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수교사 “설리번 선생님도 아동학대 몰릴 것…맞는 게 일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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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툰 작가 주호민씨가 자폐 스펙트럼 장애가 있는 아들을 가르치던 특수교사를 아동학대 혐의로 신고해 재판이 진행 중인 가운데, 장애 학생을 10년 가까이 가르쳐 온 특수교사가 자신의 경험담을 공유하며 아동학대처벌법 개정을 요구했다.
ㄱ씨는 "서울 서초구 초등학교 교사의 비통한 일이 있기 하루 전날, 학교 후배 교사가 식당에서 학생에게 머리채를 잡히고 바닥에 내동댕이쳐지는 일이 있었지만, 이 교사는 장애 학생을 대상으로 교권보호위원회를 열고자 하는 자신이 유난스러운 사람인지, 나쁜 교사인지 물어보며 눈물을 흘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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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학생 제지하다 아동학대 몰릴까 불안”
웹툰 작가 주호민씨가 자폐 스펙트럼 장애가 있는 아들을 가르치던 특수교사를 아동학대 혐의로 신고해 재판이 진행 중인 가운데, 장애 학생을 10년 가까이 가르쳐 온 특수교사가 자신의 경험담을 공유하며 아동학대처벌법 개정을 요구했다.
전남의 한 특수학교에서 일하는 9년차 특수교사 ㄱ씨는 29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인근 도로에서 열린 ‘공교육 정상화를 위한 집회’에서 연단에 올랐다. 이날 집회에는 약 3만명(주최 쪽 추산)의 교사들이 검은색 계열 상·하의를 입고 자발적으로 참석했다.
ㄱ씨는 “맞는 것이 특별하지 않은 사람들이 있다. (특수교사에게) 물리고, 꼬집히고, 할퀴고, 찔리는 일은 전혀 특별하지 않은 일상”이라는 말로 발언을 시작했다. ㄱ씨는 “장애 학생이 다른 학생을 상대로 도전행동(장애 학생 본인 및 주변 사람의 심리, 신체, 건강에 현저한 위험을 주거나 학교생활을 현저하게 방해하는 행동)을 시작하면 교사는 다른 학생이 다치지 않도록 온몸으로 맞으며 막아낸다”며 “팔을 붙들어 제지해야 하는데 아동학대로 신고 당할까봐 그냥 맞는다”고 털어놨다.
일반교사에 견줘 교권보호위원회를 여는 것도 쉽지 않다는 게 ㄱ씨의 주장이다. ㄱ씨는 “(장애 학생은) 의도적인 교육활동 침해인지 아닌지 구분이 어렵고, 장애 학생을 대상으로 교권보호위원회를 여냐고 오히려 특수교사를 탓하는 관리자나 학부모가 있다”고 말했다. ㄱ씨는 “서울 서초구 초등학교 교사의 비통한 일이 있기 하루 전날, 학교 후배 교사가 식당에서 학생에게 머리채를 잡히고 바닥에 내동댕이쳐지는 일이 있었지만, 이 교사는 장애 학생을 대상으로 교권보호위원회를 열고자 하는 자신이 유난스러운 사람인지, 나쁜 교사인지 물어보며 눈물을 흘렸다”고 덧붙였다. ㄱ씨 역시 6년 전 장애 학생에게 머리채를 잡혀 대리석 바닥에 무릎이 꿇리면서 무릎을 다쳤다고 한다.
ㄱ씨는 “설리번 선생님이 요즘 시대에 대한민국에 있었다고 하면 아동학대로 검찰에 넘어가 헬렌 켈러라는 위인은 이 세상에 없었을 것”이라며 “아동학대처벌법 앞에서 특수교사는 ‘예비 범법자’가 된다. 범법자가 되는 것도 두렵고, 맞는 것도 두렵지만 맞는 것을 선택할 수밖에 없는 특수교사가 여기 있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ㄱ씨는 “특수교사로서 특수교육 대상 학생들이 우리 사회 구성원으로서 일상적으로 함께 살아갈 수 있도록 마음을 다해 교육하고 싶다”고 호소했다.
교육부의 ‘교육활동 침해 현황’을 보면, 2019년부터 2022년까지 최근 4년간 전국 17개 시도에서 발생한 교육활동 침해 사례는 9163건으로 집계됐다. 학교급별로는 초등학교 884건, 중학교 5079건, 고등학교 3131건, 특수학교 등 기타 69건이었다
이유진 기자 yj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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