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EV 가격경쟁 '참전'…"시장 지켜야"
포드·GM·폭스바겐 등 동참
"풀라인업으로 수익성 방어"
"비정상적일 정도로 전기차(EV) 가격 경쟁이 격화된 상황에서 수익성보다는 시장을 지키는 데 무게중심을 두고 정면 돌파해야 하는 것 아닌가 생각한다." 지난 27일 기아 2분기 실적을 발표하며 주우정 재경본부장(부사장)은 "현재 EV 시장에서 일어나는 가격 경쟁 현상을 강력한 도전으로 보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주 부사장 발언은 현대자동차그룹도 EV 할인 경쟁에 동참할 것임을 시사한다.
30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을 비롯한 세계 완성차 업계를 압박하는 EV 가격 경쟁은 작년 말 전기차 세계 1위 업체인 미국 테슬라로부터 촉발됐다. 테슬라는 작년 말부터 미국·중국 등 주요 시장에서 수차례 가격 인하를 단행했다. 지난 5월부터는 미국에 있는 '모델3' 재고 차량에 대해 1300달러 이상 할인을 제공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더 많은 차량을 생산하기 위해 당분간 계속 마진을 희생하겠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이에 '버티기' 전략을 고수하던 완성차 기업 중 백기를 드는 회사가 잇따르고 있다. 미국 포드는 5만9974달러(기본 모델)에 팔던 전기 픽업트럭 'F-150 라이트닝'의 가격을 17%(9979달러) 내렸다. 포드는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머스탱 마하-E'도 약 8% 인하한 바 있다. 업계에선 포드의 결정이 판매 확대에 도움이 되겠지만, 채산성이 악화돼 EV 사업 적자가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또 미국 제너럴모터스(GM)가 중국에서 캐딜락 EV인 '리릭'의 시작 판매가를 43만9700위안에서 37만9700위안으로 14% 인하했다. 독일 폭스바겐도 중국에서 브랜드 전기차 라인업(ID.시리즈) 가격을 8~27% 인하하기로 했다.
현대차그룹은 차급별 EV 라인업 확대로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주 부사장은 "기아는 EV6에 이어 EV9·EV5로 이어지는 전기차 풀라인업을 갖췄다"며 "현재의 경쟁력 우위를 지킬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현대차그룹은 2030년까지 전기차 종류를 31종까지 늘릴 계획이다. 현대차 11종·기아 13종·제네시스 7종이다. 이것이 EV 할인 경쟁에서 강점이 되는 이유는 가격 경쟁이 집중되는 차급 외 모델에선 기존의 수익성을 지킬 수 있기 때문이다.
[이유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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