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설실의 서가] 당당한 `평화중립 독립국 대만`을 주목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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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화인민공화국(중국공산당정권)은 대만을 단 하루도 통치한 적이 없다.
중국 본토 정권이 대만을 행정구역으로 통치한 기간은 1885년부터 1895년 청일전쟁에 패해 일본에 할양하기까지 고작 10년이다.
많은 한국인들은 '자유 대만'을 지지하면서도 중공의 선전에 넘어가 막연히 대만은 중국과 같은 역사적 민족적 배경을 가졌다고 오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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뤼슈렌 지음/부자오치 옮김/미디어워치 펴냄
중화인민공화국(중국공산당정권)은 대만을 단 하루도 통치한 적이 없다. 중국 본토 청나라가 1684년 대만을 복속하기 60년 전인 1624년 네덜란드는 대만 남부 타이난 지역을 점령해 요새를 세웠다. 그 2년 후 1626년에는 스페인이 대만 북부 지역에 성을 쌓았다. 그 앞서 일본인들의 선조가 13세기에 대만에 상륙했다는 기록도 있다. 청이 대만을 편입할 때 대만은 거의 빈 땅이었다. 인구가 2만 명 정도에 불과했다. 중국 본토 정권이 대만을 행정구역으로 통치한 기간은 1885년부터 1895년 청일전쟁에 패해 일본에 할양하기까지 고작 10년이다.
대만의 근 역사를 장황하게 설명하는 이유는 중공이 대만은 중국의 일부라고 주장하는 것이 얼마나 역사적 지리적 인류학적으로 잘못된 것인지 밝히기 위해서다. 많은 한국인들은 '자유 대만'을 지지하면서도 중공의 선전에 넘어가 막연히 대만은 중국과 같은 역사적 민족적 배경을 가졌다고 오해한다. 크게 잘못된 휴리스틱이다. 이는 아마도 같은 한자 문자(중공은 간체, 대만은 번체)와 언어적 유사성, 본토로부터 많은 사람들이 이주해온 배경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엄밀히 말해 대만은 중국인보다는 태평양 원주민 계열인 오스트로네시아어족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대만의 이러한 역사적 배경과 정체성은 시진핑 중국 공산당 중앙군사위 주석이 틈날 때마다 양안관계는 중국 내부 문제라며 외부의 간섭을 용인하지 않겠다고 주장하는 데에 대응해 자유민주세계가 반드시 참고해야 할 지식이다.
책은 대만이 어떻게 생존권을 확보하고 번영을 이어갈 수 있을지 지정학적 세력균형의 원리로서 심도있고 치열하게 고심한 결과물이다. 저자는 대만이 동아시아의 한국 일본 필리핀 등과 '동아시아 안보 아키텍처(EASA)'라는 영세중립국 연대를 형성하면, 미국과 중공 간 패권 다툼을 막아낼 수 있지 않을까 구상한다. 저자 뤼슈렌은 민진당 출신의 대만 첫 여성 부총통을 지낸 인물이다. 국민당 독재에 항거해 민주화운동과 여성운동에 매진해온 대만의 전설적 여성 정치인이다.
이규화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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