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비보다는 공격 투자"… 증권사 IRP 20兆로 불어
ETF·리츠 등에 다양한 투자
원리금 비보장 수익률 6%로
3% 그친 원리금 보장형 앞서
올해 세액공제 한도 확대 영향
올해 들어 증시 상승에 퇴직연금 투자 수요가 늘면서 증권사 개인형퇴직연금(IRP) 계좌로 4조원에 이르는 자금이 유입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2분기 원리금 비보장 상품과 원리금 보장 상품 간 수익률 역전이 일어나면서 고위험·고수익 상품으로 자금 이동이 가속화되는 모습이다.
30일 금융감독원 통합연금포털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기준 증권사 IRP 적립금은 19조5775억원을 기록했다. 이달 말 기준으로 적립금 20조원을 넘어섰을 것으로 보인다. 올해 1분기(18조4290억원)와 비교해도 1조원 이상 규모가 커졌고, 지난해 말(15조8970억원)과 비교하면 반년 새 자금 3조6805억원이 더 유입된 것이다. 은행·보험 업권까지 포함한 금융사 전체 IRP 적립금 역시 지난해 말 57조6000억원에서 최근 67조7000억원으로 10조원 이상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지난해 크게 저조했던 IRP 계좌 수익률이 살아나고 있는 것이 적립금 증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일례로 올해 들어 코스피는 17%, 미국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 역시 20% 상승했다.
이에 따라 올해 2분기 주식형 펀드 등 원리금이 보장되지 않는 상품의 평균 수익률은 예·적금으로 구성된 원리금이 보장된 상품 수익률을 뛰어넘었다. 올해 1분기 원리금 비보장형 상품 평균 수익률은 -6.4%로 보장형 상품(2.9%)에 비해 크게 저조했지만, 2분기에는 원리금 비보장형 상품 수익률이 6.5%로 원리금 보장 상품 수익률 3.7%보다 3%포인트가량 높았다. 지난해 말 원리금 비보장 상품 수익률은 -17%까지 떨어지며 곤두박질쳤지만 반년 만에 부진을 완전히 털어낸 모습이다.
최근 증권사 IRP 계좌에서 원리금 비보장형 투자 금액 증가율은 이미 보장형 증가율을 넘어섰다. 원리금 보장형 투자금은 올해 1분기 10조4542억원에서 2분기 10조9001억원으로 4.3% 증가하는 데 그쳤다. 반면 같은 기간 원리금 비보장 상품 투자금은 7조9748억원에서 8조6774억원으로 8.8% 늘어 2배 빠른 증가 속도를 보였다. IRP는 확정급여(DB)형 퇴직연금과 달리 가입자 스스로 적립금을 운용하는 방식이다. 원리금 보장 상품뿐만 아니라 상장지수펀드(ETF), 타깃데이트펀드(TDF), 리츠(부동산투자회사), 원리금 보장 주가연계파생결합사채(ELB), 주가연계증권(ELS) 등 다양한 상품에 투자할 수 있다. 박영호 미래에셋투자와연금센터 이사는 "IRP에서 투자 가능한 실적 배당 상품의 종류는 제도 도입 초기에 비해 훨씬 다양해졌다"며 "IRP 계좌는 근로자가 이직과 퇴직 시에 받는 퇴직금을 의무적으로 이체해야 한다는 점에서 활용도가 높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퇴직연금 계좌에 꾸준히 자금이 몰리는 데는 노후에 대비하기 위해 장기 투자하려는 수요가 커진 점도 영향을 미쳤다. 특히 올해부터 IRP 등 연금 계좌 투자 시 세액공제 한도가 기존 연 700만원에서 900만원으로 확대된 게 적립금 증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IRP 계좌에 납입한도 900만원을 넣었다고 가정할 경우 근로소득 5500만원 이하는 16.5%인 148만원, 5500만원을 초과하면 13.2%인 118만원가량을 연말정산 때 돌려받을 수 있다. 퇴직연금사업자인 증권사 14곳 가운데 올해 2분기 기준 미래에셋증권의 IRP 적립금이 6조9333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그다음 삼성증권(3조8501억원), 한국투자증권(2조4561억원), NH투자증권(1조4821억원), 현대차증권(1조4124억원) 순이었다. 미래에셋증권 적림금은 올해에만 1조3000억원가량 증가했다.
올해 2분기 원리금 비보장형 상품 수익률은 유안타증권(8.32%)과 삼성증권(8.12%)이 가장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전문가들은 최소 3년 이상 수익률을 바라보고 다양한 자산군에 분산 투자할 것을 권하고 있다.
[김정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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