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건설 분야에도 이권 카르텔 존재… 반드시 뿌리 뽑겠다”

염창현 기자 2023. 7. 30. 1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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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발주한 전국 아파트 가운데 15곳에서 '철근 누락'이 확인됐다.

LH가 발주한 인천 검단아파트의 지난 4월 지하 주차장 붕괴 사고 원인도 보강 철근 누락으로 판명됐다.

이에 이한준 LH 사장은 "(철근 누락) 15개 단지의 설계·감리가 언제 발주됐고, 여기에 관여된 사람은 누구인지 조사해 한 치의 의혹도 남지 않도록 관련자가 책임지게 하겠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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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공공주택 긴급안전점검회의’에서 단호한 대처 예고
LH, 전국에서 발주한 15개 단지에서 철근 누락 사실 보고
양평 고속도로 노선은 여야 검증위원회 꾸려 정하자고 제안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발주한 전국 아파트 가운데 15곳에서 ‘철근 누락’이 확인됐다. ‘제2의 인천 검단 아파트’ 사태가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와 관련해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이 같은 안전 불감증 뒤에는 ‘건설 분야 이권 카르텔’이 존재한다며 비정상적인 관행을 뿌리 뽑겠다고 밝혔다.

국토부는 30일 오후 LH 서울지역본부에서 원 장관 주재로 ‘공공주택 긴급안전점검 회의’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LH는 지하 주차장에 ‘무량판 구조’를 적용한 단지에 대한 전수조사 결과를 보고했다. LH의 점검에 따르면 전체 조사 대상 가운데 15개 아파트 단지 지하주차장에 ‘전단보강근’이 제대로 설치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지역별로는 수도권 8개, 지방 7개였다.

무량판 구조는 보 없이 기둥이 직접 슬래브를 지지하는 방식이다. 이 때문에 기둥이 하중을 견딜 수 있도록 철근을 튼튼하게 감아줘야 한다. 그런데 이번에 지적된 곳에서는 필요한 만큼의 철근을 쓰지 않았다. 특히 10개 단지는 설계 미흡으로 아예 철근이 빠져 있었다. 또 구조계산이 제대로 되지 않았거나 설계 도면에 전단보강근 표기를 빠뜨린 사례도 있었다. 5개 단지는 시공이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철근 누락은 아파트 단지의 안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심각하게 받아들여진다. LH가 발주한 인천 검단아파트의 지난 4월 지하 주차장 붕괴 사고 원인도 보강 철근 누락으로 판명됐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왼쪽)과 이한준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이 30일 오후 LH 서울지역본부에서 열린 ‘공공주택 긴급안전점검 회의’에 앞서 경기 시흥 은계지구 수돗물 이물질 발생 사태 등에 대해 사과하며 고개 숙이고 있다. 연합뉴스

이와 관련해 원 장관은 책임자에 대한 징계와 고발 조치를 언급했다. 그는 “무량판 구조로 설계·시공하면서 전단보강근 등 필수 설계와 시공 누락이 생기게 한 설계·감리 책임자에 대해 가장 무거운 징계 조치와 함께 즉각 수사 의뢰, 고발 조치를 해달라”고 LH 측에 요구했다. 이어 경기 시흥 은계지구의 수돗물 논란에 대해서도 공식 사과했다. 이곳에서는 상수도관의 내부 코팅제가 떨어지면서 2017년 입주 직후부터 수돗물에서 검은색 이물질이 섞여 나오고 있다. LH가 상수도관 교체를 약속했지만, 납품 업체가 자재 계약 때 LH 담당자에게 부정 청탁을 했다는 의혹이 제기되자 주민들은 감사원에 공익 감사를 청구해 놓은 상태다.

이와 함께 원 장관은 “지금 건설 현장에서는 수십 년 넘게, 가깝게는 지난 6~7년간 비정상이 쌓이고 쌓인 이권 카르텔이 있다”며 업무 부실은 근본적으로 끊어내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올해 하반기에는 건설 분야 이권 카르텔 척결을 집중적인 주요 업무로 삼겠다고 말했다.

이에 이한준 LH 사장은 “(철근 누락) 15개 단지의 설계·감리가 언제 발주됐고, 여기에 관여된 사람은 누구인지 조사해 한 치의 의혹도 남지 않도록 관련자가 책임지게 하겠다”고 답했다.

한편 이날 원 장관은 서울~양평 고속도로 노선 변경 논란에 대해서는 여야가 검증위원회를 꾸려 노선을 정한 뒤 사업을 재개하자고 제안했다. 그는 “이 사안은 이미 정쟁화되어 있기 때문에 이를 벗어나려면 전문가의 과학, 상임위를 통한 진실 규명, 고속도로 수혜자인 양평군민의 뜻을 최대한 모아내는 일이 필요하다”며 “이런 과정을 통해 책임을 다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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