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사법리스크' 재부상, 이낙연은 '혁신' 요구…진퇴양난 민주당

이수빈 2023. 7. 30.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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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화영 진술 번복에 8월 이재명 檢 소환 가능성
민주당, 검사 이름 공개로 맞서
與 "혁신위 옆구리 찔러 '체포동의안 기명표결' 요구"
한달 만에 만난 이낙연은 '단합' 대신 '혁신' 응답
尹정부 출범 후 지지율도 최저, 더 떨어질 우려도

[이데일리 이수빈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사법 리스크가 재점화되며 당내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이 대표는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와 만나 총선승리에 뜻을 모으며 단합을 강조했지만 이 전 대표는 ‘혁신’을 내세우며 미묘한 차이를 보였다. 민주당 지지율도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하며 당 안팎으로 해결 과제가 산적한 상황이다. 오는 8월 체포동의안 표결 가능성까지 점쳐져 민주당은 진퇴양난에 빠진 모양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사진=뉴스1)
檢 `8월 중 영장 청구` 가능성에 野, 검사 실명 공개하며 맞불

30일 정치권과 법조계에 따르면, 검찰이 오는 8월 중 쌍방울 대북 송금 의혹과 관련해 이 대표를 소환조사한 후 구속영장을 청구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그간 쌍방울 대북 송금과 관련해 모든 혐의를 부인하던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가 최근 쌍방울과의 연관성을 인정하고 이재명 당시 경기도지사에게 관련 내용을 보고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지면서다.

민주당은 이 사건을 수사 중인 수원지방검찰청 검사들의 실명까지 거론하며 이 대표 방어에 나섰다. 민주당 검찰독재정치탄압대책위원회는 이날 쌍방울 대북 송금 의혹을 수사 중인 수원지방검찰청 형사 6부 소속 검사 일부의 실명까지 공개하며 “검찰이 봐주기 수사로 이재명 대표에 대한 거짓 진술을 이끌어내는 시도를 반복하거나 ‘친윤(親윤석열 대통령)’ 검사들과의 카르텔에 의해 선택적 수사를 이어간다면 조작 수사의 책임은 수원지검 수사 관련자들이 오롯이 지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민주당은 사실상 검찰의 칼끝이 이 대표를 향한 것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민주당 고위관계자는 “쌍방울 건이 이상하게 흘러가는 것 같다. 지금 가장 민감하게 보는 이슈”라며 “검찰이 영장을 안 칠 리는 없다. 회기 중에 칠지, 비회기 중에 칠지를 지켜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의 체포동의안 표결 가능성이 높아진 상황에 김은경 민주당 혁신위원회가 1호 혁신안 세부내용으로 체포동의안의 기명 표결을 제안한 것을 두고도 ‘이재명 지키기’라는 의혹이 증폭되고 있다. ‘비명(非이재명)계’는 체포동의안 기명투표로 국회법이 개정되지 않더라도 ‘친명(親이재명)계’에서 공개적으로 부결 동참을 선언할 것이라 보고 있다.

국민의힘은 쌍방울 건을 두고 공세를 퍼붓고 있다. 장동혁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백현동 사건과 대북 송금 사건의 칼끝이 이재명 대표를 향해 성큼 다가오자 불체포특권을 포기하겠다던 호기로움은 사라지고 혁신위의 옆구리를 찔러 체포동의안 표결을 기명으로 하자는 꼼수까지 쓰고 있다”며 “‘책임정치’를 운운했지만 찬성에 대해 책임질 각오를 하라는 협박이나 다름없다”고 비판했다.

`단합` 제안에 `혁신` 답한 이낙연…35조 추경에도 지지율은 최저

이 대표 측은 당내 갈등을 봉합하기 위해 이낙연 전 대표와의 만남을 서둘러 왔다. 그러나 이 전 대표와의 회동으로도 갈등 봉합은 요원한 상황이다. 이 전 대표가 단합에 앞서 ‘혁신’을 요구했기 때문이다. 그간 비명계에서 ‘혁신’의 전제조건으로 지난 대통령 선거 및 지방선거 패배 원인 분석과 이재명 대표 체제 1년 평가를 요구해 온 것과 유사한 맥락으로 풀이된다.

다만 친낙(親이낙연)계 의원은 “이 전 대표는 윤석열 정부의 폭정을 저지하기 위해 당의 총선 승리가 가장 중요한 과제라고 보고 있다. 그것을 위해 ‘혁신’이 필요하다고 얘기한 것 뿐”이라며 이 대표를 겨냥한 것과는 선을 그었다. 그는 “이 전 대표가 비상대책위원장 등 당에서 어떤 역할을 맡을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총선 승리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을 하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지난 27일 35조 원 규모의 추경안까지 꺼내며 국면 전환을 시도했으나 당 지지율까지 최저를 기록하며 효과를 보지 못했다. 한국갤럽이 지난 25~27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7월 4주차 정당 지지율 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민의힘 35%, 더불어민주당 29%, 정의당 4% 순으로 집계됐다. 지지 정당이 없는 무당층은 31%으로 나타났다. 그간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 방류, 서울~양평 고속도로 종점 변경 의혹 등 여권을 겨냥한 이슈가 이어졌음에도 여당보다 지지율이 낮게 나온 것이다. 오는 8월 중 이 대표 사법리스크가 더욱 커지면 지지율이 더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번 조사는 이동통신 3사가 제공한 무선전화 가상번호를 무작위로 추출해 전화조사원 인터뷰(CATI)로 실시됐으며, 응답률은 14.1%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p다. 자세한 내용은 한국갤럽 또는 한국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수빈 (suvin@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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