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적생 황민경 공수 펄펄··· 기업은행, 김연경 없는 흥국생명 완파

심진용 기자 2023. 7. 30. 1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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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K기업은행 황민경이 30일 구미 박정희체육관에서 열린 구미 도드람컵 프로배구대회 조별리그 흥국생명전에서 서브를 때리고 있다. 한국배구연맹(KOVO) 제공



여자 배구 IBK기업은행이 ‘황민경 효과’를 톡톡히 누리며 김연경 등 주축들이 대거 빠진 흥국생명을 손쉽게 제압했다.

기업은행은 30일 경북 구미 박정희체육관에서 열린 2023 구미 도드람컵 프로배구대회 조별리그에서 흥국생명을 세트스코어 3-0(25-16 25-21 25-15)로 꺾었다.

이적생 황민경이 공수에서 맹활약했다. 특유의 헌신적인 수비로 디그 14개를 기록하며 상대 공격을 연신 걷어 올리면서, 공격에서도 팀 내 최다인 17득점을 올렸다. 이적 후 첫 공식전부터 자신의 가치를 확실히 입증한 셈. 지난 시즌까지 현대건설 ‘살림꾼’으로 활약했던 황민경은 올 시즌 FA로 팀을 옮겼다.

김호철 기업은행 감독은 “민경이를 데려오면서 전반적으로 수비에 초점을 뒀는데, 오늘은 민경이가 공격까지 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만큼 황민경의 움직임이 활발했다.

황민경은 ‘공수에서 할 일이 많았다’는 말에 “할 게 많은 건 감사한 일”이라고 웃었다. 그는 “최근 연습 경기 때 리듬이 안 좋아서 스트레스도 받았다. 오늘은 공격이 잘 되면서 수비도 잘 됐고, 수비가 잘 되니까, 공격도 잘 된 것 같다”고 말했다.

황민경은 이적생이지만 팀 내 최고참이다. 부담이 없지 않다. 다만 그는 “최고참이라서가 아니라 팀 이적 자체가 쉬운 일은 아니니까 그런 면에서 부담감은 마찬가지였을 것”이라며 “(표)승주나 (신)연경이가 옆에서 많이 도와주고 있다”고 말했다.

흥국생명은 이날 김연경과 김수지, 김해란 등 아직 몸을 만들고 있는 다수 주전선수를 빼고 경기를 치렀다. 대회 폐막까지 이들이 출전할 가능성은 작다. 주축들이 대거 빠졌다고 하지만 이날 경기력은 지난 시즌 리그 1위 팀이라고 하기엔 적잖이 실망스러웠다. 승장 김호철 감독이 “우리도 썩 잘한 건 아니었지만, 상대가 오늘 서브 리시브에서 많이 흔들렸던 것 같다”고 언급했다.

마르첼로 아본단자 흥국생명 감독은 이날 경기가 여러 선수에 대한 테스트가 될 것이라며 특히 ‘세터들의 선택’에 기대를 건다고 했다. 이원정이 오랜 시간 코트 위를 지켰고, 김다솔이 간간이 교체로 투입됐다. 그러나 두 세터 모두 공격의 활로를 찾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경기 후 아본단자 감독은 “세터들의 경기 운영은 나쁘지 않았다고 본다”면서 “가운데 공격을 많이 주문했고, 22차례 공이 투입됐다. 다만 사이드 공격수들의 효율이 낮아 아쉬웠다”고 첫 경기 소감을 밝혔다.

지난 시즌 흥국생명은 김연경을 앞세워 리그 1위를 차지하며 챔피언결정전에 직행했다. ‘어차피 우승은 흥국생명’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었지만 한국도로공사의 투지에 밀려 사상 첫 ‘리버스 스윕’ 우승을 내주는 불명예를 안았다. 은퇴를 고민하던 김연경을 붙잡았고, 김수지를 FA로 영입했다. ‘무조건 우승’이 올 시즌 목표다. 목표 달성을 위해 더 많은 선수의 분발이 필요할 수밖에 없다.

앞서 열린 경기에서는 GS칼텍스가 태국 리그 강호 슈프림 촌부리를 세트 스코어 3-0(25-22 25-22 25-18)로 완파했다. 문지윤(19득점), 강소휘(15득점), 권민지(14득점) 등 삼각편대가 높이의 우위를 앞세워 상대 코트를 맹폭했다.

구미 | 심진용 기자 s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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