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간 교사 100명 극단선택… 초등교사가 57명

지난 21일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서울 강남서초교육지원청에 마련된 서이초등학교 교사 A씨 분향소에서 헌화한 뒤 묵념하는 모습. 연합뉴스.

최근 6년간 극단적 선택을 한 교사가 100명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숨진 교사 중 절반이 초등교사였다. 원인 불명을 제외하면 우울증·공황장애로 인해 숨진 사례가 과반으로 드러나 악성민원 방지 등을 위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30일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정경희 국민의힘 의원실이 전국 17개 시·도 교육청에서 취합한 교육부 자료를 보면, 2018년부터 올해 6월 말까지 극단적 선택을 한 공립 초·중·고 교원은 100명었다.

학교급별로는 초등학교 교사가 57명으로 가장 많았고, 고등학교 교사 28명, 중학교 교사 15명이었다. 지난해 기준 초·중·고 전체 교사(44만명) 중 초등 교사 비율이 44%로 가장 많은 것을 감안해도 초등 교사 비율이 중·고교 교사보다 높았다.

극단적 선택을 한 교사 수는 2018년 14명→2019년 16명→2020년 18명→2021년 22명으로 4년 연속 증가했다. 지난해 19명으로 감소했으나 올해는 상반기에만 11명이었다.

특히 교육 당국이 '원인 불명'으로 분류한 70명을 제외하고 30명 중 절반 이상인 16명(53.3%)은 '우울증·공황장애'가 원인이었다. 다른 원인으로 지목된 '가족갈등'이 4명, '신변비관'과 '질병 비관'이 각각 3명, '병역의무' 2명 등으로 비중이 현저히 낮았다.

전체 사례 중 약 40%(서울 13명, 경기 22명, 인천 3명)가 학생·학교·교사 수가 많은 수도권 지역에서 발생했다. 이는 서울과 경기도에 젊은 인구의 비중이 크기 때문이다. 비수도권에서는 부산이 9명으로 가장 많았고 경북(8명), 충남(7명), 전남·전북(각각 6명), 강원·대구·대전(각각 5명), 울산·경남(각각 4명), 세종(3명)이 뒤를 이었다. 다만 광주·제주·충북교육청은 6년간 극단적 선택을 한 공립 초·중·고 교사가 없었다.

최근 정치권에서는 서이초등학교 교사 사건을 계기로 학부모·학생이 교사에게 상해·폭행을 가하거나 악성 민원을 제기하는 등 수업을 방해하는 사례를 근절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30일 한국지역민영방송협회 특집 대담에 출연해 서울 서이초 교사 사망 사건을 계기로 학생인권과 교권을 모두 보호하기 위한 조례 제정을 시의회와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오 시장은 이 자리에서 학생인권조례가 교사 인권을 소외·방치하는 결과를 가져왔다는 지적에 대해 "전적으로 동의한다. 무엇이든 치우치면 안 된다"며 "교권이 바로 서야 학생 인권도 바로 세울 수 있으니 어느 한쪽에 치우침 없이 교권 확립과 학생 인권 확립 내용을 함께 담는 교육 조례를 만들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임재섭기자 yjs@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