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무상곡물’ 제안에 아프리카연합 “휴전해야”···푸틴 “포괄적 대화” 자평
러시아가 지난 27~28일(현지시간) 아프리카 정상들에게 곡물 무상 제공을 약속했으나 아프리카 정상들은 휴전을 촉구했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 28일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린 러시아·아프리카 정상회의 폐막 연설에서 아프리카에 대해 상업적 곡물 제공을 지속하는 한편 무상 곡물 제공을 병행하겠다고 밝혔다.
푸틴 대통령은 전날 수개월 내로 2만5000~5만t에 달하는 곡물을 부르키나파소, 짐바브웨, 말리, 소말리아, 중앙아프리카공화국, 에리트레아에 무료로 공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푸틴 대통령의 곡물 무상 제공 약속은 지난 17일 러시아가 흑해곡물협정을 파기한 뒤 우크라이나 곡물 의존도 높은 아프리카 국가들의 우려의 목소리가 커진 가운데 나온 것이다.
아잘리 아수마니 코모로 대통령 겸 아프리카연합(AU) 의장은 푸틴 대통령의 제안에 대해 “러시아는 곡물 공급과 관련해 우리를 도울 준비가 돼 있음을 보여줬다”면서도 “이는 중요하지만 충분하지 않을 수도 있다. 우리는 휴전을 달성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와 협상할 준비가 돼 있음을 보여줬다”며 “나머지 상대방(우크라이나)에 대한 설득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아프리카 국가들은 흑해 곡물 수출 재개와 러시아산 비료·곡물에 관한 제재 해제, 군사 활동 중단, 포로 교환 등 여러 현안에 걸쳐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사이의 긴장을 완화할 제안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푸틴 대통령은 아프리카 국가들의 평화 제안을 신중하게 검토하겠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자카로바 대변인은 “우리는 협상을 절대 거부하지 않았으나 우크라이나가 작년 4월 협상에서 철수했으며 같은해 9월부터는 협상 자체를 금지했다”면서 “중재를 통해 상황을 안정시키려는 아프리카 국가들의 노력에 다시금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푸틴 대통령은 이번 러시아·아프리카 정상회의에 대해 “다양한 주제에 대해 포괄적으로 대화를 나눴다”고 자평했다고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전했다. 이번 정상회의를 통해 외교적 외연을 넓히고 국제사회에서 우군을 확보하는 등 일정한 성과를 냈다고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아프리카 국가들은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사이의 중재자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 지난달에는 남아공을 비롯한 아프리카 7개국 지도자들로 구성된 평화사절단이 우크라이나 키이우를 찾아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과 면담하기도 했다.
이번에 두 번째로 열린 러시아·아프리카 정상회의는에는 아프리카연합(AU) 회원국 54개국 중 49개국이 이번 정상회의에 참여했다. 그러나 국가수반이 직접 참석한 곳은 17개국에 불과해 2019년 첫 회의 때 참석한 정상들의 숫자와 비교해 절반에도 못 미쳤다.
정원식 기자 bachwsi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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