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사 영상소통 플랫폼, 딱딱한 영상회의 틈새 공략
인기 캐릭터 접목해 차별화
천명 동시 참여 기능도 마련
'무제한 무료'로 MZ세대 공략
업무 회의 중심 '줌'에 도전장
연매출 1조5000억원 규모 한국 대표 게임사 스마일게이트가 주력인 게임 외 신사업으로 영상소통·회의 플랫폼(소프트웨어)시장에 출사표를 냈다.
줌, 마이크로소프트(팀스), 시스코(웹엑스) 등 다국적 기업이 장악하고 있는 시장에서 개인·커뮤니티에 특화한 서비스로 틈새를 공략한다는 전략이다.
30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스마일게이트는 지난 27일부터 차세대 영상소통 서비스 '피풀(P.Pool)'의 오픈베타 버전을 공개하고 사용자 피드백을 모으고 있다. 우선 주요 공략층인 대학생을 중심으로 사용성을 점검하는 등 시장 반응을 살핀 후 정규 애플리케이션(앱) 출시 등 본격적인 서비스 활성화를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해외 빅테크 기업들이 점유율 대부분을 선점한 영상소통 플랫폼시장은 기업용 영상회의를 중심으로 서비스가 활성화된 상황이다. 이에 대해 한 IT 업계 관계자는 "영상회의시장의 경우 '레드오션'이라는 평가도 있는 것이 사실"이라면서도 "똑같이 포화 상태에 있지만 신규 서비스가 지속적으로 출현하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처럼 '영상'이라는 매개체를 활용한 사용자의 수요도 분명히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스타트업들도 학습 플랫폼, 영상회의 번역 등 영상회의 플랫폼을 활용한 버티컬 서비스를 속속 출시하고 있다.
새롭게 시장에 진입하는 스마일게이트의 전략은 △소비자 간 거래(B2C) △MZ세대 △커뮤니티 등에 방점이 찍혔다. 줌, 팀스와 같은 비즈니스 미팅 중심 소프트웨어가 아니라 젊은층 수요가 모이는 취미, 여가 등 사적 모임에 활용할 수 있는 뾰족한 서비스로 승부를 보겠다는 구상이다.
스마일게이트는 인기 게임 증강현실(AR) 캐릭터, 아바타 등 재미 요소를 서비스 곳곳에 접목했다. 서비스명인 피풀에도 "사람들이 즐거움을 찾아 모이는 곳"이라는 의미를 담았다. 피풀은 놀이를 의미하는 '플레이(Play)'와 사람이 모이는 양상을 의미하는 '풀(Pool)'의 합성어다.
스마일게이트는 지난해 11월 PC 웹 버전을 비공개 시범 테스트(CBT)로 선보인 이후 8개월여 만에 일반인을 대상으로 오픈베타 서비스(모바일 앱)를 시작할 정도로 완성도를 끌어올리는 데 공을 들였다.
플랫폼 비즈니스 특성상 생태계 확장과 팬덤 확보를 위해서는 초기에 최대한 많은 사용자를 끌어모으는 것이 관건이다. 스마일게이트는 '무제한 무료 서비스'로 승부수를 띄웠다. 피풀이 제공하는 모든 서비스는 시간 제한 없이 무제한으로 이용할 수 있다. 시간 제한을 둔 과금 형태인 경쟁 서비스들과의 차별화 포인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 피풀 방 개설자는 회원 가입을 해야 하지만 초대받은 사람은 별도 회원 가입 없이 비로그인 접속이 가능하도록 개방성을 높였다. 모임 규모에 따라 최대 25명이 참여할 수 있는 룸 모드와 1000명이 함께할 수 있는 홀 모드를 선택할 수 있다.
피풀은 스마일게이트 사업 다각화의 일환이다. 스마일게이트홀딩스는 지난해 매출 1조5771억원, 영업이익 6430억원을 기록했다. 게임사업 매출은 87%를 차지했다. '크로스파이어'와 '로스트아크' 등 굵직한 게임 지식재산권(IP)을 중심으로 탄탄한 '캐시카우'를 보유하고 있다는 평가다. 최근에는 '스마일게이트 2.0 시대'를 선언하며 본업인 게임을 근간으로 비게임 분야에 활발한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영상회의 플랫폼시장은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급성장했다. 엔데믹 시대에 접어들어서도 사무실과 집에서 번갈아가며 일하는 하이브리드 근무 형태가 '뉴노멀'로 떠올랐다. 특히 '영상소통의 일상화'로 불릴 만큼 사용자 대부분이 영상소통 관련 프로그램, 앱, 장비 등에 익숙해졌다는 평가다. 시장조사업체 날리지소싱인텔리전스에 따르면 관련 시장 규모가 2021년 138억7200만달러(약 17조7284억원)에서 2028년 288억1700만달러(약 36조8281억원)로 성장할 전망이다. 다만 최근 엔데믹에 과거와 같은 열풍은 수그러든 상황이다.
한편 세계 1위 영상회의 플랫폼 '줌'을 운영하는 줌비디오커뮤니케이션스는 지난 2월 지사를 설립하는 등 갈수록 커지는 한국시장을 적극 공략하고 있다.
[황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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