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례보금자리론 내달 11일 금리 인상… 대출자 부담 커진다
은행 주담대 하단금리도 두달새 0.42%p 올라
가계대출이 다시 꿈틀대는 가운데 가계대출자들의 얼굴에 다시 그늘이 드리우고 있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랠리 종료에 금융당국의 인상 자제 권고로 하락했던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다시 반등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정점을 찍고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던 이자 부담도 재차 커지는 모양새다. 여기에 한은의 추가 기준금리 인상마저 더해지면 최근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던 이른바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음)족, '빚투'(빚으로 투자)족 문제가 다시 불거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대출금리, 올해 4∼5월 바닥찍고 다시 상승세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지난 28일 기준 주택담보대출(주담대) 변동금리(신규 취급액 코픽스 연동)는 연 4.33∼6.93% 수준으로 집계됐다. 약 두 달 전인 지난 5월 말의 연 3.91∼7.02%와 비교하면 상단은 0.09%포인트(p) 하락했지만, 상당수 대출자에게 적용되는 하단 금리는 0.42%p 올랐다.
이번 금리 인상기 주담대 변동금리는 지난해 11∼12월 정점을 찍은 뒤 이후 하락세로 전환, 지난 4∼5월까지 떨어졌지만 이후 다시 반등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구체적으로 지난해 11월 말 연 5.67∼7.80%에서 올해 4월 말 연 4.09∼6.70%, 5월 말 연 3.91∼7.02%로 하단이 3%대까지 떨어졌다가 이후 연 3%대 주담대는 사라진 상태다. 지표금리인 코픽스(COFIX)가 지난해 11월 기준 4.34%에서 올해 4월 3.44%까지 떨어졌다가 5월 3.56%, 6월 3.70% 등으로 다시 오름세를 보인 탓이다.
주담대 혼합형(고정) 상품(은행채 5년물 기준)의 금리도 비슷한 흐름이다. 5대 은행의 혼합형 주담대 금리는 지난해 11월 연 4.90∼6.98% 수준에서 올해 4월 말 연 3.76∼5.86%까지 낮아졌다가 5월 말 연 3.92∼6.15%에 이어 지난 28일 기준 연 3.77∼6.11% 수준이다. 지난 4월 말과 비교하면 현재 금리는 하단이 0.01%p, 상단은 0.25%p 높다.
역시 지표금리인 은행채 5년물(AAA) 금리가 지난해 11월 말 4.83%에서 올해 4월 말 3.94%로 3%대까지 떨어졌다가 5월 말 4.05%, 지난 28일 4.23%로 반등한 영향을 받았다.
대출금리의 고공행진은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 한은이 반년 가까이 기준금리를 연 3.50%로 묶어 둔 사이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는 지난 25∼26일(현지시간)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 목표 범위를 5.25~5.50%로 0.25%p 올렸다. 한국(3.50%)보다 최대 2.00%p나 높은 역대 최대 수준의 금리 격차다. 여기에 최근 가계대출이 빠르게 늘면서 사실상 마무리된 것으로 여겨졌던 한은의 금리 인상이 재개될 수 있다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나온다. 이 경우 대출금리 추가 인상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다시 불어나는 월 상환액
2∼3년 전 초저금리 환경에서 수억원을 빌렸던 이들은 금리 인상으로 지난해 말까지 원리금 상환액이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고통을 겪었다. 올들어 주담대 금리 하락으로 숨통이 트이는가 했지만, 수개월 만에 이자 부담이 재차 늘어나는 급격한 변화를 겪고 있다.
주요 은행 가운데 한 곳의 대출자 사례를 보면, 금융권 재직자 A씨(신용등급 3등급)는 지난 2020년 11월 서울 옥수동 래미안옥수리버젠 24평형(전용 59.25㎡)을 13억7000만원에 매입하면서 주택담보대출 4억4000만원(30년 만기 원리금균등상환)과 신용대출 1억원을 빌렸다.처음 대출 당시 A씨에게 적용된 금리는 주담대 연 2.71%, 신용대출 연 2.62%로, 월 원리금 상환액은 200만5000원이었다. 그러나 지난해 11월 주담대 금리와 신용대출 금리는 연 5.90%와 6.69%로 급등, A씨의 원리금 상환액은 311만7000원까지 치솟았다.
올들어서도 A씨 상황은 여전히 금리 변화에 따라 출렁이고 있다. 금리 하락세가 지속되면서 A씨의 월 원리금 상환 부담은 지난 5월 말 기준 290만9000원(주담대 금리 연 5.36%, 신용대출 금리 연 5.86% 적용)까지 감소했지만, 지난 28일 기준 금리(주담대 연 5.62%, 신용대출 연 5.82%)를 적용할 경우 295만6000원으로 다시 4만7000원 늘어나게 된다.
◇특례보금자리론 금리 반년만에 인상…3억원 대출시 월 5만원 안팎 부담 늘어
이자부담 증가는 비단 5대 은행 대출 상품에 국한된 것이 아니다. 주택금융공사(HF)는 지난 1월 말 특례보금자리론 출시 이후 3월부터 5개월 연속 금리를 계속 동결해왔지만 그동안의 재원조달비용 상승, 대출신청 추이 등을 고려해 오는 8월 11일부터 일반형 상품의 금리를 0.25%p 인상해 적용하기로 했다.
특례보금자리론 재원이 되는 주택저당증권(MBS) 발행금리는 지난 2월 10일 기준 연 3.925%에서 이달 25일 기준 연 4.428%로 0.503%p 올랐다. 이에 따라 기존 연 4.15(10년)∼4.45%(50년)였던 일반형 금리는 연 4.40(10년)∼4.70%(50년)로 오르게 된다.
3억원을 만기 10년(원리금균등상환 방식)으로 빌릴 경우 금리 인상 전에는 월 상환금액이 305만9000원(연 4.15% 금리 적용)이었지만, 인상 후에는 309만5000원(연 4.40%)으로 3만6000원 늘어난다.
같은 금액을 만기 50년으로 빌렸을 경우 월 상환액은 124만8000원(연 4.45%)에서 130만원(연 4.70%)으로 5만2000원 증가한다. 원리금 상환 부담을 줄이기 위해 특례보금자리론을 찾는 이들이 많은 점을 감안하면 월 5만원 내외의 상환액 증가도 부담이 될 수 있다.
국민의힘 김희곤 의원실이 주택금융공사에서 제출받은 특례보금자리론 통계에 따르면 지난 27일까지 특례보금자리론 신청 금액은 46조1781억원에 달한다. 이미선기자 alread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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