 현재 서울 서남권과 서북권에는 호우경보가 내려져 있다. 경기(부천, 김포, 파주), 강원(영월, 평창평지), 전북(군산, 익산), 서울(동북권) 등 지역에는 호우주의보가 발효된 상태다. 오후 7시25분 현재 서울 서쪽 지역의 강수량은 영등포·양천구 84.5㎜, 서대문구 59.5㎜, 구로구 53.5㎜ 등이다.
행정안전부와 서울시 등은 이날 오후 6시 54분쯤부터 시민들에게 국지성 호우 피해에 대비해 지하주차장에서 지상으로 대피하고, 하천 출입을 삼갈 것을 당부하는 문자를 발송했다.
소나기가 내린 지역을 포함해 전국 대부분 지역에는 폭염경보와 폭염주의보가 발효된 상태였다. 30일 오후 6시40분 현재 제주 산간을 제외한 전국에 폭염특보가 발효돼 있다. 이날 서울, 강릉, 청주, 대구 등의 낮 최고 기온이 35도 가까이 오르는 등 전국 대부분 지역의 낮 최고기온이 30도 초중반까지 치솟았다.
기존에 폭염주의보가 발효돼 있던 지역들 중에는 특보가 폭염경보로 상향된 곳들도 많다. 기상청은 30일 오전 10시를 기해 경기(안산·동두천·연천·포천), 전남(장성·광양·순천·영암·함평)의 폭염주의보를 폭염경보로 상향했다.
소나기가 내린 지역의 기온은 다소 내려갔지만 폭염특보는 여전히 유지되고 있다.
기상청은 대기가 매우 불안정한 상태에서 돌풍과 천둥·번개를 동반한 시간당 30~60㎜의 매우 강한 소나기가 내리는 곳이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좁은 지역에 매우 강한 소나기가 내리면서 지역에 따라 강수 강도와 강수량의 차이가 크겠고, 강약을 반복하면서 소강상태를 보이는 곳도 있겠다. 매우 강한 소나기가 내리는 지역과 그 주변에는 순간풍속 시속 55㎞(초속 15m) 안팎의 돌풍이 부는 곳도 있겠다.
김기범 기자 holjja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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