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도 폭염 속 밭일하던 노인 이틀 간 8명 숨져..“체온 41.5도”

29일 경북 4명, 경남 2명 사망
30일 경북 2명 사망
"격렬한 야외 활동 자제해야"

게티이미지뱅크

전국 대부분 지역에 폭염경보가 내려진 29, 30일 이틀 동안 경상도 지역에서 밭일을 하던 노인 8명이 열사병으로 숨지는 등 온열질환자가 속출하고 있다.

30일 경북도와 경북도소방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9분쯤 경북 예천군 감천면 관현리에서 80대 남성이 풀밭에서, 오후 2시 8분쯤 문경시 마성면 외어리에서 밭일을 하러 갔던 90대 남성이 길가에 쓰러진 채 발견됐지만 사망했다. 소방 관계자는 두 남성 모두 체온이 높았다고 전했다. 이날 오후 2시 5분쯤 경북 봉화군 봉화읍 문단리에서는 90대 여성이 밭에서 쓰러진 채 발견돼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고 있다. 구조대 출동 당시 이 여성의 체온은 41.5도였다.

경북에서는 전날도 70~90대 노인 4명이 온열질환으로 사망했다. 전날 낮 기온이 38도까지 치솟았던 경산시 자인면의 한 밭에서는 오후 9시 58분쯤 70대 남성이 쓰러진 채 발견돼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숨졌다. 같은 날 오후 5시 8분쯤 문경시 영순면에서 밭일을 하던 80대 여성도 사망했다. 소방 당국 출동 당시 이 여성의 체온은 40도를 넘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오후 4시 7분쯤 김천시 농소면 과수원에서는 80대 여성이, 오후 1시 28분 쯤 상주시 이안면의 참깨밭에서는 90대 노인이 폭염으로 목숨을 잃었다.

이에 경북도와 22개 시·군 폭염 담당과장은 30일 폭염 피해 대비 긴급 점검 회의를 열고 폭염 취약 계층 인명피해 예방책을 논의했다.

경남에서도 29일 농사 일을 하던 노인 2명이 숨졌다. 밀양시에서는 지난 28일 비닐하우스에서 일하다 쓰러진 50대 남성이 치료를 받다 29일 숨졌고, 남해군에서는 오후 4시쯤 밭일을 하던 80대 여성이 사망했다.

기상청은 "폭염으로 온열 질환 발생 가능성이 있으니 수분과 염분을 충분히 섭취하고, 격렬한 야외 활동은 되도록 자제하라"고 당부했다. 질병관리청 온열질환 응급실 감시체계에 따르면 이달 26일~28일까지 사흘간 178명의 온열질환자가 발생했다.

남보라 기자 rarara@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