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개월만에 돌아온 '토론토의 형' 류현진

김지한 기자(hanspo@mk.co.kr) 2023. 7. 30.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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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볼티모어전 선발 등판
"승리 발판 만들겠다" 다짐
작년 6월 팔꿈치 수술 후
불굴의 의지로 재활 훈련
야식 끊고 체중 13㎏ 감량
투구감각·제구력 끌어올려

1년2개월 만이다. 류현진(토론토 블루제이스)이 돌아온다. 그를 괴롭히던 통증은 없다. 불굴의 의지로 재활을 거쳐 다시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 마운드에 설 그는 팀에 보탬이 되는 활약을 다짐했다.

존 슈나이더 토론토 감독은 지난 29일(한국시간) "류현진이 준비됐다. 뒤돌아볼 필요가 없다"면서 다음달 2일 볼티모어 오리올스와 홈경기에 류현진을 선발투수로 낙점했다. 빅리그 선발 복귀 발표 후 곧장 다음날인 30일 류현진은 불펜 피칭으로 최종 점검했다. 토론토의 주전 포수인 대니 잰슨과 호흡을 맞춰 공 29개를 던진 류현진은 "재활 과정을 잘 보냈다"며 스스로 만족해했다.

류현진이 메이저리그 마운드에 서는 건 지난해 6월 2일 시카고 화이트삭스와 경기 이후 정확히 1년2개월 만이다. 그는 당시 왼쪽 팔뚝에 통증을 느껴 4이닝 만에 강판했다. 이후 정밀 검사 결과 팔꿈치 염증이 발견됐고, 왼쪽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토미존서저리)을 받았다. 동산고 2학년에 재학 중이던 2004년 4월 같은 부위를 수술하고 두 번째 토미존서저리였다. 류현진이 수술대에 오른 것도 2015년 5월 어깨, 2016년 9월 팔꿈치를 포함해 네 번째였다.

토미존서저리를 받으면 통상 재활 기간만 12~18개월 걸린다. 서른다섯 살 류현진에겐 쉽지 않은 기간이었다. 그래도 긍정적인 마인드로 하나둘 이겨냈다. 류현진은 지난해 말부터 단계별 투구 훈련을 통해 공을 던지는 거리를 조금씩 늘렸다. 이어 5월 불펜 피칭, 6월 라이브 피칭을 연이어 소화하며 복귀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야식을 끊고 식단 관리를 통해 체중을 30파운드(약 13.6㎏) 정도 줄이는 노력도 더했다.

이달 들어선 마이너리그에서 4차례 등판해 투구 수를 늘려갔다. 지난 22일 트리플A 경기에서는 패스트볼 최고 시속을 90.8마일(약 146㎞)까지 끌어올리는 등 6이닝 3피안타 5탈삼진 2실점으로 호투했다. 재활을 거치면서 수술한 부위 통증은 한 번도 없었다. 30일 류현진의 복귀 전 최종 투구를 직접 지켜본 슈나이더 감독은 "스스로 투구 감각과 제구력을 끌어올리는 게 믿기 어렵다. 그래도 놀랍진 않다. (류현진은) 원래 훌륭한 선수이기 때문"이라며 치켜세웠다.

류현진의 합류는 토론토에 긍정적이다.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 3위(59승46패)인 토론토는 올가을 플레이오프 진출을 노리고 있다. 특히 29일부터 다음달 14일까지 하루도 쉬지 않고 17연전을 치른다. 토론토는 류현진의 합류로 6명의 선발투수 체제를 가동하면서 마운드 전력을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팀 내 분위기 상승도 기대한다. 미국 MLB닷컴은 29일 "토론토 동료들이 류현진을 부를 때 눈에 띄는 단어가 있다. 한국어로 '형(Hyeong)', 영어로 '빅 브러더(big brother)'를 뜻한다"면서 "류현진은 그라운드 안팎에서 젊은 선수들을 이끄는 조용한 임무를 맡고 있다. 멘토 이상, 쉽게 말해 '형' 역할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류현진의 복귀가 전력 향상뿐 아니라 팀 전체 분위기에도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다줄 것으로 본 것이다.

류현진은 앞선 세 차례 큰 수술을 받고도 모두 이겨냈다. 고교 시절 토미존서저리를 받고서는 2006년 KBO리그 한화 이글스에 지명돼 프로에 입성하며 그해 신인상을 받았다. 이어 2015년 수술 후 건강하게 공을 던질 수 있는 확률이 약 7%에 불과한 왼 어깨 관절와순 봉합술을 받고도 LA 다저스 선발진에 복귀했다.

크고 작은 부상에도 빅리그를 10년째 지켜온 그는 이번에도 성공적인 복귀를 다짐했다. 무엇보다 토론토와 계약 마지막 해인 만큼 복귀 뒤 좋은 성적을 내는 게 중요하다. 류현진은 복귀전을 앞두고 "선발투수로서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가 중요하다. 어떤 팀과 상대하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우리 팀이 승리할 수 있는 발판을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김지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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