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건설사 자금난에 공사중단 속출···PF부실 더 심화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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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 건설 경기가 부진한 가운데 중견 건설사가 자금난에 빠지면서 공사가 중단되는 일도 나타나고 있다.
한 신탁사 관계자는 "공사가 중단되는 일이 계속해서 발생하면 대주단은 자금을 계획보다 늦게 회수하거나 최악의 경우에는 자금 회수에 실패할 수도 있다"며 "이로 인해 중견 건설사가 시공할 시 더 높은 수준의 신용 보강이나 이자율을 요구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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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금 지급 못해 하청 철수 잇따라
HUG, 인천 사업장 등 보증사고 처리
19조대 '착공 후 PF'도 불안감 커져
주택 건설 경기가 부진한 가운데 중견 건설사가 자금난에 빠지면서 공사가 중단되는 일도 나타나고 있다. 올 들어 대우조선해양건설과 HN INC, 대창기업이 회생절차에 들어간 데 이어 신일도 법정관리를 신청하는 등 중견 건설사들의 경영난이 더욱 심각해지고 있다. 이미 경고등이 울리고 있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이 한층 심화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30일 관련 업계 등에 따르면 일군토건이 시공을 맡은 주상복합과 아파트·생활형숙박시설 등의 공사가 멈춘 것으로 확인됐다. 공사가 중단된 현장은 인천의 ‘숭의역 엘크루’와 충남 논산의 ‘일군 스위트클래스 강경’, 강원도 양양의 ‘웨이블런트 양양’이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따르면 숭의역 엘크루의 공정률은 올 4월부터 18%에, 일군 스위트클래스 강경은 올 3월부터 75%에 그치고 있다. 이 밖에 일군토건이 시공을 맡은 ‘다이아메르 양양’ 역시 현재 현장 관리를 위한 일부 직원들만 머물고 있으며 사실상 공사가 멈춘 것으로 전해졌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일군토건은 지난해 매출액 2200억 원을 기록하며 시공능력평가에서 119위를 차지한 중견 건설사다.
이들 현장의 공사가 중단된 것은 일군토건이 자금난에 빠졌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현장 중 한 곳에 투입됐던 하청 업체 관계자는 “일군토건이 자금난을 겪으며 수개월 전부터 제대로 대금을 지급하지 못했다”며 “결국 현장에서 철수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일부 현장에서는 하청 업체들이 유치권을 행사하며 대금 지급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HUG도 현재 이 같은 상황을 파악하고 있으며 보증보험에 가입된 숭의역 엘크루와 일군 스위트클래스 강경 사업장은 보증 사고로 처리할 예정이다. 보증 사고는 실행 공정률이 예정 공정률보다 25%포인트 이상 부족해 보증 채권자의 이행 청구가 있는 경우 등을 뜻한다. 숭의역 엘크루의 시행을 맡은 신흥동3가 지역주택조합과 웨이블런트 양양의 수탁사인 KB부동산신탁, 다이아메르 양양의 수탁사인 신한자산신탁은 현재 대체 시공사 찾기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밖에도 일군토건에 시공을 맡긴 서울 강남구 도곡동 역삼아트빌라 소규모 재건축 사업은 최근 공동 시공사가 해당 공사분을 승계받아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건설 업계는 중견 건설사들이 연달아 무너지면서 우려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이런 일이 복수의 현장에서 반복되자 하청을 주로 맡는 중소 건설사들과 건설 장비 등을 대여해주는 이들은 자금난에 빠진 중견 건설사들의 명단까지 서로 공유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 같은 사태가 PF 시장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공사가 중단되는 일이 잇따를 경우 그간 가장 큰 문제로 인식되던 미착공 PF뿐만 아니라 상대적으로 위험성이 낮은 것으로 여겨지던 착공 후 PF도 안심할 수 없기 때문이다.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올 3월 기준 전체 PF 중 착공 후 PF는 19조 4715억 원으로 56.1%를 차지했다. 한 신탁사 관계자는 "공사가 중단되는 일이 계속해서 발생하면 대주단은 자금을 계획보다 늦게 회수하거나 최악의 경우에는 자금 회수에 실패할 수도 있다”며 “이로 인해 중견 건설사가 시공할 시 더 높은 수준의 신용 보강이나 이자율을 요구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연하 기자 yeona@sedaily.com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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